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날씨 화창한 일요일, 서울시티투어버스를 탔다. 서울시티투어버스를 타기 위해 난 광화문까지 일부러 갔다. 꼭 광화문이 아니더라도 시티투어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이라면 승차권 구입은 어디서든 가능하다는데, 그걸 몰랐네. 하루동안 사용할 수 있는 승차권을 가이드에게 직접 구입한 후 잘 보관하고 있다가 자기가 내리고 싶은 정류장에서 내렸다가 다시 탑승할때 보여주고 타면 된다. 원래는 첫 차(9시)를 타려고 했으나, 주차문제 때문에 늦어서 10시 쯤 탔다(무료주차장이 없을까 주변 탐색을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차장에 1일 주차권을 15000원에 구입). 월요일에만 쉬고, 일주일 내내 운행한다고 한다. 하루 종일 10000원으로 서울시내를 다 돌아본다고 생각하니 경제적인 코스라고 느껴져서, 난 타기 전부터 무척 신나했었는데(아, 신나!!! 하루만에 서울의 웬만 한 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니!)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은 아닌가 보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지 않은 관광객들의 숫자에 좀 의아했다. 야경코스도 멋질 것 같지만,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하니까...그건 다음기회에?
내 멋대로 코스 : 광화문 - 남대문시장 - 이태원 - (이슬람사원) - 대학로 - 광장시장 - 청계천 - 동대문시장
▶ 광화문역 6번 출구 동화 면세점 앞 버스 정류장
난 도심순환코스(1일 성인 10000원)를 이용하기 위해 1층 파란색 버스를 탔다. 광화문을 기점으로-덕수궁-남대문시장-서울역-USO-용산역-국립중앙박물관-전쟁기념관-미군용산기지-이태원-크라운호텔-명동-남산골한옥마을-소피텔앰버서더호텔-국립극장-남산서울타워-하얏트호텔-타워호텔-신라호텔-동대문시장-대학로-창경궁-창덕궁-인사동-청와대-국립민속박물관-경복궁-을 돌아 다시 처음 탑승했던 출발지인 광화문에 도착한다. 이런 코스를 하루 종일 순환하는데, 자기가 타고 싶은 만큼 타는 거다.
나는 오후 1시 30분 대학로 공연을 미리 예매해둔 터라, 남대문시장, 이태원에서만 내려 구경하고 공연 시간에 맞춰 대학로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미리 구경하고 싶은 곳을 점찍어 두고 시간을 잘 맞춰 관광 하면 좋다.
처음 출발지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문화회관을 지날 때 보았던 건너편 건물 벽에 걸려있던 글귀. "얼굴 좀 펴게나 올빼미여, 이건 봄비가 아닌가" 무슨 광고글인건가? 이제 내리는 비는 봄비라고 하기엔 조금 머쓱하지 않나?
2층버스도 타고 싶었지만, 코스가 너무 짧은 것 같고(도심순환코스는 27곳, 고궁코스는 11곳), 배차 간격이 도심순환코스(30분 간격)보다 길어서 불편할 것 같아서 다음에 타기로 했다.
파란색 1층 버스. 외국인 관광객들도 종종 탑승했다. 제 시간에 맞춰 버스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점이 마음에 듬.
구입한 티켓을 제시하면 당일에 한해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 등을 무료입장하거나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허나, 나는 활용을 못했다는 거. 정류장마다 다 들러서 이용하기엔 하루가 너무 짧지 않은가.
개별 헤드폰으로 다국어음성안내도 들을 수 있다.
차에 타자마자 가이드 언니에게 달라고 해서 받은 안내책자. 지하철 노선표처럼 이용했다.
두번째 : 남대문종합시장
첫 번째로 하차한 남대문종합시장. 내리자마자 눈에 보이는 건 불 타버린 숭례문의 임시 구조물.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 그대로 하루 빨리 제 모습을 찾길 바란다.
중고 카메라 상가를 지나 시장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예전에 찾았을 때 보았던 활기차고 시끌벅쩍한 시장통의 모습은 덜했다. 길거리 음식에 현혹돼 유혹 당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루이비통 모조품들은 왜 그렇게도 많은건지. 나는 이날, 8000원 짜리 소가죽 허리띠를 선물 받았더랬다.
아직까지도 유행하고 있는 라이더자켓. 더워도 입을 수 있나?
머리끈 살 때 여기 와서 다량으로 구입 해 놔야 겠다.
볼륨 힙업 뽕 팬티? 이젠 뽕이 엉덩이까지 내려왔구나.
아까 내렸던 정류장에서 5분 쯤 기다리니 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했다. 가이드님과 기사님은 아까와는 다른 분들. 오늘은 몇 대로 운행 하냐고 물었더니 7대 운행한다고 하셨었나? 6대였나? 8대 였나? 아 - 이 몹쓸 순간기억력.
가이드 언니들, 기사님들 참 친절하시다. 가이드님은 영어, 일어, 중국어, 한국어까지(?) 구사한다. 안내멘트는 암기해서 말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4개국어라니. 휴일도 없이 근무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세번째 : 이태원(이슬람교 서울 중앙 성원)
이태원. 벌써 세 번째 와 보는데, 그 때마다 항상 보는 광경이 있다. 외국인들이 쫀쫀한 조깅복을 입고 무리지어 조깅하는 모습(특히, 때 이른 노출이 많은 복장을 하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태원이 이국적인 장소라고 여겨지기보다 왠지 모를 묘한 이질감에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문화적인 차이가 이런 괴리감을 낳는 건지.
해밀튼 쇼핑센타 안에도 들어가 보긴 해야 하는데, 마음이 썩 내키진 않더라. 쇼핑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태원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외국인들이 야외테라스에 나와 커피를 즐기는 모습이다. 두 번째로 떠오르는 것이 낮과는 확연히 다른 밤의 클럽문화. 트랜스젠더 클럽도 따로 있다는데, 대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호기심이 들기도 한다. 꼭 이태원만 그렇지는 않겠지. 유흥가들이 밀집되어 있는 역 주변이라든지, 대학가 주변도 이런 양면성을 꼭 갖고 있기 마련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그런 것을 대할 때면 불편한 마음이 들곤 한다. 낮과 밤 모두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활기참의 성격이 달라서 일까. 어두운 밤의 뻔뻔스러울 정도로 노골적인 모습이 아침이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아무렇지 않은 듯 평온한 모습을 하고 얌전을 떨고 있는 거리의 모습을 볼 때면, 가식적이라고 느껴지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나 뿐일까? 이런 별 것 아닌 일을 이상하게 느끼는 내가 내숭이 많은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에겐 이상하고 어떤 이에겐 신기하며 어떤이에겐.
유일한 고향일 서울 속의 섬.
이태원은 온갖 인종과 계층들이 뒤섞여 만들어 내는 요란한 빛깔만큼이나
만만치 않은 삶의 표정들을 포진한 숲.
가장 화려하고도 가장 거칠며
가장 인터내셔널하고도 코리안한 이태원은
짙은 향수를 뿌리고 지워지지 않는 사랑을 감추어 둔,
밤의 여왕.
이태원 뒷골목을 들어가 구경해 보기로 했다가 그다지 흥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없어 이내 큰 길가로 다시 나왔다. 사전지식 없이 겉만 대충 훑는 채로 그 장소를 탐색하는 일은 '이방인'의 한계를 뼈져리게 실감할 수 있게 한다. 그렇다고 다른이들의 여행기를 그대로 쫓아 흉내만 내는 것도 깨름직하고. 그래서 놀러다니는 일이 어려운거다. 뭐든지 "적당한" 나만의 방법을 찾는게 중요한거고.
나만의 방법은 ; 처음엔 눈으로 먼저 가고 싶은 곳을 찾는다(책과 인터넷 블로그를 주로 활용한다). 두번째로 그곳을 가는 방법을 숙지하고 가장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여행하는 루트를 미리 계획한다(때론 계획이 부실할 때도 있다). 세번째로 실행 단계 - 몸이 힘들다고 느껴질때까지 걷고 보고 먹고 논다(간혹 계획에 차질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는다. 계획을 변경하는 것 뿐이니까). 네번째로 사전계획이 없던 급작스런 여행이어도 순간을 최대한 즐긴다. 다섯째로 기억 하고 싶은 여행이라면, 사진과 글로써 추억을 저장한다.
개미 핥기처럼 생긴 롱다리 개. 저런 개만 보면 왜 카메라를 들게 되는 걸까? 난 개를 키우지도 않는데.
저 곱슬머리 외국인은 밖에서도 잠을 잔다. 간밤에 잠을 못자셨나요.
대체 오리가 뭐야? 누구야?
목적없이 이태원 골목을 떠돌다 "이슬람교 서울 중앙 성원" 간판을 발견했다. 200미터 근방에 있다고 해서 길을 물어 찾아가기로 했다. 저 이정표를 발견하고 직진하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좌측 언덕으로 좀 더 가면 있다.
가는 길에 있던 살람 베이커리.
바게트 빵이 1000원이래요. 우왕
빵집 옆, 우즈베키스탄음식점, 사마르칸트. 저집 딸래미가 앙증맞은 "호객"행위를 했다. 외국인꼬마였는데, 한국말 잘하던데. 아빠가 외국인이고 주인같다.
이거 예전에 블로그에서 본 기억이 난다. 와즈완, 인도음식점. 탄두리치킨 먹고 싶다.
입구 도착.
뭐라고 써 있는거에요?
호젓한 이슬람 사원 건물 주변. 예배를 드리기 전에, 신체를 정갈하게 한다. 우두라고 하는데 이는 대소변과 가스 버리기, 손씻기, 입 헹구기, 얼굴, 팔뚝, 목, 귀 닦기 및 머리 쓸기, 발씻기 순서로 한다고 했다. 여자는 왼쪽 아래로 출입 한다. 남자는 계단을 올라 사진에 보이는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예배시간 이외에는 일반인도 출입이 가능하다. 단, 반바지, 민소매 차림은 입장을 할 수 없단다. 생리중이어도 안된다네. 무슬림들은 하루에 다섯 번 예배(쌀라)를 드려야 한다. 무슬림은 전세계 65억 인구 가운데 19퍼센트에 해당하는 약 16억명 이상의 신도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무슬림 인구는 몇 명이고, 이슬람 사원은 몇개나 될까?
침묵은 선행이다?
알고는 있었다.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예배실을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그런데 예배실이 어딘지는 몰랐다. 문이 있고 저지하는 사람도 없길래 들어갔는데, 나오다가 관리인아저씨한테 혼쭐이 났다. "거기가 예배실이었구나. 몰랐어요, 죄송해요. 문이 열려 있길래, 들어가도 되는 줄 알았거든요. 신발은 벗었어요"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어쨌든 이슬람 사원 내부도 구경했네. 한남동 도깨비시장길도 가깝지만 그건 (또) 다음 기회에?
네번째 : 대학로 웃찾사 공연 보고, 성대 앞 떡볶이집에서 오뎅이랑 떡볶이 먹기
웃찾사 공연을 보고 배가 고파 성대 앞에 있는 맛나김밥 부산오뎅 집에 들어갔더니, 그 조그만 공간에서 여섯명의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만들고 계셨다. 막 지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에 참기름을 두르고 버무릴 때 풍기는 냄새가 정말 좋았다. 우린 김밥이랑 순대는 (또) 다음에 먹기로 하고 오뎅 두 개랑 떡볶이 한 접시만 시켰다.
오뎅이 맛있다. 퉁퉁 불어 터진 오뎅이 아니라 쫄깃하고 구수하고 역한 비린내가 안나는 담백한 오뎅. 양념장이 시큼하고 짜지 않아 맛있었다. 매운 떡볶이도 맛있긴 한데, 내가 좋아하는 맛은 아니다(내가 좋아하는 맛 : 예전 온양삼화여중 -지금은 한울- 앞 셀프분식점 컵떡볶이의 맛).
구제의류, 각종원단, 부자재, 침구, 개량한복, 건과류, 나전칠기, 폐백용품, 생활용품, 건강식품, 농수산물, 포장마차 식당들이 맛깔나게 모인곳. 구입시 종묘주차장 1시간 무료 주차. 종로 5가역 7,8번 출구 ; 광장시장
머리에 분무기를 뿌리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는,
광장시장은 최고봉.
광장시장에 들어선 순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기념으로 담아가고 싶었다. - 서울여행 中
다섯번째 : 종로 5가 광장시장 골목 안 꼬마김밥 먹기
대학로에서 조금 부족한듯이 분식을 먹고 우린 곧바로 종로 5가로 갔다. 7번출구로 나와서 무작정 의류도매상가 입구만을 찾았다(꼬마김밥을 먹기 위해서). 광장시장에 맛있는 길거리 음식들(돼지꼬리찜을 파는 호남집, 순희네빈대떡, 영암 보리밥집, 할머니집 왕순대, 은성횟집의 대구탕 등)이 많다고 해서, 저렴하게 먹고 시장 구경도 하고 싶어서 오기로 한건데, 때마침 전체가 쉬는 일요일이었다. 그 의류도매상가 입구를 찾는 내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시장 전체가 다 쉬는데, 음식점들도 당연히 문을 닫았겠지,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왜 다 쉬는 거야. 일부러 여기까지 왔는데, 못 먹고 가면 어떻게 하지, 다리도 아픈데...." - 이따위 생각들을 했다. 그러다가 발견한거다. 광장시장- 의류도매상가 입구-를!
꼬마김밥집은 장사를 안했다. 그 옆에있는 새끼김밥집의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김밥을 말고 계셨더랬다. 천만다행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헛걸음질인데.
마약김밥- 새끼 꼬마김밥집 간판
우리 외에 커플 한 쌍, 아저씨 세 사람만이 조용히 앉아 김밥을 먹었다. 미리 김밥을 싸 놓지 않아서 아주머니께서 주문을 받은 즉시 김밥을 말고 참기름을 발라 반으로 썰어 접시에 내어주셨다. 와사비장에 찍어 먹는데, 깁밥맛이 꼭 초밥 맛 같다. 이것 때문에 마약김밥이라고 하는 건가? "손이가요 손이가~."
단무지랑 당근만 들어갔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거 하나 먹으려고 여길 오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맛은 있다. 밥도 맛있고, 김도 괜찮고, 오뎅국물도 맛있고(꼬마김밥집이 원조라는데 꼭 원조집을 찾지 않아도 다 그 맛이 그 맛일 것 같다. 비법이라는게 따로 없으니까). 그런데, 집에서도 충분히 이 맛을 낼 수 있다고 난 감히 장담하겠다. 요것만 먹고 난 이 광장시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광장시장의 참다운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없고, 또 그렇기에 꼬마김밥이 그렇게 특별하게 느껴지지도 않은 것. 허나, 광장시장에 들릴 일이 있고, 주머니 사정은 여의치 않고(한 접시에 이천원인데 양이 꽤 된다), 배는 든든히 채우고 싶다면 강추다. 나처럼 목적이 "마약김밥 맛 보기"라면 만류하겠다는 소리니, 오해는 마시길. 말이 나온 김에, 다음 주엔 집에서 김밥이나 싸먹어야겠다.
청계천
하루 12만톤의 물
조명 9,000개
산책로 12km
물을 끌어오는 전기료 하루 238만원
하루 평균 방문객 8만여명
원앙, 새매, 말똥가리, 각시붕어, 줄몰개가 사는 곳
징검다리를 건너며
1분만에 누구라도
여행에 빠져들 수 있는 곳
서울의 심장에서 언제라도 서울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행선지
스물 두 개 다리 아래
물길 5.8km
그 이름도 맑은 시내, 청계천.
여섯번째 : 청계천
방산종합시장 주변에 있는 청계천 계단으로 내려갔다. 동대문 종합시장 시티투어버스 정류장까지 청계천을 따라 걸어가기로 했다.
청계천 주변을 안내한 책을 갖고 갔는데, 볼 일은 없었다.
그 책에는,
100만 가지들의 100퍼센트, 청계천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상가들. 아무리 다녀보아도 매번 새로운 상가가 나타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모든 것이 청계천. 서울 여행 기념품을 어디에서 사야 할까? 남대문? 명동? 인사동? 청계천에는 관광객을 기다리는 예쁘게 포장된 상품은 없지만 진실한 서울의 색깔이 있다. 게다가 아이디어를 조금만 발휘하면 기상천외한 선물목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받는 사람에게 감동과 충격을 줄 수 있는 예술성 또한 매우높다는 점. 기념품을 산다는 것은 서울의 거리, 서울의 시간, 서울의 공기를 누볐다는 증거다. 서울의 불빛, 서울의 껍질, 서울의 속살까지 서울을 만들고 서울을 움직이는 모든 것, 진짜 서울을 누비고 싶다면 청계천을 담아오라.
이렇게 쓰여 있다.
맞는 말이다. 비록 오늘이 광장시장의 쉬는 일요일이라 문 닫은 가게만 보다 왔더라도.
광장시장 골목에서 나와 청계천으로 내려갔다. 청계천주변 가로수 나무에 하얀 꽃이 매달렸다.
창포 꽃이 피었다.
담쟁이 덩쿨도 무럭무럭 뻗어 나가고 있는 중이고.
5월은 찔레꽃도 필 시기.
판판한 돌 징검다리를 건너는 일, 참 쉽죠잉.
원앙 한 마리가 꿈쩍도 않고 돌 위에 앉았다.
물 속엔 크고 작은 잉어와 붕어 등의 물고기들이 있다. 커다란 메기도 봤다. 청계천에 메기도 산다니.
엄청 큰 잉어. 다리 밑 어둡고 유속이 비교적 잔잔한 곳에 큰 놈들이 있다. 청계천에서 낚시는 금지에요?
물 분수가 시원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씨.
청계천을 따라 동대문까지 쭉 걸어 내려왔다. 동대문에서 6시 2분에 버스가 오기로 되어 있다. 그걸 타고 인사동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다리가 아파서 인사동은 못 갔다. 난 많이 가봤으니까 그냥...(또) 다음에 갈래. 헤헤^^;;
일곱번째 : 동대문시장 시티투어버스 정류장
평화상가도 살짝 들어가 보고, 밀리오레 주변도 걸었다. 동대문도 구석구석 곳곳에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감춘 매력적인 거리가 숨어 있다.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이곳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 짜증날 정도로 북적이는 인파,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멋진 옷과 신발, 쇼핑 후 굶주린 배를 하고 쳐다본 군것질거리들, 방대한 물량의 원단 의류 자재들 - 이런 것들은 사람냄새가 나는 "진짜" 풍경들이다. 꼭 여기 동대문까지 와서 이런걸 느껴야만 하는건지 의뭉스럽기도 하지만, 원래 멍석이 좀 깔려줘야 기분도 나는 법이다. 늘 볼 수 있는 것들 속에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단계까지 오르려면, 감성이 엄청 예민해야 할거야, 암. 그러니 난 낯선 곳을 찾아 다닐 수 밖에 없는거고. 버스 왔다! 타자~!
서울풍물시장? 차안에서 대충 찍기. 여행 후반에 들어설 수록, 점점 체력이 저하되고, 발품을 팔고자 하는 의지도 떨어짐을 항상 느낀다. 많이 걸었기 때문이지, 내가 약해서 그런건 아니다.
그래도 동대문은 찍어야 겠다 싶어 동대문을 지나치는 찰라의 순간에 "찰칵" 촬영. 킁, 일부분밖에 못 찍었당. 얜 왜 혼자 흑백사진일까요? 정답 ; 노출오버라서 흑백으로 후보정 ㅋㅋ
그러고보니 도심순환코스 중에는 쇼핑을 할 수 있는 코스가 많은 것 같다. 그곳에 다 들러 쇼핑을 한다면, 하루 경비가 많이 깨지므로, "지름신"은 집에 고이 모셔두고 나들이 나와야겠다. 꼭 비싸고 좋은 음식점에만 들러 배를 채울 필요도 없다. 적게 자주 싼 것을 먹으면 재미와 감동도 좀 있고.
버스만 타고 27곳의 정류장을 모두 돌아볼 심산이라면,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나처럼 어디 한 군데 마음에 둔 곳에 내려 구경을 하다보면 한-두시간 훌쩍 지나는 것은 예사다. 그래서 의욕만 가지고 모든 곳을 다 둘러 보겠다는 마음은 일찍이 접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시간 안에 계획한 걸 다 실행하는 일) 그 부담감이 엄청 나기 때문이다. 그냥 여유있는 마음으로 평소 가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 못 가본 곳들 위주로 자기만의 "서울 하루 코스"를 짜서 돌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무튼, 서울은 참말로 살기 좋은 곳 같다(꽉 막히는 도로 위 사정, 엄청나게 비싼 집 값, 탁한 공기를 제외하면). 도심 속에 오래된 궁궐도 있고, 멋진 공원, 산책로, 문화 체육시설 및 운치있는 골목길도 많으니까. 맛집도 엄청 많고. 쇼핑 하기에도 좋고. 지하철로 못 가는 곳도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 잠깐 서울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 해 봤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역시 우리집이 최고야!" 이 말이 대뜸 튀어 나오는건 무슨 상황인겐가.
▼ 시티투어 이용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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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티투어버스 출발장소(광화문 동화면세점앞)에 도착
<교통안내> - 지하철이용시 5호선 광화문역 6번출구앞
2. 대기중인 시티투어버스 중 원하는 투어버스를 선택하여 탑승
<투어버스 종류> - 도심순환투어 / 고궁투어 / 야경투어
3. 버스탑승시 차내 가이드에게 승차권을 구입
<승차권 종류> - 1일권(10,000원) / 1회권(5,000원) <승차권 결제방법> - 현금, 티머니카드, 신용카드
4. 원하는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자유관람 후 30분간격으로 다음 오는 버스에 탑승하여 하루종일 투어가능
- 버스하차후에는 개별관광 (식사, 입장료, 가이드 제공없음) - 하차장소에서 30분간격으로 다음버스 이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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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순환코스(총 27곳 정류장 순환) |
[정류장]광화문출발-덕수궁-남대문시장-서울역-USO-용산역-국립중앙박물관-전쟁기념관-미군용산기지-이태원- 크라운호텔-명동-남산골한옥마을-소피텔앰버서더호텔-국립극장-남산서울타워-하얏트호텔-타워호텔-신라호텔- 동대문시장-대학로-창경궁-창덕궁-인사동-청와대-국립민속박물관-경복궁-광화문도착 |
고궁코스(총 11곳 정류장 순환) |
[정류장]광화문출발-덕수궁-서울역-청계광장-경복궁-인사동-창덕궁-대학로-창경궁-창덕궁-인사동- 청와대-국립민속박물관-경복궁-광화문도착 |
야경코스(총 5곳 정류장 순환) |
[정류장]광화문출발-덕수궁-(마포 홀리데인)-(국회의사당)-(서강대교)-(강변북로)-(성수대교)-(한남대교)-남산 서울타워-(남산 도서관)-숭례문-청계광장 *( ) 정류장은 승하차는 하지않고 경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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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한 내용은 http://www.seoulcitybus.com/ 사이트 참조.
* 참고한 책 : 상아와 호야의 반짝이는 신 서울 유람기 서울여행 <도호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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