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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보클래식매니아 베토벤입니다..
오늘 SPO회원님들 직접 뵙게 되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또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제뉴어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서울시향 단원이신 안동혁님과 김동주님도 직접 뵙고 음악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서 더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뵈었으면 좋겠네요..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또 다음 기회가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제 음악회 후기는 그냥 혼자 공부한다는 생각에 제 네이버 블로그에 적어 놓곤 합니다..
따라서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너무 관여치 마시고..
이 사람은 이런 생각에 들었구나.. 정도만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퍼온것이라서 반말체인 점은 다시 한번 이해바랍니다^^
http://blog.naver.com/mastoy/40046058433
2008 서울시향 신년음악회
2008. 01. 02(수) 19:30
세종문화회관
지휘자 : 정명훈 |
협연자 : 손열음(피아노) |
12월 31일 제야 음악회에 다녀오고 2일만에 신년음악회이다..
새해가 되니까 여기저기서 신년음악회가 많이 열린다..
어디를 갈까하다가.. 그래도 귀에 익숙하고 또한 좋아하는 정명훈님께서 지휘하시기에 서울시향을 찾았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힘든 몸이지만..
업무를 마치고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음악회로 향했다..
음악회 가려고 주사맞고 가는 놈은 별로 없을듯 하다..ㅎㅎㅎㅎ
어머님은 나보다 일찍 도착 하셨다..
마침 크리스마스트리를 치우지 않아서 어머님을 모시고 트리쪽에서 몇장 찍어드렸다..
오늘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의 4악장이 많이 기대가 되었다..
또한 무척이나 남성다운 곡이어서 서울시향은 어떠한 소리를 내어줄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
Beethoven, Piano Concerto No. 1 in C, Op. 15
Tchaikovsky, Symphony No. 4 in f, Op. 36
곧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첫곡은 Beethoven의 Piano Concerto No. 1 in C, Op. 15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썼으므로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베토벤은 비아노를 가장 친밀한 악기로 생각했다.
청년시절까지는 천재적 재능이 있는 피아니스트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피아노를 위한 작품을 많이 썼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쳐 피아노 협주곡은 빈, 파리, 런던 등의 대도시에서는 작곡가가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킬수 있는 장르였다..
피아노 협주곡 1번..
1794~1795년에 작곡되었다.
초연은 1798년 12월 18일 프라하의 콘빅트잘에서 베토벤의 독주로 이루어졌다.
헌정은 오데스칼키 후작의 부인 바르바라..
이곡은 작품번호호는 현재의 협주곡 2번보다 앞선 번호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2번 이후에 작곡되었다..
악보출반이 2번이 늦어져서 1번이 먼저 소개된 것이다.
이곡에 베토벤은 대협주곡이라고 적었는데 단순히 겉치레로 붙여진것은 아니다.
당시 협주곡으로서는 규모가 컸으며 관현악 편성도 당시의 일반적인 협주곡보다 대규모이고 교향곡적이라고 까지 말할수 있다.
이는 그만큼 베토벤이 피아노에 정통하고 있었고 또한 오케스트라를 맞서서 충분히 피아노로 자신이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협주곡은 형식적으로는 모빠르트의 양식의 고전협주곡의 현태를 띄고 있다.
모짜르트 이외에 하이든등등 선배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은 부분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베토벤 자신만의 색깔로 자신감을 많이 표출한 곡이기도 하다.
헌정 받은 바르바라 오데스칼키 후작부인은 베토벤에게 피아노를 배웠으며 피아노 연주에 관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파였다.
또한 이 작품 뿐만 아니라 피아노 소나타도 헌정을 받았다.
베토벤의 제자 체르니에 의하면 베토벤이 그녀를 사랑했다고 한다...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협주곡 풍의 소나타 형식이다..
베토벤의 피협 1번~3번까지의 1악장은 모두 알레그로 콘 브리오이다.
이건 베토벤 초기에 잘 나타나는 화려한 연출효과를 위해서이다.
바이올린이 화려하게 등장한다..
피아노는 조금 늦게 등장한다.. 당시에는 피아노가 먼저 나오는 법이 없었으므로..
물론 5번에서는 그 형식자체도 파괴하고 피아노가 먼저 당당히 들어선다..
잠시후 피아노가 등장한다..
처음에는 뭐랄까.. 카푸치노 같은 맛이라고 할까..
그러한 느낌이었다..
담백한 느낌.. 베토벤의 그 강렬한 음색보다는 부드러운 여자의 이미지가 강했나 보다..
하지만.. 곧 내 판단이 아니었음을 손열음양은 과감히 보여줬다.
카텐차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져 버린다..
그 강렬한 연주.. 추호의 망설임 없이 건반위에 내리 꽂는 손가락들..
어찌나 감탄을 했는지..
청중들 또한 그 흔한 기침 소리 한번 없이 쥐죽은 듯이 듣고 있었다..
정명훈님 또한 만족하시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내고 계셨다..
대단하다.. 손열음..
정말 백건우님과 같은 날 같은 베토벤 소나타를 가지고 같이 오픈할 수 있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렇게 1악장은 끝났다..
2악장.. 라르고..
3부형식이다..
시적인 아름다움이 보여지는 악장이다..
외적인 연출이 강한 1악장과는 무척이나 대조적이다..
선율또한 아름답다..
클라리넷과 피아노의 호흡도 잘 맞는다..
이미 1악장에서 그녀의 연주에 탄복한 후 그녀의 손가락이 가는대로 내마음도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3악장.. 론도.. 알레그로 스케르찬도..
베토벤다운 큰 스케일이 느껴지는 악장이다..
2악장에서의 잠잠한 베토벤의 기질이 격렬하게 초반부터 나타난다..
피아노의 독주로 주제가 제시된다..
바로 뒤따라 관현악이 뒤를 잇는다..
기막힌 연주다..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연주가 끝나자 많은 박수가 나왔다..
정명훈님도 흡족하신지 많이 웃으셨다..
몇번의 커튼콜에 그녀는 앵콜곡을 선사하였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의 3악장 터키행진곡..
( 맥주한잔하고 와서 적으려니 앵콜곡이 가물가물하네요..ㅎㅎ..틀리면 수정하겠습니다... )
연주하는 동안 단원들도 그녀의 연주를 유심히 보고 곡이 끝나자 그들도 많은 박수를 보낸다..
물론 객석에서도 많은 환호성과 박수갈채..
2008년...
시작이 아주 좋다..
손열음.. 정명훈님.. 정말 2008년의 시작의 감이 너무 좋다...
이렇게 뛰어난 연주를 년초부터 감상하게 되다니.. 개시가 좋다~
손열음 Yeol-Eum Son, 피아노 pianist
2005년 루빈스타인 콩쿠르 3위,
2002년 비오티 콩쿠르 최연소 1위,
2001년 에틀링겐 콩쿠르 최연소 1위,
1999년 오벌린 콩쿠르 최연소 1위,
1997년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콩쿠르 최연소 2위….
손열음은 해외 유수의 콩쿠르 최연소 1위 수상 경력에서 알 수 있듯 탁월한 영재성을 보유한 피아니스트이다.
손열음은 2007년 일본 간사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2005년, 2006년에는 이스라엘 필하모닉, NHK 심포니, 도쿄 필하모닉, 센추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다.
2004년 뉴욕필하모닉 아시아 투어 시, 로린 마젤의 지휘로 서울, 대전, 도쿄에서 협연하며 극찬을 받았다.
손열음은 음협 주최 ‘2003년 올해의 신인상’을 받았으며 2004년 ‘금호음악인상/금호음악스승상’의 제1회 수상자가 되는 영광을 가졌다. 2004년 유니버설 뮤직에서 쇼팽의 에튀드 전곡 음반을 출시한 바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를 사사하고,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 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15분간의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낮익은 얼굴들도 보여서 잠깐 인사하고..
2부의 첫곡은 Tchaikovsky의 Symphony No. 4 in f, Op. 36
남자의 슬픔을 노래하는 듯한 곡이기에 음악회 전부터 많은 기대가 되었던 곡이다..
1877년~1878년에 작곡되었다..
초연은 1878년 2월 22일.. 모스크바 러시아 음악협회 연주회에서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차이코프스키는 이때 이탈리아 여행중이어서 피렌체에 체재하고 있었고 그에게 전보로 이 초연의 성공이 전해졌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교향곡 가운데에서 가장 변화가 많고 또한 가장 열정적인 곡이다.
명료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서 순음악형식을 취하면서도 표제악적인 요소가 짙다.
고뇌하여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
인간을 막다른 골목까지 몰아치는 운명의 마수..
처참한 느낌이 듣는 사람에게 던져진다.
차이코프스키다운 어두움 아름다움.. 잘 짜여진 구성.. 관현악의 묘미가 잘 표현된 작품이다.
극도의 감성과 광분적인 정열사이의 갈등, 또는 회환과 낙관적인 마음간의 갈등은 차이코프스키의 본성이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불행한 결혼에 괴로워하던 시대의 산물이다.
괴로움이 무척 리얼하게 반영되어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운명 교향곡'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온 패배의식뿐만 아니라 불같은 열정의 분출은 차이코프스키의 창작열에 불씨를 당겼다.
차이코프스키는 그의 제자인 작곡가 타네에프에게
"제 4교향곡의 한 마디라 할지라도 내가 진실히 느낀 것을 표현시키고지 않는 것이 없으며 또한 나의 깊게 숨겨진 마음을 반영 안하는 것이 없다"고 써보냈다.
또한 성 페테스부르크에서 1878년 2월 22일의 연주를 마친 뒤 자신의 친구에게 "이 곡은 내가 작곡한 작품 중 최고"라는 말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
1876년 말경 모스크바에서 살면서 음악원 교수를 하고 있던 36세의 차이코프스키와 45세의 부유한 미망인 나데주다 필라로토브나 폰 메크와의 미묘한 교제가 있었다..
둘은 편지교환만 하고 끝까지 서로 만나지 않았다..
이듬해인 1877년부터는 그에게 매년 일정액의 경제적인 원조를 제공하였다.
이에 차이코프스키는 안심하고 작곡에 몰두할 수 있었다..
미망인에게 보낸 편지에는 <제가 이 작품을 당신께 바치고 싶습니다.. 그안에서 당신의 가장 친밀한 생각과 느낌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당신께서는 틀림없이 찾을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보냈다..
그무렵 한떄 그에게 음악원 교육을 받은 28세의 여성, 안토니나 밀류코바에게 구혼을 받고 그해 7월에 결혼을 한다..
안토니나는 그와 그의 작품세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이었다.
이에.. 결혼한지 1개월도 못되어 아내에게 도망을 친다..
다시 화해해서 조금 살지만 2주를 못버티고 모스크바 강물에 허리까지 몸을 담가 동사를 기도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에 입원한다..
정신적 재충전을 위해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요양을 떠나 Clarence에서 Venice로, 다시 San Remo에서 Florence로 옮겨 다니면서 그의 걸작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과 4번 교향곡의 작곡에 전념하였다.
그의 실패한 결혼 2달전인 1877년 5월에 착수한 4번 교향곡은 1878년 요양 여행중이던 1878년 1월 7일에 이탈리아 북서부의 해안 산모레에서 이 교향곡의 관현악 편성을 완성하게 되었다.
이후 안토니나와는 전혀 만나지 않았다..
이곡의 첫페이지를 넘기면 <나의 가장 좋은 친구에게>라고 적혀있다..
이친구는 폰메크 미망인이 틀림이 없다..
제1악장 - 안단테 소스테누토- 모데라토 콘 아니마
서주는 소나타 형식이다..
무섭게 시작된다.. 찢어지는 듯 관악기가 울부짖는다..
한겨울의 러시아의 광할한 시베리아 벌판의 느낌이다..
또는 고뇌하느 남자의 처참한 울부짖음이라 할까..
괴로움을 맘껏 발산하는 듯한 금관의 찢어지는 듯한 음향은 가슴을 섬뜻하게 만든다.
강약이 완벽하게 조절된 채 너무도 자연스럽게 클라리넷의 2주제로 연결된다.
호른과 파곳만의 최강주로 격렬하게 나오는 선율은 전곡의 주된 테마인 운명을 나타내며 이것이 반복되면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주부로 들어가서 모데라토 콘 아니마..
현악기들이 시름에 잠긴 듯한 괴로움을 표현한다..
이어서 그 괴로움 가운데 감미로우면서 서정적인 클라리넷의 달콤한 소리로 이어진다.
한 남자의 괴로움과 이와는 상반된 꿈에서 맛볼 수 있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행복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차이크코프스키의 당시의 괴로움을 알고 나서는 그에 대비되어 너무나도 슬프게 들린다..
남자의 절제된 슬픔..
바로 이것이다..
대놓고 울지 못하고...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한마디의 고함으로 외마디의 고함으로써..
그 슬픔을 대변한다..
남자는 그렇다..
서울시향의 연주도 좋았다..
단지 세종문화회관의 그 고질적인 음향..
관악기는 위에서 퍼져버리고 현악기는 바닥에 깔려버리는.. 이분화된 느낌만 아니었다면 참 좋았을 악장이었는데..
다음은 차이코프스키가 폰 메크부인에게 쓴 설명이다..
다소 길지만 그의 설명을 들으며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듯하여 써본다..
차이코프스키가 폰 메크 부인에게 직접 쓴 1악장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리들의 교향곡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주는 이 교향곡 전체의 핵심과 정수이며 주상입니다.
이것은 '운명'입니다.
즉, 행복에의 추구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막고 평화와 위안이 성취되지 않는 것이나 하늘에는 언제나 그름이 끼어 있는 것을 질투, 깊게 주장하고 있는 숙명적인 힘입니다.
머리위에 언제나 달려있는 다모레스크의 칼처럼 흔들려, 영혼에 끊임없이 독을 부어넣는 힘입니다.
이 힘은 압도적이며 패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에 복종하여 잠잠히 불운을 슬퍼할 길밖에 없습니다 (제 1주제).
절망은 깊어집니다.
도피하여 꿈속에 잠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제 2주제).
얼마나 즐거운 것이겠습니까.
달콤하고 부드러운 꿈이 나를 포옹합니다.
밝은 세계가 나를 부릅니다.
영혼은 꿈 속에 젖어 우수와 불쾌함을 잊습니다.
이것이 행복입니다.
그러나 꿈일 뿐입니다.
운명은 우리들을 참혹하게 일깨워 일으킵니다 (주상 선율).
우리들의 생활은 괴로운 현실과 행복한 꿈과의 교착에 지나지 않습니다.
완전한 도피처는 없습니다.
인생의 물결은 우리들을 삼켜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제2악장 - 안단티노 인 모도 디 칸초나
복합 3부형식이다..
피치카토로 현악이 배경을 만든다..
처음에 오보에가 등장한다..
처량한 선율을 이끌어 낸다..
뒤에서 받치고 있던 현악기는 점점 강하게 밀어붙인다..
현악과 관악의 조화는 선명하게 다가온다..
여러 악기에 의해 교대로 제시되는 아름다운 선율들이 매력적이다.
지극히 서정적인 바욜린의 유려한 선율...
새소리같은 플룻에서는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흐르지 않게끔 한다..
이 곡 전체에서 기본적인 감정은 외로움과 적막감이다..
이에 서정미와 낭만적인 느낌이 위에 살살 흐른다..
낭만적인 느낌에 빠지려들면 다시금 분위기를 외롭고 어둡게 몰고 간다..
우울감에 빠지려 하면 다시금 밝은 느낌을 제시하고..
조용한 곡이지만 한시도 마음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클라이막스에서 치밀한 현의 보우잉과 관악의 투티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남자는 괴로움을 잊으려 하지만.. 떨쳐내지 못한다..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려 하면서 회상에 잠기기도 한다..
하지만.. 갈수 없는 현실..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인간은 이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마치 숙명과 같이...
하지만 계속된 과거의 아름다웠던 회상은 3악장의 꿈과 같은 것으로 이어진다..
2악장에 대한 차이코프스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제 2악장은 비애의 다른 일면을 보입니다.
여기에 나타난 것은 일에 지쳐 쓰러진 자가 밤중에 홀로 앉았을 때 그를 싸고 도는 우울한 감정입니다.
읽으려고 든 책은 그의 손에서 떨어지고 많은 추억이 샘솟습니다.
이렇게도 많은 여러 가지들이 모두 지나가 버렸고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것이겠습니까.
그래도 지난날을 생각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들은 과거를 슬퍼하며 그리워합니다만 그러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와 의지는 없습니다.
우리들은 생활에 지쳐버렸습니다."
제3악장 - 스케르초 - 피치카토 오스티나토 알레그로
현악기의 피치카토로 연주가 시작된다..
마치 꿈처럼 몽환적인 느낌이 들게끔한다.. 몽롱하게..
현악기들의 피치카토 뒤를 잇는 플룻은 들뜬기분으로 입장을 한다..
목관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표현해준다.
결국 꿈이다..
모든 건 꿈일 뿐이야..
피치카토의 그 몽환적인.. 꿈과 같은 느낌..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마치 잡힐듯 앞에 있지만.. 결코 잡을 수 없는..
괴로움을 이기려 술을 많이 마셨을까..
남자는 괴로워 한다..
현실과 꿈을 구분 못하면서...
3악장에 대한 차이코프스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3악장은 이렇다 할 뚜렷한 정서나 확정적인 표출도 없습니다.
여기에 있는 것은 들뜬 마음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들이 술을 마시고 얼근히 취했을 때에 우리들의 뇌리에 스며들어 오는 어렴풋한 모양입니다.
그 기분은 명량하거나 혹은 비탄에 빠지기도 하여 빙빙 돌아갑니다.
별달리 생각하는 것도 없이 공상을 제멋대로 달리게 하면 놀라운 선의 교착에 의한 화면이 즐겨집니다.
갑자기 이 공상속에 취한 농부와 흙냄새 풍기는 노래와의 화면이 뛰어 들어옵니다.
먼데서 군악대가 주악하여 지나가는 울림이 들립니다.
이것은 모두 잠자는 사람의 머리속에서 헝클어진 그림인 것입니다.
현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분간할 수 없는 혼란입니다."
제4악장 -피날레, 알레그로 폰 푸오코
론도와 유사한 형식..
정말 숨이 넘어가는 연주이다.
모든 악기의 합주로 숨막힐듯이 강렬하게 조여온다...
현악기 파트는 보통보다 많은 연주자들이 현을 긁는 듯한 울림을 창출해낸다.
광대한 스케일에 금관의 포효는 공포감을 일으킨다.
저음과 고음의 금관이 서로의 양보없이 앞서나간다..
이에 질세라 두터운 현악기들이 열심히 활을 그어댄다.
관현악의 투티를 듣고 있노라면 숨이 막힌다.
도무지 긴장을 늦출 여유를 주지않는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만일 클래식을 헤비메탈에 비유하자면...(내가 예전에 헤비메탈을 즐겨 듣고 연주를 했었기에 클래식과 메탈의 같이 많이 비교하게 된다.)
차이코프스키의 곡들은 정말 거친 트래쉬계열의 메탈이라 본다..
세풀투라나 판테라와 같은 이미지..
거침이 없다.. 망설임이 없다..
온몸을 불사르는 듯한 연주와 열정... 그 느낌이다..
마구 밀려오는 음들의 거대한 파도에 몸을 실어 음이 진행되는데로 그냥 맡길 뿐이다.
가장 남성적인 교향곡 가운데 하나인 이 4번 교향곡의 진정한 참맛을 느끼게 해주기에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남자는 결국 정말 "남자답게" 힘있게 나가기로 결심한다..
힘있게.. 소리도 외치면서..
하지만 그도 인간인지라.. 자꾸만 다시 주춤해진다.. 트라이앵글이 그를 깨운다..
다시금 외치면서 나아가다가.. 또 쓰러지고..
그러기를 몇번 반복한다..
하지만.. 결국 코다에서 남자는 폭팔과 동시에 자신감을 불태우며 자기만의 고뇌에서 벗어난다...
4악장에 대한 차이코프스키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제 4악장. 당신이 자기 자신속에 환희를 찾지 못한다면 주위를 살펴보는 곳이 좋습니다.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즐거워 하고 환락에 몸을 던지는 가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민중의 축제일의 묘사.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우리들이 자기를 잊혀지느냐 잊혀지지않느냐 할 때, 패배하지 않는 운명은 다시 우리들 앞에 나타나서 그 존재를 상기시킵니다.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관심을 갖지않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을 돌아다 보지 않고 또한 우리들이 외롭고 슬프다는 것을 보기위해서 발을 멈추려 하지도 않습니다.
얼마나 그들은 유쾌하며 즐거운 것입니까! 그들의 감정은 소박하고 단순한 것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세상은 비애에 빠져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행복은, 단순하고 소박한 행복은 아직 존재합니다.
사람들의 행복을 기뻐하십시요.
그러면 당신은 더욱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 2악장이 참 맘에 들었다..
그 슬픔이 내 마음 구석구석을 헤집어 놓았다..
이 슬픔은 아마도 한참을 느낄듯 하다..
역시나 많은 기립박수가 나왔다..
몇번의 커튼콜에 정명훈님께서 앵콜곡을 선사하였다..
연주 전에 몇마디 하셨다..
"이번 앵콜곡은 무엇을 할까 몇일을 고민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도 결정을 못하고 아침에야 힘들게 결정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신년이기에.. 밝고 쾌활한 곡을 해야 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저는 저의 인생에서 이곡이 가장 행복했다고 느낍니다..
여러분도 이곡을 들으면 공감하실 것입니다...."
하면서 곡을 지휘 하셨다..
곡은 다름아닌 멘델스존의 축혼행진곡...
그 곡을 듣는 순간 어찌나 정명훈님의 재치에 탄복했는지 모른다..
연주는 어떻게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차이코프스키의 4번이 남자의 결혼에 대한 실패와 그에 따른 슬픔이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
물론 4악장에서 그것을 깨고 나아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신년에 찜찜한 맛이 있었다..
하지만...
축혼 행진곡으로서 완벽히 그 불안한 신년의 감정을 깨끗히 씻어버리지 않는가...
물론 이건 전적으로 내 생각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앵콜곡이었다....
연주회가 끝나고 서울시향 회원들과 가까운 맥주집에서 만남을 가졌다..
평소에 인사도 못하던 회원들과 같이한 자리여서 더더욱 좋았다..
또한 서울시향의 더블베이스 수석이신 안동혁님과 제2바이올린의 김동주님도 같이 자리를 해주셨다..
김동주님의 재밌는 이야기와 안동혁님의 여러 이야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또한 이러한 자리를 만들어주신 재뉴어리님께도 깊이 고개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첫댓글 공부하는 자세로서의 후기, 너무 훌륭하십니다. 저도 좀 더 진지하고 착실하게? 감상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신년을 산뜻하게 출발한 느낌입니다. 좋은 음악과 멋진 분들과 함께 말이죠~어젠 더욱 의미있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만나서 반가웠구요, 앞으로도 좋은 글과 더불어 자주 감동을 함께 나누게 되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공부 잘하고 갑니다.ㅎㅎ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맞습니다.더 정확한 표현은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에 의한 변주곡..이 아닐지..어제 베토벤 님 수고했습니다.어제 저는 조금 과음을 했는데(오늘 조찬모임은 무사히 갔습니다만..) 언제 이렇게 깔끔한 후기를 썼을까..참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회 함께 다니며 공부해요.
피아니스트 볼로도스가 편곡한'모차르트의 "터키 행진곡"은 유쾌했습니다,후기 읽으며 공부많이 됐습니다,어젠 만나서 반가웠어요~~~
mouloud님 / 2008년은 출발이 좋은 듯해요.. 손열음양의 베토벤 1악장 카텐차 덕분에..ㅎㅎ 맵시자님 / 감사합니다~ 제뉴어리님 / 덕분에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 종종 불러주세요...^^ yangduk 님 / 어쩐지 제가 치던 모짜르트곡과는 너무 다르고 어렵게 치네.. 하고 있었어요.ㅎㅎㅎ
베토벤님 정말 음악의 멋과 맛을 아시는 분이시군요.님의 후기를 읽고 있노라면 음악당 속으로 들어가 함께 감상하고 있는 착각에 빠집니다.감사합니다.
그리고 어머님과 함께 하시는 음악회 너무 부럽습니다.좋은 어머님 다정한 아들 너무 보기 좋습니다.
베토벤님 후기는 섬세해서 보기 좋아요,앞으로도 후기글 부탁 드릴게요.
Muse님/과분한 칭찬에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어머님은 저의 클래식 음악의 스승님이시기에 항상 모시고 다니죠.. 또한 클래식을 아주 좋아하시구요.. 라미르님/감사합니다..^^ 저도 공부하는 자세로 쓰기때문에 쓰고나면 참 많은 걸 배워서 좋아요..
베토벤님 대단하십니다..후기를 너무 잘 쓰셨네요..후기 잘 보았습니다..신년음악회..손열음 피아노도 너무 좋았고..시향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도 너무 좋았는데..앵콜곡..축혼행진곡을 들으면서 올해는 우리 딸애가 결혼 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모든 일이 잘 될것 같은 기분이..감사해요 ..베토벤님^^^
쥬얼리님.. 저도감사합니다.. 다소 긴글인데.. 읽어주셔서..ㅎ 신년에 너무 좋은 연주를 들어서 한해가 정말 잘 풀릴것 같아요~ 따님 결혼 좋으시겠어요~~ ㅎ 저도 들으면서 올해는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