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Airborne Early Warning & Control)는 고성능 레이더로 원거리에서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포착해 지상기지에 보고하고, 아군의 전투기를 지휘·통제하는 항공기이다. 이 때문에 공중의 전투지휘사령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탑재되는 레이더는 지상의 레이더 보다 우수한 수색 및 탐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360도 전방위 수색능력과 저고도에서 낮게 비행하는 항공기도 잡아낸다. 일반적으로 산 정상에 위치한 지상 레이더는 전시에 적의 일차 공격목표이기 때문에, 적의 공격으로 파괴되면 아군의 방공 통제가 한순간에 무력화될 수 있다. 반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공중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는 지상의 레이더에 비해 생존성이 월등히 높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대명사 E-3센트리 에이왁스
최초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제2차 세계대전 말에 등장하게 된다. 미 해군은 일본군의 가미가제 특공대에 대비하여, 레이더를 비행기에 탑재한 TBM-3W라는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하였다. 이후 레이더와 컴퓨터 그리고 전시(display) 기술의 발전으로, 지휘 통제 기능이 추가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개발된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대표적인 것이, 미 공군이 운용 중인 E-3 센트리 에이왁스(AWACS: Airborne Warning and Control System)기이다. E-3 센트리 에이왁스기는 1977년부터 68기가 생산되었다. 개발국인 미국을 포함하여, 나토(NATO)와 영국, 프랑스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E-3 센트리 에이왁스기를 운용 중이다. E-3 센트리 에이왁스기는 걸프전 당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다국적 군이 기록한 총 40기의 격추 기록 가운데, 38기는 E-3 센트리 에이왁스기의 지휘 통제하에 격추되었다.
▲ (좌)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대표적인 것이 E-3 센트리 에이왁스기이다. (우) 걸프전 당시 E-3 센트리 에이왁스기의 지휘통제하에 38기 적기가 격추되었다. <사진 출처 : 미공군>
공군의 피스 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걸프전 이후 우리 공군도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도입을 위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획득 사업인 E-X 사업을 시작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사업은, 1998년에는 IMF라는 국가적 경제난으로 사업이 일시 보류 되기도 했다. 결국 2006년 11월,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미국 보잉사의 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선정했다. 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우리나라 외에도 오스트레일리아와 터키가 운용할 예정이다. 2008년 4월 공군은 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피스아이(Peace Eye)라는 제식 명칭을 부여했다. 피스아이는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는 감시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2012년까지 총 4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공중조기경보기들은 동체 상부에 원반 형태의 레이더를 장착하나,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기는 바(Bar)형태의 레이더를 장착하는 점이 눈에 띈다.
▲ (좌) 피스 아이 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보잉사의 737 여객기를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 피스 아이 공중조기경보기는 바(Bar)형태의 레이더가 장착된다. <사진 출처:보잉사>
피스아이의 눈 탑햇 레이더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기에는 미국 노스럽 그루만사가 제작한 톱해트(Top Hat, 탑햇)레이더가 장작된다. 레이더 모양이 서양의 중절모와 비슷해서, 톱해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톱해트는 L밴드 송수신 모듈을 탑재한 AESA 레이더로, 현존하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레이더 중 가장 발전된 레이더이다. 일반적으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에 탑재된 레이더들은 360도 전방위탐색만 가능하다. 반면 톱해트 레이더는 레이더 빔의 방향을 순간적으로 바꿀 수 있는 AESA 레이더의 장점을 활용해, 360도 전방위 탐색과 특정지역의 집중 감시도 가능하다. 또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톱해트 레이더는 3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고, 일반적인 360도 전방위탐색시 탐지거리는 약 370Km이다. 집중 감시 때의 최대 탐지 거리는 약 740Km로 알려져 있다.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기에는 톱해트 레이더 외에도, 지휘 통제를 위해 LINK 11/16 데이터 링크와 다양한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다.
▲ (좌) 일본 항공자위대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E-767 에이왁스기. (우)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용중인 콩징 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러시아 일류신사의 IL-76 수송기를 플랫폼으로 한다. <사진 출처:중국 인민해방군>
주변국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일본 항공자위대는 1980년대부터 13대의 E-2C 호크아이 공중조기경보기를 운용했다. 1990년대에는 레이더와 지휘 통제 기능이 강화된 E-767 에이왁스기를 4대를 도입했다. 보잉사가 제작한 E-767 에이왁스기는 767 여객기를 플랫폼으로, 노스롭 그루만사의 AN/APY-2 PESA(Pass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를 탑재했다. AN/APY-2 레이더의 최대 탐지 거리는 약 800Km로 알려져 있다. 중국도 다수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운용 중이다. 2006년 1월 콩징(空警: KongJing) 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콩징 200 공중조기경보기로 구성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부대를 발족시켰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이스라엘에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을 추진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후 이스라엘과 비밀리에 기술 구매 방식으로, 공중고기경보통제기를 자체 개발하게 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용 중인 콩징 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러시아 일류신사의 IL-76 수송기를 플랫폼으로 한다.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는 약 470Km로 알려져 있으며, 5대가 생산되어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