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은 세 권의 책이 탄탄하고 알찬 보물창고였던 것과 달리
약간의 기대를 품고 펼쳐 든 이 책은
처음부터 엉성했고,
그래서 읽는 맛이 마치 덜 익은 살구를 씹었을 때처럼 시고 떫었는데
그렇다고 건질 것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
‘사람을 말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말하는 것’보다는
‘사람에 대한 물음’이 훨씬 그 의미가 큰데
이 책은 처음부터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
특히 그것도 ‘사람의 몸’을 말하는 것이
무엇인가 출발점이 어긋났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 시작이 ‘몸의 오류’를 전제라는 점이었습니다.
모든 생명체의 몸이
진화의 과정에서 어긋난 지점들이 수없이 많이 있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지만
그것을 과연 ‘오류’라고 말한다는 것이
왠지 무모한 접근은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오류’는 ‘Errer’를 번역한 것으로
‘오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더 적절한 번역은 없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원자의 힘과 운동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생명체는
애초에 어떤 지향이나 목적 또는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니
그 원자들이 무작위로 엉키게 되는 전자기력에 의한 조합으로 분자를 이루고
그 분자들 또한 조건에 따라 더 큰 분자가 되다가
마침내 거대분자인 생명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건데,
그렇다면 저 원자의 조합의 어떤 것을 ‘오류’라고 할 수 있느냐는 물음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거기서 이어진 진화의 과정 역시
단지 주어진 조건의 변화에 따른 적응이었을 터이니,
그 자체를 두고 ‘어긋남’이나 ‘실수’ 또는 ‘패착’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최소한이라도 적응에 성공한 것이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몸이라고 보면
저걸 두고 단순하게 ‘오류’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저런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 어떤 분야에 대해서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내게
자기 세계를 확보할 정도의 지식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는
갖가지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니
도움을 받은 것은 틀림없지만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니라는
씁쓸한 말을 덧붙이며 정리한 것을 소개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