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차 지리산명선봉(1586m)
◈산행일:2001년 11월11일 ◈날씨:오전-맑음/오후-흐림
◈위치: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 범왕교
◈참가인원:46명 ◈산행소요시간:7시간30분(09:07~16:37)
◈교통(한일관광-박승표기사):마산(06:38)-사천휴게소(07:24-07:47)-하동요금소(08:00)-아산휴게소(08:25-08:35)-범왕교하차(09:07)
◈산행구간:범왕교→참샘→토끼봉→명선봉→빗점(이현상최후격전지)→의신주차장
◈산행안내:전체(박영근), 선두(박영봉), 중간(김용현), 후미(전형오)
◈특기사항:산행 후 하동군 고전면 소재 그린천에서 목욕
◈산행메모:범왕교 주위 도로가 많이 넓어졌다. 하지만 토끼봉으로 오르는 등산출입구는 막혀있다. 큰 돌들이 박혀있는 밭둑을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니 개울을 건넌다(09:15).
그물로 둘러친 밭위의 산길로 들어선다. 물소리를 들으며 개울을 건너고 잠시 후 또 건넌다. 돌길이 이어지다가 완만한 낙엽송 숲에 들어선다. 낙엽 밟히는 소리로 사각거리는 길을 숨차게 치솟는다. 완만한 너덜겅길도 잠시 지나다가 치솟는 길이 이어진다.
돌길이 끝나고 지그재그로 숨차게 올라가니 칠불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쳐지는 능선에 오른다(09:56).
칠불사로 가는 길은 폐쇄된지 오래다.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양쪽으로 산죽이 펼쳐진 길로 돌아 올라가니 억새에 덮힌 헬기장을 지나고 5분후 토끼봉2.3, 범왕교2.6㎞ 라고 적힌 참샘이정표 앞에 선다(10:16).
고여있는 물이지만 한쪽박 가득 마시고 수통도 채운다. 바람끼는 있는듯한데 좀 시원하게 불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급경사를 치고 오르는 길이 아닌데도 숨이 찬다. 잡초에 묻히는 헬기장을 또 지난다. 키를 넘기는 산죽사이로 힘차게 오르니 봉이다. 잠시 완만한 길에서 한숨 돌린다. 토끼봉1㎞ 이정표에 가니 왼쪽으로 반야봉, 정면에 토끼봉 오른쪽에 명선봉이 가깝게 와 있다(10:47).
멀리서 보기에는 완만하게 나아가서 주봉에 오를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 가보면 여러 봉이 겹쳐졌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돌탑도 지난다. 봉을 올라 약간 내려가는 길도 이어진다. 바위앞에서 왼쪽으로 돌아 돌 사이를 치고 오르니 앞에 막히는 것이 없어진다. 해발1534미터인 토끼봉 정상이다(11:13).
이정표에는 노고단7.5, 뱀사골대피소1.4, 연하천대피소3.0, 천왕봉18.0㎞ 란다. 반야봉 왼쪽에 노고단도 가까이 보인다. 약간 살랑이는 바람에도 땀을 식힌다. 눈길이 불무장등을 따라 왼쪽으로 내려가니 그 끝에는 겹겹이 포개진 능선 위로 엷은 구름이 살짝 드리워져 있다.
통나무계단을 펄쩍펄쩍 내려가서 완만하게 나아가다가 다시 숨차게 올라간다. 봉에서 다시 완만해지고 돌 사이로 봉 왼쪽을 돌아오른다. 연하천1.0㎞ 이정표 앞에 선다. 이정표 뒤 20미터지점에 총각샘이 있다고 했는데 지형을 보니 돌사이 어디엔가 있겠구나 하고 지난다.
나무계단을 올라 철난간을 잡고 봉에 오르니 일행 중 몇은 점심식당을 차린다(12:03). 연하천0.6㎞ 이정표를 지나고 5분후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꺾어서 완만하게 올라가니 표지석도 없는 명선봉 삼각점에 선다(12:20).
빗점골, 의신마을이 발아래에 와 있다. 몇십미터 내려가다가 식당을 차렸다(12:22-38). 잡목에 얼굴까지 걸치적거리는 길을 급하게 쏟아져 내린다. 조심조심 암반사면을 지난다(12:55). 직벽바위에 매어놓은 줄을 잡으며 기대놓은 나무에 의지해 아슬아슬 통과하는 구간도 지난다(13:15).
한참을 정신없이 쏟아져 내리기만 하던 길이 완만해지며 약간 올라가기도 한다(13:40). 낙엽에 발목까지 빠지며 허리까지 자란 산죽사이로 난 길을 따라 쏟아져 내려간다. 낙엽이 미끌거려 엉거주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용을쓰기 보다는 차라리 앉아버리니 저절로 내려간다. 5분뒤 다시 완만해졌다가 또 정신없이 쏟아지니 이현상아지트에 들어선다(13:53-14:00).
의신4.7㎞ 라는 이정표도 있다. 큰 바위 2개 사이에 남부군 빨치산 총사령관 이현상아지트 안내판이 두 개 서 있다. 오른쪽 안내판에는
<이 곳은 이현상의 아지트로 활용된 곳으로 외부에 대한 조망이 쉽고 바위, 소동굴, 산죽, 수목 등이 어우러져 아지트로서의 조건을 모두 지니고 있는 곳이다.>
라는 내용이고 왼쪽 것에는
<이 지역은 이현상의 빨치산 부대가 토벌대의 수색 및 공격을 피해 바위를 이용한 동굴, 비밀아지트, 움막 등을 설치하여 지휘본부 주둔과 경계임무를 겸한 이현상의 중요한 아지트로서 토벌대의 강력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천혜의 요새로서 장기간 동안 게릴라전을 벌인 곳이다.>
라는 내용이다. 내려가니 다른 팀도 보인다. 빗점 개울을 건넌다(14:10). 1997년7월6일 장수산악회 제76차 산행시 폭우로 이 개울을 건너지 못해 9명(김영우,김양균,최광식,박성목,김석구,김순길,이복헌,지상휘,김창동)은 내려왔던 명선봉, 토끼봉 길을 되돌아 올라갔던 아픈 기억을 지닌 곳이다.
온 세상을 삼킬듯이 세차게 쏟아지던 폭포수는 어디로 가고 돌 사이로 졸졸 흐르는 한줄기의 물이 조용한 계곡을 지키고 있다. 기념촬영을 하고 내려가니 이현상 최후 격전지에 들어선다(14:12-30).
널따란 반석의 가장자리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4개 서 있다. 당시의 처절한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산길따라 내려가니 벽소령으로 올라가는 임도를 만나고 임도따라 내려가니 《여순 10.19사건 시 빨치산 유입 경로》에 대한 안내판이 서 있다(14:47-54).
<1948년10월19일 제주도폭동사건을 진압하기 위한 여수의 14연대 1개 대대가 주동이 되어 반란군을 규합, 여수시를 장악하고 10월20일 순천시에 진입하여 폭동을 일으키자 국군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되었으며 국군의 소탕작전에 밀려난 여순반란 패잔병들은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일대 섬진강을 건너 피아골을 지나 맞은편에 보이는 칠불사 뒷편 당재를 주요 이동경로로 삼아 이현상의 휘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임도로 내려가니 가든마을이다. 이정표에는 벽소령4.1, 의신2.7㎞ 란다(14:56). 더 내려가니「삼정(표고650m), 벽소령4.7, 의신2.1, 신흥7㎞」라는 이정표(15:05)를 거쳐 삼정매표소에서 산행을 마감한다(15:30).
지리산에만 풀어놓으면 물찬 제비로 변한다는 김치현회원이 13시40분에 1위로 하산하였다. 그의 체력관리 요령이 궁금하다.
♨승차이동(16:55)-신흥갈림길(17:05)-아산휴게소(17:32-38)-목욕탕(17:58-19:50)-하동요금소(19:51)-반성에서부터차량정체-마산도착(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