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제학과 2006061026
신우진
‘언더월드 2’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지나치게 복잡한 내러티브이다 . 전편에서 반전의 묘미를 제시했던 내러티브는 고작 105분의 상영시간 속에서 많은 등장인물의 난해하고 뒤엉킨 관계 때문에 짧은 액션 사이에 긴 설명을 끼워 넣기 급급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 오프닝의 자막 이후에 속사포처럼 설명되는 등장인물들의 정체와 그들 간의 관계를 자막으로 쫓아가는 것은 대단히 버거웠다. 게다가 오락 영화라면 관객을 배려하는 수준에서 전편을 보지 않았어도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 마련이지만 ‘언더월드 2’는 예외였다. 시체로만 등장하는 전편의 캐릭터의 비중이 지나치게 커서 전편을 보지 않고는 상영시간 내내 의문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복잡한 내러티브라 하더라도 액션이 화끈하다면 용서될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액션도 전편에 비하면 임팩트가 떨어졌다. 전편에서 쌍권총을 난사하고 장검을 휘두르던 셀린의 매력은 마커스의 카리스마에 눌려 인상적인 장면을 제대로 각인시키지 못하며 엄청난 힘을 가졌기에 감금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윌리엄은 도리어 허약하기 이를 데 없어 힘 한 번 못쓰고 최후를 맞는다. 뱀파이어와 라이칸의 혼혈이기에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마이클의 위력은 맷집 밖에 없는 듯 보였다.
전편에서 방대한 세계관이 있을 것 같다는 암시가 있었지만 ‘언더월드 2’는 방대한 세계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3편을 제작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결말에서 엿보이고 게임이나 코믹스 등 머천다이징을 넓혀갈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지만 영화 본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이상 과연 방대한 세계관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엔터테인먼트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단순함'이라는 사실을 '언더월드 2'는 새삼 일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