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빌리면서 물어보니, 가까운 곳에 폭포가 있다고 알려주신다.
폭포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베트남은 오토바이나 차들이 지나가면서 빵빵 경적을 울리는 문화(?)가 있다.
이들의 관습을 따라 구리오돈도 빵빵거리며 이들의 대열에 합류한다.
하노이 시내 였다면 도전하지 못했을텐데, 사파는 교통량도 많지 않아 오토바이 타기에 좋다.
고3때 타보고 처음 타는 것이지만, 금새 익숙해진다.
연료게이지를 보니 1/3정도밖에 없다.
주유소를 찾아 다시 시내로 들어간다.
주유소 위치를 몰라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가득 넣어달라 하니, 4리터가량 들어갔고, 85,000동 지불했다.
어제 걸어서 지나던 호수옆을 지난다.
다시 시내를 벗어나 폭포방면으로 달리기 시작.
안개가 끼어서 멀리까지 보이지 않는다.
Chicken family도 있고...
사파는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이라...
라오까이 가는 반대편 길도 험한 경사로이다.
너무 멀리왔나?
안개가 끼어서 그런지...폭포를 못찾고 헤맨다.
찬은 폭포까지 걸어서 가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먼 거리는 아닐게다.
다시 시내방향으로 돌려서 돌아오는데...
찬이 열심히 걸어오는 게 보인다.
찬에게 물어보니, 9Km 떨어져있다고...
그럼 9Km를 걸어서 가는 거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이번에는 찬을 태우고 폭포로 향한다.
아까 돌렸던 그곳에서 조금 더 가니, 양쪽으로 장사하는 사람들 있고, 천막 많은곳이 폭포입구.
아침이라 그런것도 있고, 옷도 얇게 입고와서 너무 춥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숯불이 있는곳에 가서 앉았다.
오토바이는 천막으로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곳에 두어 안심되었다.
Sapa tea라며 따뜻한 물을 주는데, 달콤하다.
설탕 안넣고 잎사귀만으로 이렇게 달콤한 맛을 내다니...신기하다.
꼬치는 돼지고기인데, 삼겹살부위도 있다.
특별히 껍데기부위까지 있는 맛난부위로 주문하고,
대나무속에는 무엇이 들었냐고 물으니 밥이 들었다고...
군밤도 꼬치에 꿰어서 팔다니...
이동네 사람들...꼬치를 참 좋아하나보다.
찰밥이 대나무 안에 들어있다.
소금양념이 되어있는 땅콩가루에 찍어먹으니 맛이 정말 좋다.
꼬치나 밥은 개당 10,000동이고, 계란과 밤은 5,000동.
꼬치 6개와 밥 2개 먹었고, 계란과 밤 1개씩 먹어서 총 9만동.
오토바이 얻어탔다고 찬이 계산했다.
...
음식을 먹고있을 때, 전통복장을 입은 아주머니들이 와서 물건 팔아달라고 했다.
아주 어린아기는 업었고, 걷는 아이들은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다.
학교에 다녀야 할 아이들도 있었지만, 엄마 따라와서 이곳에 있다.
이들도 자라면 이 아주머니들과 같은 모습이겠지...
다른 희망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마음 아팠다.
...
추웠는데, 따뜻한 차도 마시고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폭포에 올라갈 채비가 되었다.
폭포로 가는 길이 두 개 있었는데, 오른쪽의 입구로 올라갔다가 왼쪽의 출구로 나오면 된다.
매표소에서 구입한 표.
1인당 10,000동.
윗쪽에 폭포가 있어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기에, 이왕이면 운동화나 등산화를 권장한다.
짧은 거리이기에, 슬리퍼로도 갈 수 있기는 하지만...
에게?
이게 폭포라고?
실망 그자체라고 생각하며 조금 더 올라가니...
다른 게 나온다.
저곳이 폭포인데...
바로 앞에 있는데...
안개때문에 잘 안보인다.
그냥...폭포에 왔다가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하고 내려왔다.
찬을 태우고 돌아오다가 시내까지 4Km쯤 남았을 때, 찬이 내려달라 하여 내려주었다.
걷고 싶다고...
트레킹 왔는데...천천히 걷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리고...너무 추워서 나같아도 내려서 걷는쪽을 택했을 것 같다.
찬을 내려주고, 시내로 들어왔다.
시내로 들어오니 한결 따뜻했다.
약간 저지대라 그런지.
이번에는 시내에서 내가 안가본 길을 가 본다.
이 동네 속소는 유럽분위기로 통일했다.
서양음식점도 즐비하고, 인도요리집도 있다.
다시 시내방향으로 오다가 버스터미널 부근에서...
미키가 걸어가고 있는 게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아는 척 할까 하다가 장난기가 발동한 구리오돈...
오토바이타고 뒤에서 따라가며 그랬다.
"오토바이?"
이는 현지 오토바이 택시들이 삐끼 영업할 때 쓰는 멘트라서 그걸 흉내 내 본 것이다.
미키는 나를 무시하고는 가던 길 그대로 간다.
다시한번, "오토바이?" 물어도, 그녀는 한 번 돌아보지도 않고 그냥 간다.
괜히 장난쳤나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운함에 당황하여 오토바이 시동까지 꺼트렸다.
"Miki, It`s me."
그제야 나인지 알게 된 미키는 그자리에 서서 뭐라고 한참을 이야기 했는데,
일본어로 말을 하여서 무슨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얼굴에 반갑다고 써 있다.
왜, 혼자 다니냐고 물으니, 까나에와 따로 다니기로 했단다.
뒤에 태워줄까? 물어보니, 까나에 태워주면 좋아할꺼라고, 자기는 안타겠단다.
"오늘 저녁에 함께 식사할까?"
했더니 미키는 좋다고, 까나에와 상의 해 보고 오게되면 7시에 우리숙소로 오라고 했다.
미키와 헤어지고, 이번에는 캇캇마을쪽으로 내려갔다.
가는데...한국말을 하시는 여자분 두분 발견.
베트남 와서 찬을 제외하고는 처음 본 한국인이라 반가운 마음에 "From, Korea?"물었다.
글쎄...영어 잘 못하는 구리오돈이지만, 몇 일 되었다고 이제는 급하면 영어가 먼저 튀어나간다.
캇캇마을의 정보도 주시고, 여행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반가운 분들을 떠나보내고, 시내로 들어오다가...
이번에는 까나에를 만났다.
미키에게 말했던 거 다시 설명하면서, 둘이 상의 해 보고 올꺼면 7시에 오라고 설명 해 주고는,
아침에 폭포갔다 온 이야기 해 주었더니, 가고싶다고...
"걸어가기에는 좀 먼데, 그럼 태워줄까요?"
물어보니, "OK"한다.
뒤에 태운다고 하면...드는 생각이 뒤에서 꼭 끌어안고 가는 남녀의 모습을 상상하시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녀는 뒷쪽의 손잡이를 꼭 잡고 뒤쪽으로 바짝 앉아서 거의 신체접촉 없이
타고 다녔으니, 이상한 상상 하지 마시길...
아침에 왔을때보다 안개가 많이 걷혔다.
가다가 사진찍고싶은 곳 있으면 내려서 찍고, 그러면서 이동.
이 기계는 뭔가 궁금했는데, 오토바이용 연료를 주입하는 기계라고...
주유소가 멀리 있으니 이런 기계 있는 곳에서 기름을 넣을 수 있다.
아까 먹었던 거 또 먹고...
아까 갔던폭포 또 가고...
그런데, 이 폭포는 안개가 그대로이다.
좀 걷히면 좋을텐데...
다시 시내로 돌아왔고, 일방통행길을 지나는데, 길가에 앉아있던 현지인들이 나에게 소리지르고 난리다.
왜 그럴까?
바로앞에...
경찰이 헬멧단속을 하고있었던 것이다.
다행이 앞에 걸린 많은 사람들 덕에 우리는 무사통과 하였고, 다시 숙소에 가서 헬멧을 하나 더 빌렸다.
이번에는 빌리지 있는 방면으로 한참을 갔으나, 안개가 심해서 보이는 게 없는관계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빌리지 갔다오면서 나의 고민을 하나 털어놓았는데...
뜻이 잘 전달되었는지...
까나에도 자신의 고민을 하나 털어놓았다.
이번 여행에서...기회가 된다면...영어로...누군가와 깊은 고민을 나누고 싶었는데...
그녀의 고민 또한 어려운 고민이었기에 더욱 더 친근감이 느껴진다.
우리는 저녁에 모두 모여서 현지음식을 먹게된다.
다른 현지인들팀이 샤브샤브 먹는것을 보고 우리도 따라서 주문했고,
참으로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는 많이 친해져서 장난도 치고...
내일은 캇캇마을에 함께 가기로 하고 헤어졌다.
첫댓글 부럽습니다 일상에 찌들어 사는 셀러리맨은 언제 저런 여행을 해볼까요 ㅎㅎㅎ 아효~
저도...이번에 갔다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짤릴 뻔 했다더군요.
짤렸으면...아예 마음놓고 더 길게 가려고 했는데요...하하하...
정말 부럽습니다.....용기도 없는 월급쟁이라....ㅠㅠ
희망을 가지세요.
저처럼 미친척 하고 가시는 방법도 괜찮고요...
또 한 번 미친 척 하고싶어지네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