♠ 하얀성(2006 노벨 문학상 수상작)
사회 양 지 영 2006.11.13
♠저자소개-
오르한 파묵 (Orhan Pamuk) - 1952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이스탄불 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는 대학 재학중 글쓰기를 자신의 유일한 직업으로 택한 후 전업작가를 선언한다.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로 밀리예트 신문 소설 공모에 당선되어 오르한 케말 소설상을 받았다. 두 번째 소설 <고요한 집>으로 마다라르 소설 상과 프랑스에서 1991년 유럽발견 상을 수상한다. 세 번째 소설 <하얀 성>으로 그의 명성은 국내외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뉴욕 타임즈가 "동양에 새 별이 떠올랐다"고 극찬한 이 소설은 13개국에 번역되었다. 다섯 번째 소설 <새로운 인생>은 터키문학 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일컬어지며 17개국에서 번역되었다. 1998년에는 여섯 번째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이 12월에 출간되어 2주만에 5만 부가 팔리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번역 이난아 - 한국외대 터키어학과를 졸업하고 터키 국립 이스탄불 대학(석사)과 앙카라 대학(박사)에서 터키 문학을 전공했다. 앙카라대 한국어문학과에서 5년간 외국인 교수로 강의했으며, 2006년 현재 한국외대 터키어과 강사로 있다. 옮긴 책으로 <내 이름은 빨강>, <눈>, <새로운 인생>, <하얀 성>, <살모사의 눈부심>, <위험한 동화>, <생사불명 야샤르> 등이 있다. 엮은 책으로는 <세계 민담전집-터키편>이 있다. <한국 단편소설집>, <이청준 수상전집>을 터키어로 번역, 소개하기도 했다.
♠소설을 이해하는 배경
<하얀 성>은 소설의 실제 저자가 문서보관소에서 1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모종의 필사본을 발견하고 그것을 현대어로 바꾸어 세상에 내놓게 된 경위를 밝히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곧장 이 진위가 확실치 않은 필사본 속으로 들어간다.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 출신의 노예가 쓴 수기 형식의 필사본이 소설 <하얀 성> 그 자체인 셈. 젊은 학자였던 '나'는 나폴리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배를 타고 가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해적에게 납치되어 콘스탄티노플로 끌려가고, 거기서 '나'는 자신과 쌍둥이처럼 꼭 닮은 호자(선생)의 노예로 전락한다.
수년 동안 노예인 '나'는 선생인 '호자'에게 서구의 과학과 기술, 발달된 의학을 가르친다. 둘은 함께 생활하며 파샤(영주)의 아들 결혼식 전야제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주관하고 이스탄불에 불어닥친 역병을 물리침으로써 황제의 신임을 받는다. 그리하여 점성술사로 받들어지며 제국의 운명을 예언하는 특권과 그에 따른 위험부담을 동시에 누리게 된다. 그러나 호자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한다.
인간 존재, 그 환상의 성채에서 펼쳐지는 <하얀 성>은 다채롭고도 난해한 패턴의 구조를 갖고 있다. 자신을 소설의 실제 작가라고 소개하는 인물과 필사본 속의 화자가 구분되지 않고, 필사본 속의 화자 '나'가 '호자'와 구분되지 않음으로써, 독자는 이 소설이 서양(이탈리아인)의 눈으로 본 동양(터키인)을 그리고 있는지 아니면 동양인이 재구성한 서양과 동양의 역할 바꾸기를 그린 것인지 또한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작가는 이처럼 허구와 실재, 자아와 타자, 동양과 서양 사이에 가로놓인 수많은 경계들을 해체하면서, 그 해체 속에서 새로운 길을 생성하며 그것은 곧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으로 작용한다.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책장을 덮고 나서도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는 난감함을 함께 가진 소설.
♠♠그의 시선을 느낄 때면 우리가 서로 닮았다는 사실을 그가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아주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모른 척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마치 나에게 장난치고 있는 것 같았다. 몰래 나를 시험하고, 내가 모르는 어떤 지식을 얻어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은 것처럼, 배울수록 궁금해하는 것처럼 항상 그렇게 나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 본문 35쪽에서 ♠♠
♥하얀성 엿보기
소설 "하얀성"은 여러가지로 해석 될 수 있다.
먼저 역자 후기에 쓰인대로 터키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동양과 서양의 두가지 모습을 지닌 이상한 나라 터키의 갈등과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파묵의 다른 소설에 나타나는 서양 문명에대한 동경?이 역시 이 소설에도 나타나있다. 파디샤와 호자의 학문과 세상에대한 끝없는 호기심에서 쉽게 그런 것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은 학문의 두가지 얼굴을 상징적으로 연상시키게도 한다.
연구하고 탐구하고, 사색하는 학문 본질의 모습과 현실에서의 역할, 영향이 대립하는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자연과학에서 흔히하는 모델을 선정하고, 그것을 현실에적용하는 사건이 퍽 인상적이었다. 파묵은 한 때 이스탄불 공대를 다녔다고 한다.- -;;)
소설 속의 "나"는 항상 행동보다는 생각 속에 침잠하지만 세상에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 다른 주인공 호자는 세상에 나아가려는 욕망을 지니고 있지만 세상의 문제를 해결할 체계화된 방법이 없다. 호자는 소설속의 "나"에게 동기를 제공하고 "나"는 이론과 방법을 가르친다. 호자의 현실에대한 태도는 적극적이고, 다분히 물질 적이고 세속적이다. 하지만 또 다른 "나"에대한 호기심은 학문적 순수함에대한 동경이기도 하다.
내가 또 다른 나가 되는 것은 학문의 또 다른 방책이고,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이다.학문은 우리를 끝없이 노력하게 하고, 문제를 찾아 해메게 한다. 호자가 범하는 끝없는 자기와 세상에대한 비판과 물음은 현실에대한 지나친 관심과 오만함에서 오는학문의 폐해이기도 하다.또한 이 소설은 세상을 상징한다.
♥문제 토론
. 주인공 나와 호자의 이야기(서로 닮은꼴에 대한 생각)
혹은 파디샤의 역활
.자아 정체성에 관련된 (왜 나는 나인가?)
내가 추구하는 인간상, 삶의 관심은 무언가?
.하얀성이 나타나는 자신의 생각
, 소설 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전반적인 이야기.
첫댓글 터키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에페소스와 히에라폴리스 유적을 봐야한다지요 .지중해 기행을 쓴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콘스탄티노플에 가면 꼭 그랜드바자르를 보고 와야한다'고 썼지요.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항상 변하고,항상 넘쳐나며, 결코 멈추지 않는 곳"이라고 에페소스를 일컬었담니다. <켈수스 도서관>은 서기 135년에 높이 16미터 건물에 만이천권의 책이 비치되었던 유적지라지요
거대한 원형극장은 무대에서 맨 꼭대기 층까지 높이가 60M에 달한다는데2만4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네요. 만화영화 <개구쟁이 스머프>와 SF영화 <스타워즈>의 우주계곡의 발원지인 '카파도키아,지역(=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땅이란 뜻)이나 데린쿠유의 지하도시 유적뿐 아니라 바울 사도의 여행 순례지, 이스탄불의 영화를 유추할 수 있는 곳,골든혼과 보스포루스 해협,토카프 궁전과 하기아 소피아 성당, 블루모스크등등 터키의 매력이 우리를 부르는 것만 같더군요. 토론에 불참해서 딴소리만 하고 있슴다!ㅎㅎ
연우언니 상당한 터키에 대한 정보를 갖고 계시네요. 오르한 파묵을 통해서 터키는 국제적 문명국가 대열에 들어선 나라로 공인 받았다고 언론이 이야기 하네요. 한 뛰어난 작가가 자기 조국과 언어에 얼마나 큰 영광을 가져다 올수 있는지 세계 문학사는 증명을 합니다. 좀 난해한 구조의 소설이었지만 터어키를 알아가는 내내 즐거움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