師行脚時에 到龍光하니 光上堂이라 師出問, 不展鋒鋩하고 如何得勝고 光據坐한대 師云, 大善知識이 豈無方便고. 光瞪目云, 嗄하니 師以手指云, 這老漢이 今日敗闕也로다. 《해석》 임제 스님이 행각할 때 용광 스님이 계시는 곳에 이르렀는데, 용광 스님이 마침 법당에서 설법을 하고 있었으므로 임제 스님이 물었다. “칼을 뽑지 않고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습니까?”
용광 스님이 묵묵히 않아 있자 임제 스님이 말하였다. “큰 선지식께서 어찌 방편이 없으십니까?”
용광 스님이 눈을 크게 뜨고 쉰 목소리로 “사!”하니, 임제 스님이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이 늙은이가 오늘 낭패를 보았구나.”
《강설》 임제 스님이 “큰 선지식께서 어찌 방편이 없으십니까?”라는 매우 부드러운 진흙 속에 가시를 숨겨둔 수법을 썼다.
그러자 용광 스님은 칼을 빼들고 눈을 부라리며 “사!”하고 임제를 베는 시늉을 하였다.
그러나 임제의 한 마디는 도리어 용광 스님을 베는 것으로 되돌려버렸다. “이 늙은이가 오늘은 당했구나.” 하여 끝내버린 것이다.
‘師行脚時(사행각시)’에, 임제스님께서 행각시에, ‘到龍光(도용광)’, 용광스님이 계신데 이르렀어. ‘光上堂(광상당)’, 용광스님의 상당이라. ‘師出問(사출문)’, 임제스님이 떠억 나가서 묻기를, ‘不展鋒鋩(부전봉망)하고’, 칼날을 펴지도 않고 ‘如何得勝(여하득승)고’, 어떻게 해서 이기려고 하느냐. ‘光據坐(광거좌)한대’, 용광스님이 자리에 이렇게 의거하고 앉으니까. ‘師云(사운), 大善知識(대선지식)이 豈無方便(기무방편)고’, 어찌 방편이 없는가. ‘光瞪目云(광징목운)’, 용광이 瞪目云(징목운), 눈을 아주 삭 째려보면서, 瞪目(징목)이란 그런 뜻이여. ‘嗄(사)하니’, 이건 칼을 뽑을 때 나는 소리입니다. ‘師以手指云(사이수지운)’, 임제스님이 손으로서 가리키고 말하기를, ‘這老漢(자노한)이 今日敗闕也(금일패궐야)로다’, 이 늙은이가 오늘 패궐이라, 오늘 그만 낭패를 보았다. 죽었다 이 말이지. 벌써 칼이 뽑아졌으니까. 처음에 鋒鋩(봉망)이라고 하는 거, 칼날을 말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칼로 이야기가 연결이 되고 금일 패궐이라고 하는 것은 벌써 칼 맞고 졌다 이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