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5시 2017.4.6.
제목: 해파랑길 41코스
오늘은 해파랑길에 대해서 소개해 주신다고요. 해파랑길, 이름이 참 아름답게 다가오는데요. 해파랑길은 어디를 말하나요?
해파랑길은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입니다. 부산 오륙도부터 구간별로 번호를 붙여서 고성군 통일안보공원까지 50구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길은 우리나나라에서 가장 긴 걷기 길입니다, 무려 거리가 770km나 됩니다. 동해안 전 구간이 해당합니다. 동해에서 해가 뜨잖아요. 그래서 “태양과 걷는 사색의 길”이라 하는 데요. 그 뜻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바다색인 ‘파랑’, 그리고 함께라는 뜻의 조사 ‘랑’을 합쳐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보며 바닷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이라고 합니다.
2. 상당히 매력적인 길이라 여겨지는 데요. 어떻게 만들어 졌나요?
해파랑길은 2010년 9월에 문호체육관광부에서 동해안 탐방로를 개발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문화부는 테마에 따라 해파랑길을 동해의 아침, 화랑순례, 관동팔경, 통일기원 등 4개 구간으로 나누고 처용, 박제상, 신라화랑 등 역사인물과 동해안 관광자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있는 탐방로로 가꿔 간다고 합니다.
원래 있던 길이지만, 이렇게 이름을 지어놓고 보니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각 지자체에서는 자신들만의 이름을 붙여서 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가령, 삼척시에서는 수로부인길, 강릉시에서는 바우길, 고성군에서는 갈래길 등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때문에 걷다보면 그 이름이 중복돼서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어디를 가나 똑 같은 시설을 해 놓아서 시설의 특색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는 곳곳마다 화장실도 만들어져 있고, 앉을 수 있는 의자도 만들어져 있어 걷다가 힘들면 쉴 수 있습니다.
3. 원장님은 어디를 걸어보셨나요?
일 때문에도 가고, 시간 날 때마다 다녀 본 길이라 대부분 아는 곳인데요. 그냥 차로 갔다가 일 끝나면 오곤 했잖아요. 그 때문에 그 길을 연결시키지는 못하고, 낱낱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50구간 중에 안 가본 곳이 5분의 1도 안 될 정도지요.
그런데 이번에, 그러니 지난 일요일인 4월 2일입니다. 그날 지인들과 같이 시간을 내서 41번 코스를 걷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춘천에서 차를 몰아 떠났습니다. 김밥도 싸고 물도 사고해서 먹을 것을 갖추고요. 기분 좋게 차를 몰았습니다. 떠나기 전 아침에 지도 검색을 했더니, 춘천에서 양구, 인제, 속초를 지나 동해고속도로를 타면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더라고요.
41번 코스는 주문진항구에서 아들바위가 있는 소돌마을을 지나고, 소돌해변과 지경해변을 지나고, 원포리의 화상암을 지나 남애항을 지나 해수관음상이 있는 광진리를 지나서 죽도까지 이르는 길입니다.
4. 해파랑길까지 가는 길도 참 좋았을 것 같은 데요, 어땠어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소양호의 물안개를 보며 감탄을 하고요, 인제 가아리를 지날 때는 밭에서 피어나는 땅안개가 일품이었습니다. 원통을 지나면서 정철의 <관동팔경>에 기록돼 있는 금강산 가는 길의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내설악을 끼고 용대리를 지나 미시령을 넘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탓에 미시령을 넘을 때는 울산바위가 덩그러니 그 멋진 풍광을 우리에게 선보이더라고요. 외설악의 진풍경이라 할 수 있지요. 잠시 차를 세우고 그 경치를 감상했습니다. 물론 아름다운 광경을 사진기에 담는 것은 당연하고요.
외설악을 지나자 곧바로 눈 쌓인 남설악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길가에는 꽃들이 벌써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남설악을 올려다보니 하얀 눈이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정말 멋진 풍광이었습니다. 봄꽃과 설경이 참 잘 어우러졌습니다.
그렇게 주변 풍광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새 주문진항구에 도착했습니다.
5. 주문진은 참 많이 알려진 곳이잖아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몇 번째 안 가는 관광항구로 유명하지요. 연일 사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싱싱하고 맛있는 생선회도 먹을 수 있고, 각종 어물을 싸게 살 수 있기도 합니다.
게다가 민속신앙이 아주 잘 발달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동해안 지역은 어디나 할 것 없이 모두 그렇지만, 특히 주문진은 민속신앙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주문진읍에서 2000년에 펴낸 새말의 향기라는 책에 의하면 서낭제만 무려 15곳에서 행하고 있고요, 풍어굿, 어신제, 입춘제, 영등제, 별신굿, 산맥이, 뱃고사 등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주문진 진이 서낭제의 주신인 진이는 영화로 만들어져서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바다와 마을을 따라 걷다가 보면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주문진 6리와 12리에서 함께 관리하는 해당화서낭당이 있습니다. 이 해당화 서낭당은 지붕과 집이 없는 노천서낭당입니다. 해당화가 신목으로 자리하고 있는데요. 음력 1월 3일과 10월 1일 새벽에 제사를 지냅니다. 바닷가 산책로인 해파랑길 바로 옆에 있어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리나루에는 남성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는 기자신앙이 있어, 자식을 기원하는 여인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역시 아들바위공원이 있는 아들바위도 그렇고요. 아들바위가 있는 소돌마을은 이제 관광지로 가꾸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소돌 해당화서낭제도 지내고 3년에 한 번씩 풍어굿도 하고요, 매년 정월대보름에는 마을에서 행하는 축제치고는 아주 큰 축제를 행하고 있습니다.
6. 그럼 주문진을 지나면 어디가 나오나요?
주문진 소돌 서낭당을 지나면 소돌해수욕장이 나옵니다. 일명 주문진해변이라고도 합니다. 넓은 모래밭이 유명합니다. 가까이 숙박시설이 즐비하고 식당도 있어서 놀기에 좋은 곳입니다.
소돌해소욕장을 지나면 향호리가 나옵니다. 이곳은 동해안에 많은 석호의 일종인데요. 지금은 바닷물이 유입이 적어서 거의 민물 호수라 할 수 있지요. 호수가 넓고 깨끗하기로 유명합니다. 예전에는 많은 낚시꾼들이 찾던 곳이라고 합니다. 호수 위에는 가끔 물새들이 떼로 몰려와서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7. 향호리를 지나면 어떻게 되나요?
향호리를 지나면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가 니옵니다. 지경리는 강릉과 양양의 경계를 이루는 마을이라 해서 붙여진 마을이름입니다. 여름철이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해수욕장이 있고요. 매년 날이면 새벽에 해맞이 행사를 엽니다. 옆 마을 원포리에서 행하는 해맞이 행사와 함께 마을행사 치고는 상당히 크게 열립니다.
지경리를 지나면 원포리를 만나게 되는 데요. 원포리에는 화상천이라는 내가 흐르고요. 화상천이 바다에 이르러 끝나는 지점에 화상암이라는 바위가 있습니다. 바위의 모양이 스님처럼 생겼다고 해서 화상이라고 하는데, 암수가 따로 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고기를 잡는데 한 아이가 자꾸 잡은 고기를 물에 놓아주어서 지나던 스님이 물었더니, 고기가 활발하게 사는 모습이 좋아서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스님이 그 소년을 화상암에 앉히고 기도를 하고 갔는데, 나중에 과거에 급제해서 벼슬을 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원포리 사람들은 매년 1월 1일과 해수욕장을 개장할 때 이곳에서 마을제사를 지냅니다.
원포리를 지나 한참을 가면 남애리에 이르게 되고요. 멋진 남애항을 만나게 됩니다. 또 곧장 가면 죽도에 이르게 되는데요. 죽도에는 마구할머니에 얽힌 전설이 있습니다. 죽도에 있는 바위가 모두 구멍이 뚫렸는데, 천상에서 옥황상제의 절구를 훔쳐 온 마구할머니가 바위구멍을 뚫어 조화를 부리려고 하면 물이 차올라 결국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해파랑길을 따라 가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볼 수 있습니다. 역시 툭 트인 바다를 보면서 가슴 후련함도 느낄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