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의 새끼 사랑
조윤환 herbal-me@hanmail.net
녹색의 풀잎위에 엎드려 커다란 겹눈으로 앞을 응시하고 있다. 먹이를 발견한 사마귀는 먼저 낫처럼 생긴 앞다리를 번쩍 들고 기다린다. 앞다리를 들고 있는 자세가 기도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 일까. 서양에서는 praying mantis 라고 부른다.
큰 겹눈을 가진 세모꼴 머리 ,큰 턱에 예리한 이빨, 이런 두상과 연결되어 있는 긴 목은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특히 낫같이 휘어진 큰 앞다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톱날로 두 줄이 돋쳐 있다. 메뚜기, 나비, 잠자리, 노린재 등의 먹이가 가까이 닦아오면 눈으로 쫓아서 앞다리로 내리쳐 잡는다. 메뚜기 와 비슷한 먹이를 잡는 순간 커다란 뒷다리를 떼어내어 버린다. 그러면 심하게 버둥대지만 도망가지 못한다. 산 채로 가슴살부터 씹어 먹는다.
사마귀는 수컷이 암컷에 비하여 체구가 작다. 톨스토이가 사랑은 세 종류가 있다고 했다. 첫째 아름다운 사랑. 둘째 헌신적인 사랑. 셋째 활동적인 사랑. 사마귀의 수컷은 헌신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 이들도 사랑의 불길은 그 것을 알아차리기 전에 이미 불태우고 있다. 수컷이 번개같이 덤벼들어 짝짓기가 성사된다. 임무를 완수하면, 튕기듯 도망치려다가, 포로가 되어 암컷의 품에 안긴다. 수컷은 이 몸 다 바쳐서 헌신적인 사랑을 한다. 암컷은 수컷을 통째로 머리부터 맛있게 먹어치운다. 임신한 암컷에게 새끼의 영양 보충하라고 몸 바쳐 헌신한다.
동물 중에는 가시고기 수컷이 새끼사랑을 헌신적으로 한다. 암컷이 산란을 하면 수컷은 새끼 알을 부화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필사적으로 지킨다. 그 동안 먹지도 않는다. 알이 부화될 때쯤이면 수컷 어미는 죽은 채 새끼들이 다 뜯어먹고 앙상한 가시만 남는다. 새끼들을 위하여 헌신적인 사랑을 한다.
사마귀가 그렇게 헌신적인 사랑을 하여 잉태한 암컷의 알집을 사람들은 약제로 쓴다. 말린 사마귀 알집을 桑螵帩(상표초)라 하여 소변이 빈번한 요실금에 쓰인다. 특히 어린이들의 ‘오줌싸개’ 에 원지, 복신, 당삼, 당귀, 복분자, 등을 함께 사용하면 효과가 탁월하다. 이웃집 유치원 아이가 잠들면 이불과 요에 오줌을 싸 양방, 한방병원을 여러 달 다녀도 치료되지 않았다. 복분자 와 사마귀알집, 에 복령을 다려 먹고 완치되었다고 했다.
큰 아들이 중학교 일 학년 때였다. 볼거리가 악화되어 그 바이러스가 뇌로 침투하였다 고 했다. 물만 넘겨도 구토가 심하였고, 고열 상태였다. 척추에서 물을 빼어 검사한 결과 바이러스 수치가 정상을 초과하여 치료가 어렵겠다고 하였다. 비관적이었다. 시외 전화로 통곡하는 아내의 비통함을 들어야 하는 아비의 가슴은 억장이 무너졌다.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매달렸다. 차라리 죄 많은 저를 먼저 대려가소서. 그 아이는 유년 부 성경암송대회에서 장로교 서울최우승자로, 전국대회 서울대표로 출전한 아이입니다. 그 아이를 살려주옵소서. 제가 대신 가겠아오니 제 목숨을 거두어 주옵소서 하고 통곡의 기도를 했다.
아내한테서 시외전화가 또 왔다. 아이가 42도의 고열 혼수상태에서 목사님을 불러 기도해 달라고 한다고 했다. 천리 길 떨어진 나보고 신설동 교회로 목사님께 연락하라고 재촉했다. 김동희 전도사와 이천석 목사가 원자력병원에 와서 땀을 뻘뻘 흘리며 간절한 기도가 끝나자 아이는 조용히 잠들었다. 그 이튿날 이른 아침에 일어난 아이는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밥을 잘 먹었고 구토하지도 안했다. 담당의학박사가 의학상식으로는 이해가 않되는 기적이라 고 했다. 다시 정밀검사를 했다. 그 결과는 위험수위라는 바이러스는 온데간데없이 깨끗이 사라졌다고 했다. 3일 후에 퇴원했다.
기도한데로 내게는 그 데로 응답이 왔다. 어린 아들은 살아났으나 나는 전신마비상태가 와서 꼼짝도 못하였다. 아들대신 목숨을 거두어달라고 기도했더니 그 데로 응답이 왔다. 관사로 병문안 온 목사님이 이르기를 앞으로는 아무리 자식사랑이 강해도 그렇게 기도하는 것 아니라고 타 일렀다. 전신안마를 받으며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고 그 다음날 거뜬히 일어났다. 어린 아들이 위기에 처하자 불속이라도 뛰어 들어갈 것 같았다는 심경을 고백한다.
몇 해 전인가 캐나다에 아들 조기유학을 아내와 함께 보낸 어느 기러기아빠가 폭행혐의로 구속되었다고 했다. 아들이 현지적응을 못하여 공부는 않 하고 방탕하여 방황하였다. 기러기아빠는 근검절약하며 피땀 흘려 학비와 생활비를 보냈다. 아들에게 희망을 걸고 고독을 씹으며 살았다. 그러나 아들소식에 분노하여 캐나다에 가서 아들을 회초리로 때렸다. 반성은커녕 아빠를 경찰서에 폭행으로 고소하는 비정한 아들이었다. 현지 영사관의 설득으로 벌금을 내고 석방 귀국했다. 절망과 좌절에서 우울증까지 심해졌다. 아빠는 자식을 위해 헌신하다가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쉬고 목숨을 미련 없이 던져버렸다. 아빠의 사랑 더 붉어라.
첫댓글 부모님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부모사랑의 10/1 만이라도 행하면 큰 효자이지요 자식사랑 한이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