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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상 |
박근혜의 무능함과 부정부패 그리고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 등으로 인해서, 최근에 수면위로 떠오른 대한민국의 실체적(實體的)인 모습은, 정치와 경제뿐만이 아니라 국방과 외교, 교육과 문화, 체육 및 예술계 등, 사회 전반(全般)에 걸쳐서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한 그런 모습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도, 모든 일들이 정상적으로 잘 처리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가 매우 힘든, 그런 암울(暗鬱)한 모습이다. 왜, 우리나라에 이런 위기가 발생했을까? 우리나라가 직면한 이런 위기의의 본질(本質)은 과연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한 가지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의 현상(現象)이나 실태(實態)가 아니라, 위기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하여, 그 본질을 더듬어 보면, 대한민국 위기의 한복판에는 ‘거짓말’이라는 단어가 아주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발생한 부정부패(不正腐敗)와 국정농단은, 바로 이 ‘거짓말’을 통해서, 그 계획들이 이루어졌고 집행된 것이다. 또한 이 ‘거짓말’을 통해서, 모든 폐단(弊端)들이 잘 들키지 않은 채, 지금까지 숨겨질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우연한 계기로 발각된 엄청난 비리들조차도, ‘거짓말’에 의해서, 끝까지 부인(否認)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금 국정농단의 여러 관계자들에게, 실체적인 진실을 밝혀보려고, 정직한 답변을 듣길 원하는 수많은 질문들이 던져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잘 모르겠다’는 말이나, ‘기억나질 않는다’는 말과 같은 ‘거짓된’ 답변으로, 자신의 잘못과 죄를 교묘하게 부인하면서, 미꾸라지처럼 위기를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가득히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검찰조사에서나 국회청문회에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특검이나 헌법재판소에서 조차도, 자신의 이런 ‘거짓말’이 어느 정도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로 인해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또 다른 양심적인 지도자들은, 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나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해결책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태에 처한 우리나라를 일컬어, 국내외의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은 거짓말 공화국’이라고 얘기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모두가, 자기 ‘자신의 거짓말’에 대하여 너무나 관대하기 때문에,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자신에게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런 나라가 바로 ‘거짓말 공화국’이다.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들은 물론이고, 재벌이나 대기업 ‘회장’과 판사, 검사, 변호사까지도 자신의 이익이나, 자기가 속한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는, 서슴없이 ‘거짓말’을 해댄다. 더 나아가 이들은, 거짓말을 하는 일에 대하여,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 마치 얼굴에 철판을 뒤집어쓴 철면피처럼, ‘입술에 침도 바르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거짓말을 해대는 것이다.
이런 ‘거짓말’을 하는 풍조가 이제는 더 넓게 확산되어, 군 장성들도 ‘거짓말’을 하고, 대학교수도 ‘거짓말’을 하며, 생명을 살리는 의사들까지도 거침없이 ‘거짓말’을 해댄다. 초-중고등학교 선생들도 역시 ‘거짓말’을 하고, 학생들도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한다. 가정에서도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들 역시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그야말로 ‘거짓말 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사회다. 애꾸만 있는 사회에서, 두 눈을 가진 사람이 장애인 취급을 받듯이, ‘거짓말 공화국’에서는, 진실만을 이야기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이, 정말로 ‘바보와 멍청이’ 취급을 받는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요령이 없다’, ‘세상사는 방법이 서툴다’, ‘꽉 막혀서 출세하기 어렵다’는 그런 말들이 바로, 정직한 사람을 바보 취급하는, 아주 우아하고 고상한 표현에 해당되는 것이다.
‘거짓말 공화국’에서는, 아무리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다른 사람에게 진실처럼 ‘믿게끔’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 대단히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으로 대접을 받는다. 물론 이런 재주를 가지고 살다가, 그 ‘거짓말’이 들통 나면 ‘사기꾼’이 되긴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사기꾼에 대한 처벌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아주 가벼운 편이다. 때문에 대한민국에서는 사기꾼들이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크게 사기를 쳐서 목돈을 움켜쥔 뒤에, 이 돈을 잘 숨겨 놓고 들키지 않기만 하면, 자신은 사기죄로 교도소에 몇 년간 갇히게 되는 ‘불행한’ 일이 생기더라도, 꼭꼭 숨겨 놓은 돈으로, 남은 평생을 돈 걱정하지 않고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유행처럼 항간(巷間)에 떠 돈지도 이미 오래다. 물론 안 들키면 더 다행스러운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거짓말 공화국’에서는, 단지 가난한 사람들만이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라, 일류명문대를 나온 사람들도 사기를 치고, 사회저명인사들도 사기를 친다. 심지어 고액연봉자들도 사기를 치며, 대기업 사장들 역시, 돈 많은 국가를 상대로 거액의 사기를 친다. 문제는 아무리 사기를 치더라도, 가능한 한,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정치가들도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지능적인 사기를 쳐서, 교도소에 들어갔다 나왔어도, 나중에 복권되고 회복되어, 또 다시 정치판에 들어가서 권력을 잡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정치가들이 국민을 상대로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것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진다. 그러다보니까 정치가가 했던 공약(公約)이, 나중에 공약(空約)으로 바뀌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난 시절 이명박과 지금의 박근혜도 이런 일을, 밥 먹듯이 많이 저질렀다. 정치가들이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하는 것은 단지 전략적인 발언일 뿐이며, 정치가들이 저지르는 약속위반도, 모두 다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서 행해지는 고도의 전술일 뿐이다. 다시 말해, 정치가의 약속은, 단지 어기기 위해서 즉, 깨기 위해서 존재하는 약속일뿐이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거짓말 공화국’이다.
이런 ‘거짓말 공화국’에서, 가장 신성시 하는 단어는 ‘들키지 말라’는 것이다. 기독교의 십계명에 빗대서, 제 11계명이 바로 ‘들키지 말라’는 계명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제 10계명까지 다 어기더라도, 11계명만 지키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큰 뇌물을 받더라도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어떤 여자나 남자하고 간통을 저지르더라도 끝까지 들키지만 않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 심지어 대통령과 간통을 해도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사람을 죽여도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다. 친족이나 조카들을 청부살해 해도 들키지만 않으면 되고, 수학여행을 가려던 어린 학생들 수백 명을 집단으로 학살해 버려도, 절대로 들키지만 않으면, 아무런 문제도 안 된다. 구태여 양심의 가책을 받을 필요도 없다.
특별히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앞길에서 걸리적거리는 사람들을 죽일 때나, 재벌이나 돈 많은 자들이, 자신의 이익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제거할 때는, ‘들키지 말라’는, 이 11계명이 반드시 적용된다.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위해서 온갖 갑(甲)질을 해대는 이들은, 이 11계명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모든 권력과 돈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다. 한 마디로 이들은 인간(人間)이 아니다. 이들은 짐승보다도 못한 극악무도(極惡無道)한 것들일 뿐이다. 작은 입으로 뱉어내는 ‘거짓말’은, 이처럼,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얼마든지 짐승이하로 만들 수가 있다.
이제는 ‘거짓말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제 12계명까지 생겨났다. 그것은 비록 제 11계명을 잘 지키지 못해서, 자신의 ‘거짓말’이 결국에는 발각되더라도, ‘끝까지 부인(否認)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제 12계명이다. 10계명을 다 어기고, 마지막 11계명까지 지키지 못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뇌물을 받지 않았고, 간통도 하지 않았고, 살인도 안했으며, 국정농단 같은 일은 아예 없었고, 거짓말 역시 일체 하지 않았다고, 그렇기 때문에 전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끝까지 우기고 부인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기독교의 제 10계명을 모두 다 지키면, 거의 성자(聖者)가 된다. 그런데, 10계명을 잘 지키지 못해도, ‘들키지 말라’는 제 11계명만 잘 지키면, 지존(至尊)의 경지에 올라간다. 그리고 더 나아가 11계명까지 모두 다 지키지 못해도, 제 12계명 하나만이라도 끝까지 잘 지킬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거의 신(神)으로 추앙받게 된다. ‘절대적인 악신(惡神)’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박근혜와 최순실은, 이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지금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때문에 이들은, 검찰의 수사나 특검의 수사에서, 그리고 헌재의 재판에서도, 초지일관(初志一貫) 자신들의 죄악과 거짓을 모두 다 부인하고 있다. 이미 이들의 가슴 속에는, 양심(良心)이란 단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기독교에서는 거짓을 다음과 같이 다룬다. “너희는 너희 아비 ‘마귀’에게서 났으니, 너희 아비의 ‘욕심대로’ 너희도 행하고자 하느니라. 그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하나니, 이는 그가(마귀가)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가 되었음이라”(요한복음 8장 44절) 이 말씀처럼,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에서, ‘거짓말’ 하는 자는, 사탄마귀의 자녀로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아무리 목사이거나 장로라고 하더라도, ‘거짓말’을 하는 자는 절대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아주 분명하게 선언한다.
“그러나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점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요한계시록 21장 8절) 이 말씀에서 보면, ‘거짓말’하는 자들은, 믿음이 없는 불신자나, 흉악한 살인자와 동격(同格)이다.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자들 역시,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불과 유항으로 타는’ 지옥의 불구덩이에 들어가게 된다고,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던 베드로도 역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는데, 이것이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고”(베드로전서 3장 10절)
따라서 이런 성경의 말씀으로 미뤄보면, 오늘날 국회의원이나 장차관과 같은 정치인들, 판검사 및 변호사들, 대학교수들, 또 대기업 사장들 가운데, 아주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기독교인들은, 그들이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부귀영화와 권세를 누렸는지에 상관없이, 나중에 죽으면 반드시 불과 유황으로 타는 ‘지옥(地獄)’에 가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믿는 성경(聖經)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도 역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 불교에서 가장 큰 죄로 꼽는 것은, 살생(殺生), 거짓말, 도둑질, 음란한 성생활과 술 취함이다.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불교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5계(五戒)’를 잘 지킬 것을 요구한다. 즉, 불살생계(不殺生戒), 불망어계(不忘語戒), 불투도계(不偸盜戒), 불사음계(不邪淫戒), 불음주계(不飮酒戒). 이 가운데, 살생 다음으로 무겁게 여기는 죄가 바로 ‘거짓말’이다. 즉, 제 2계인 불망어계(不忘語戒)는, 자신이 내 뱉은 말을, 결코 잊어버리지 말라는 것으로써,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원빈스님은, 불교인문학에서 “거짓말의 칼은 스스로의 혀를 베리니, 어찌 혀가 떨어지지 않겠는가. 거짓말을 하면 진실의 공덕을 잃게 된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입 안에는 독사가 있고, 칼도 자리 잡고 있으며, 불꽃도 타오른다.”(정법염처경 제 50권)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불교에서 오계(五戒)를 어긴 자는, 대규지옥(大叫地獄 maharaurava)이라는 곳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특히, ‘거짓말’을 하는 자들이 받는 지옥의 형벌은 다음과 같다. “죄인의 혀를 길게 잡아 빼어, 입으로 다시 집어넣을 수 없도록 한 다음에, 그 혓바닥에다가 펄펄 끓는 구리 쇳물을 붓거나, 철퇴로 짓이기고 가루를 낸다.” 이렇게 고문하고 나면, 혀가 다시 생겨나서, 끝도 없이 이 일을 반복해서 당해야만 된다. 이곳에서 받는 이런 고통은 너무나 가혹해서, 호규지옥(號叫地獄 raurava)의 열 배에 이르므로, 어느 누구도 이를 참기가 힘들어서, 제발 살려달라고 크게 울부짖기 때문에, 이 대규지옥을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이런 불경의 말씀으로 미뤄보면, 오늘날 국회의원이나 장차관과 같은 정치인들, 판검사 및 변호사들, 대학교수들, 또 대기업 사장들 가운데, 아주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불교신자들은, 그들이 이 땅에서 얼마나 많은 부귀영화와 권세를 누렸는지에 상관없이, 나중에 죽으면 반드시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에 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믿는 불경(佛經)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교(儒敎)에서도, 사람이 갖추어야만 하는 다섯 가지 도리(道理)를 들고 있다. 그것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인데, 이 가운데, ‘신(信)’의 도리가 바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이것은 살면서,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4대문과, 그 한 가운데에 있는 전각(殿閣)이 바로, 유교의 이 다섯 가지 도리를 상징하고 있다. 동쪽에는 흥인지문(興仁之門)이 있고, 서쪽에는 돈의문(敦義門), 남쪽에는 숭례문(崇禮門), 북쪽에는 홍지문(弘智門)이 있다. 그리고 그 한 복판인 중앙에 보신각(普信閣)이 있는데, 이들 각각의 의미가, 그 이름으로부터, 유교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실천하려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동쪽의 흥인(興仁) 문은, 인(仁)을 흥하게 한다는 뜻이고, 서쪽의 돈의(敦義) 문은, 의(義)를 위해 애쓴다는 뜻이며, 남쪽의 숭례(崇禮) 문은, 예(禮)를 높인다는 뜻이고, 북쪽의 홍지(弘智) 문은, 지혜를 넓힌다는 뜻이며, 중앙의 보신(普信) 각은, 신뢰(信賴)를 널리 알려지게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에 있는 보신(普信)이다. 즉,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가운데, 사람을 신뢰(信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하게 행하는 것이, 다른 4개의 대문인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것은, 춘하추동(春夏秋冬)의 4계절이 해마다 똑같이 반복됨으로써,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는 것을, 사람들이 당연히 믿고 신뢰하는 것처럼, 사람이 동서남북 사방(四方)의 문에 해당하는,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맞게 행동한다면, 그 사람 역시, 남들에게 신뢰(信賴)를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거짓’이 없는, 신(信)을 뜻한다.
물론 유교는, 현실세계의 실질적인 삶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현학(玄學)이나 초월적인 형이상학(形而上學)의 문제를 중요시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공자는, “산 사람도 잘 섬기지 못하면서 어찌 귀신을 섬기겠느냐, 삶도 다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 수 있겠느냐(未能事人 焉能事鬼, 未知生 焉知死/ 미능사인 언능사귀, 미지생 언지사)”(논어 「선진(先進)」) 라고 했다. 유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혼(魂)과 백(魄)이 분리되는데,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에 남으며, 땅에 남은 것이 귀신이 되어, 하늘로 분리되어 올라간 자기 자신의 혼을 관찰(觀察)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공자는, 자신의 제자인 재아(宰我)와의 문답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氣)란 신(神)이 왕성한 것이고, 백(魄)이란 귀(鬼)가 왕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귀와 신을 함께 말해야지만 지극한 가르침이 된다. 여러 생물은 반드시 죽고, 죽으면 반드시 흙으로 돌아가니, 이를 일러 귀(鬼)라고 한다. ‘인간에 있어’ 뼈와 살은 아래로 스러지고, 음(陰)은 들판의 흙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그 기(氣)는 위로 발현하여 날아가서, 환히 빛나고 향기가 서려 올라 ‘기분(氣分)’을 오싹하게 하니, 이것이 만물의 정(精)이고 신(神)의 드러남이다”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유교에서는 기독교나 불교처럼, ‘거짓말’하는 자들이 받게 되는, ‘지옥의 형벌’ 같은 것을 얘기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교에서는 ‘거짓말’을 일삼는 자들이, 현실적으로 요절(夭折)하거나 단명(短命)하게 되어, 후손의 대가 끊어지던지, 아니면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오늘날 부녀(父女)의 2대에 걸쳐서, 권좌(權座)를 차지한 사람의 경우에, 아주 잘 들어맞는 것같이 보인다. 1대는 비명횡사(非命橫死)하고, 2대는 패가망신(敗家亡身)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국정을 농단한 또 한 여자는, 자신의 딸을 일류명문대에 입학시키려고 온갖 ‘거짓’과 불법을 동원했지만, 결국에는 자기 딸을 중졸(中卒)의 학력으로 전락(轉落)시키고 말았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3대 종교인, 불교와 유교 및 기독교에서, 모두 다 ‘거짓말’ 하지 말 것을, 아주 분명하게 얘기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국민들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민심(民心)은,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 수백만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서, 박근혜를 탄핵으로까지 몰아넣은 것도, 바로 ‘거짓말’ 때문이다. 첫째는, 박근혜가 자신에게 위임해 준 대통령의 권한을, 주권자인 국민들 몰래 ‘거짓되게’ 최순실 이라는 일개 여인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보다도 국민들을 더욱 더 분노케 만든 것은, 첫 번째 ‘거짓’으로 저지른 자기의 잘못을 해명하기 위해서 했던, 몇 차례에 걸친 박근혜의 담화가, 모두 다, 또 다른 ‘거짓’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수많은 국민들의 일반 정서는, ‘거짓’을 쉽게 허용하거나 용납하지 못하는 것인데, 이런 국민들의 정서를,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이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법정과 국회 국정조사위에서, 또 특검과 헌재에서, 그런 ‘거짓된’ 짓들을 끊임없이 저지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진실한 모습으로 돌아가서, 국민 앞에 깊이 참회(懺悔)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모든 죄에 대한 대가(代價)를 남김없이 받아들이지 않는 한, 이들은 국민들로부터 결코 용서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현재의 상태로는, 이들이 진실한 인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때문에, 이들이 국민들로부터 용서받는 것 역시, 거의 불가능한 것같이 생각된다.
기독교 문화가 일찍 뿌리를 내린 서양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다룬다. 아무리 큰 범죄를 저질렀어도 나중에 진실을 자백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 이런 태도가 형량에 어느 정도 반영된다. 미국에는 자신의 범죄 행위를 사실대로 정직하게 자백하면, 그 형량을 줄여주는 제도가 있다. 흔히 ‘플리바게닝 (유죄협상제도, Plea bargaining)’이라고 하는, ‘사전형량조정’ 제도다. 이는 검찰이 범죄자와 협상을 하는 것으로써, 범죄자가 사실을 정직하게 고백하는 대가(代價)로, 그에 대한 처벌을 경감(輕勘)시키는 제도다. 사정(司正)당국은 범죄자의 이 진술을 토대로, 범죄와 관련된 다른 자들을 추가로 적발하여 처벌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사회 전체로는 유익을 얻게 되고, 또 자백한 범죄자에게는 ‘정직하게’ 행동한 값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제도는, 모든 범죄자의 ‘거짓’을, 끝까지 방치하는 것보다는,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사회 총합(總合)의 유익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지금부터 44년 전에, 미국에서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최대의 정치 스캔들로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닉슨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사건이다. 공화당원인 닉슨 대통령은 대통령 재선에서 당선되기 위해, 1972년 6월에 비밀공작 팀을 만들어, 워싱턴에 소재한 워터게이트 빌딩에 입주해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서,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가 그만 발각되고 말았다. 결국 닉슨은 이 사건으로 인해서, 1974년 8월에,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대통령 탄핵’ 결의가 가결됨으로써,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탄핵으로 도중하차한 불명예스러운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닉슨이 탄핵당한 결정적인 사유는,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고 했던 그 일이 아니었다. 물론 그 사실 자체도 매우 심각한 것이었지만, 도청장치는 사전에 발각됨으로써 실패했고, 이로 인한 민주당의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도청 시도에 의한 결과만으로는, 대통령직에서 당장 물러나야할 만큼의 과오가 아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닉슨은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도청 사건과 백악관과의 연관성을 ‘부인(否認)’하면서,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시도했다. 그리고 나중에 실체적 진상이 규명되었을 때,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로써 자신의 위기를 모면하려 했었다는 것이, 아주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자, 다른 사람도 아닌, 국가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닉슨의 탄핵안을 통과시키게끔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처럼 서양에서의 ‘거짓말’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특히 대통령처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거짓말’은, 매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끔 되어 있다.
대통령직에서 탄핵을 당해 물러났던 닉슨과는, 정반대의 경우에 서 있는 미국대통령이 있는데, 바로 민주당원인 클린턴 대통령이다. 클린턴은 19년 전에, 자신의 개인비서였던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여성과 함께 성추문의 주인공이 되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처음에 클린턴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졌을 때, 클린턴 역시, 대통령의 신분을 지닌 채 거짓말을 함으로써, 탄핵의 위기까지 갔었다. 하지만 나중에(1998년 8월 17일)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과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에 대한, 아주 진솔한 대국민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나의 잘못된 행동으로, 국민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줬던 점에 대해 깊이 사과” 한다고 발표했으며, 모니카 르윈스키 씨와의 ‘성관계’를 시인(是認)하면서, “나는 그동안 아내를 포함해 국민을 오도(誤導)해 왔으며,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사실(fact)을 시인하면서, 진실(truth)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밝힌 것이다. 그의 이 진솔한 사과로 인해서, 클린턴은 결국 탄핵을 당하지 않게끔 되었다.
자신에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정직’하게 진실을 밝힌 클린턴은, 탄핵 당하지 않은 반면에, 끝까지 ‘거짓말’을 하면서 진실을 밝히지 않았던 닉슨은, 탄핵 당하여 대통령직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대통령이라는 최고지도자에게 ‘최고의 정직성’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문화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미국인들이 다 정직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정직을 강조하는 기독교 문화가 미국에 정착한 것은, 그리 오랜 세월이 아니다. 오히려 불교와 유교와 기독교를 넘나들면서, ‘정직’과 신의(信義)를 강조하고 ‘거짓’을 거부했던 우리나라의 역사는, 미국보다도 훨씬 더 긴,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일반 서민들은 정직함을 매우 중요한 삶의 덕목(德目)으로 여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바라보면서, 이해하기 힘든 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한다. 즉, ‘한국의 국민들 대부분은 보편적으로 매우 정직한 데, 어째서 한국의 지도자들 대부분은, 그 국민들처럼 정직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것은, 정직한 국민들이, 어떻게 해서 정직하지 않는 지도자를 선출했는지? 그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것은 아마도, 앞에서도 언급했던 ‘거짓말 공화국’이, 이 땅에서 점점 더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다루고 있는 박근혜의 탄핵문제나, 특검에서 다루고 있는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에 대한 처리가, 매우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본질(本質)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탄핵이 기각되거나, 특검 조사결과 박근혜와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하지 않았다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결정(決定)이 나온다면, 이것은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거짓’이, 대다수의 국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정직’을 짓밟아 버리는, 그런 엄청난 결과를 야기(惹起)시키게 되는 것이다.
지금 박근혜와 최순실의 문제는, 초등학교 학생들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킨, 결코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은 문제다. 따라서 만약 헌재로부터 탄핵 기각(棄却)이라는,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한국 사회는 ‘가치관 붕괴(崩壞)’ 현상이, 그 본질에서부터 시작하여, 총체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헌재의 어처구니없는 판결 이후로는, 국민들 대다수가, 어떠한 거짓을 행하더라도 제 11계명인 ‘들키지 말라’는 말과, 만약 들키게 되더라도, 제 12계명인 ‘끝까지 부인(否認)하라’는 말이, 사회적인 성공과 출세를 위한, 아주 중요하고 절대적인 가치관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장관을 비롯한 수많은 고위공직자들과 일개 여인에 불과한 민간인까지도 함께 어울려서, 이번에 시범(示範)을 보여준 것처럼, 만약 들키지만 않는다면, 어떠한 뇌물도 받아먹을 수 있고, 어떤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괜찮다는 사실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더욱이 들키게 되더라도, 끝까지 잘못을 부인(否認)한 채, 죄가 없다고 잘 우기기만 한다면, 그리고 돈이 많아서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하여, 모든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갈 수만 있다면, 모든 위기에서 벗어나,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잘 살게 된다는 것이, 성공한 삶의 모델처럼 제시되고 암묵적(暗黙的)으로 강요되어 질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런 악(惡)을 거부하고 ‘진실’을 추구하면서 ‘거짓’에 저항했던 국민들은, 결국 커다란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져서, 스스로 외쳤던 정의로운 주장들을 모두 다 내려놓고, 사회적 방관자(傍觀者)가 되는 정치적 아노미(anomie; 공통된 가치관이 붕괴되고 목적의식이나 이상이 상실됨에 따라 사회나 개인에게 나타나는 혼돈) 상태에 빠져버리게 되고 말 것이다. 또는 역(逆)으로 이런 상태에서, 국민적인 대규모의 폭동(暴動)이나 유혈 혁명(革命)이 발생하게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排除)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자포자기(自暴自棄) 상태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미래에는, 자라나는 아이들 역시, ‘거짓’을 이용하여,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權謀術數)만이, 이 세상에서 보다 확실한 성공을 보장해 주는, 최고의 도구라고 여기게 될 것이다. 결국 어린아이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사회 윤리적인 양심이 무너짐으로 말미암아, 사회 전체에 부정부패가 난무하는, 그런 기막힌 나라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 시점에 이르면, ‘거짓말 공화국’의 뿌리는, 더 이상 제거하기가 불가능한 그런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한반도의 남쪽에 자리 잡은 한민족(韓民族)은, 지난 수천 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와 특검은 이번 일을 반드시 올바르게 잘 처리해야만 된다. 이 일은 국가 운명의 장래가 걸린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만약 헌재와 특검에서 이 일을 올바르고 정의롭게 잘 처리한다고 하면, 그 뒤에는, 장차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 권력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서, 자기 자신을 잘 되돌아보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서, 일체 ‘거짓말’을 하지 말고, ‘정직한’ 정치를 추구하는 올바른 정치인이 되려고, 노력하고 애써야만 된다. 자신의 사리사욕(私利私慾)과 당리당략(黨利黨略)을 추구하기 위해, 태연자약하게 ‘거짓말’을 하며,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하면서, 자신이 했던 약속(約束)들을 아주 손쉽게 저버리는 정치인들은, 더 이상 대통령을 꿈꾸지 말아야만 된다.
전략(戰略)과 전술(戰術)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리 자신을 합리화하고 정당화 하더라도, 이미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가 정직한 지도자 인지, 아니면 거짓말을 일삼는 지도자인지를, 아주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광적(狂的)인 추종자들의 눈에는, 자기가 지지하는 지도자의 어떠한 거짓된 행위조차도, 다 아름답고 올바르게 보이겠지만 말이다. )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자신이 국민들에게 한 공약(公約)이나 약속(約束)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상습적(常習的)으로 파기하면서, 너무나도 쉽게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정치인들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나,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정치계를 떠나는 것이 옳으며, 바람직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치, 경제, 군사, 외교, 교육, 문화.. 등등을 가리지 않고 혼돈(混沌)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리고 그 위기와 혼란의 한 복판에는, ‘거짓말’이라는 본질이 마치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지금 사법부가 이런 ‘거짓말’에 대해서, 추상같은 단죄를 가할 것인지, 아니면 ‘진실’을 외면한 채, ‘거짓’을 출세와 입신양명(立身揚名)의 도구로 용인(容認)해 줄 것인지를 결정하려 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이 모든 과정을, 촛불을 들고서 아주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 결과 여하(如何)에 따라서, 다음 행동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촛불을 놓을 수도 있고, 촛불대신에 횃불을 집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점에서는,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야당의 정치가이든지, 여당의 정치가이든지, 또는 이미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는 정치가이든지 아니면, 그 고지(高地)를 차지하고자 달려가고 있는 정치인이든지, 아주 ‘솔직하게’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어야만 된다. 나는 정말로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하지 않고, 약속을 잘 지키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직한’ 지도자 인가? 아니면, 온갖 핑계를 대면서, 자신의 입으로 내뱉었던 약속마저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린 채, 그런 자신의 ‘거짓된’ 모습을, 끊임없이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고 있는, 그런 부도덕(不道德)한 정치꾼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서, 자기 양심의 진솔(眞率)한 대답을 스스로 들을 수 있어야만 된다. 만약, 이 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는 모두에게 유익을 줄 수 있지만, 이 소리를 전혀 들을 수가 없다면, 부녀(父女)간 2대에 걸쳐서 권좌를 차지하다가, 결국에는 패가망신(敗家亡身)한 ‘정치꾼’들이 걸어간 그 길을, 또 다시 걷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더 부탁드리지만, 그 어떤 대통령 후보라도, 지금까지 ‘진실 된’ 모습으로 살아오지 못한 일들이 자주 있었다면, 이제는 국민들을 더 이상 속이거나 기만(欺瞞)하지 말고, 속히 정치계를 떠나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자신의 눈앞에 아무리 큰 권력의 환영(幻影)이 아른거린다고 할지라도, 전부 다 내려놓고 떠나는 것만이, 모두에게 유익한 일이 될 것이다.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의 거짓말에 신물이 나도록 질려 있으며, 그들로 인해 너무나 많이 치쳐있다. 그러므로 대권(大權)을 추구하는 후보들이, 자신의 또 다른 거짓된 모습으로, 이토록 힘들어 하는 국민들의 상하고 아픈 가슴을 계속해서 후벼 파는, 그런 악한 일들을, 더 이상 저지르지 말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바랄 뿐이다. |
첫댓글 옳소
근데 깍지님
제안하나 할께요.
글이 한꺼번에 너무 길면 잘 안읽게 되요...
촌천살인 1, 2, 3....
이런식으로 나누어서 올리면 더 많이들 읽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