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달래와 마늘이 분명히 다르고 그래서 그 이름도 다릅니다. 마늘이란 이름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에게 원음 그대로 전해졌던 것인데, 왜 한단고기는 이 '마늘'을 중국어 표기인 '蒜(산)' 그것도 마늘이 아닌 달래로 썼던 것일까요? 한단고기의 저자는 마늘과 달래를 구분하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마늘을 표시하는 글자가 '蒜'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위에 언급한 어느 교수에 의하면 마늘을 한자로 '맹랄(猛辣)'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맛이 날하다 해서라고 합니다. 우리말에 ‘소 뒷걸음치다 개구락지 밟는다.’는 말이 아마도 이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요? 우리가 원시알타이어 '메늘'을 표현했던 한자가 바로 이 '맹랄(猛辣)'이었을 겁니다.
다시 말해 '산'(蒜)과 '맹랄'(猛辣) 가운데 어떤 까닭인지 맹랄이 사라지고 중국어 '산'이 마늘을 뜻했던 것이지요. 분명히 마늘을 중국의 '산'이 아닌 '맹랄'로 썼던 이는 마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던 사람입니다.
한단고기의 저자는 그것을 몰랐을까요? 만일 한단고기 저자가 환웅의 마늘은 '산'(蒜)이 아니라 '맹랄'(猛辣)이었다고 했다면 저는 아마 기절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한단고기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고요.
일전에 제가 마늘의 원산지가 파미르고원이고 그 자생지역이 타림분지의 천산산맥이라고 알려드렸지요? 한단고기에 보니 환국 중에 '구다국'이 나오는데 구다국에서 마늘이 나온다고 적혔더군요. 구다국이 어디입니까? 바로 파미르 유역의 Qudara가 있는 곳이 아닐까요? 이 근방(타림분지 ,천산산맥 부근)에는 쿠트라, 고탄, 등 비슷한 발음지역이 많고요. 더욱이 '쿠르드'가 살던 '쿠르디스탄'이 시작되는 곳이지요. 만일 한단고기의 구다국이 이 근방이 맞다면 마늘 원산지와 자생지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지요. - 솔본 * 송준희님이 글을 옮겼습니다. (2005-07-31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