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어떤 러버를 주로 사용하십니까? 제가 탁벼시나 고고탁의 벼룩시장을 보며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이 러버를 쓰는 사람이 있구나.'입니다. 저는 주구장창 테너지 였습니다. 비싼게 비싼 값을 한다고 생각했고 또 그런거 같고 또 저희 동호회는 테너지로 대동단결했기에 다른 러버는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선생님께 망치의 후속으로 아모르2를 권유 받았고 저는 전과 동일하게 테너지05를 전면에 64를 뒷면에 붙이고 시타를 했습니다. 미리 말씀드립니다. 선생님도 어느 댓글에 쓰신걸 본거 같아 저도 말씀드려 봅니다. 아모르2는 테너지랑 맞지 않는거 같습니다.
1. 크리스탈ZL카본을 손에 넣다.
- B사의 슈퍼ZLC도 들어 봤지만 크리스탈ZLC는 처음 들었습니다. 암튼 특수소재 덕분인지 만만치 않은 가격에 아모르2를 들여온 저는 입수되자마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기존 망치 그립을 애초에 좀 두툼하게 주문했던터라 제게 더할나위 없이 만족감을 주었기에 그립을 바꾼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원채 욕심만 많은 초보인지라 두꺼운 커터날로 그립을 뜯다 보니까 어쩌다 아모르2의 그립내부 면이 일부 살짝 뜯어졌습니다. 저의 실수에 허걱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놀라던 그 순간 저는 또 한번 놀랐습니다. 뜯어진 면 내부에 비치던 카본층이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것입니다. 마치 백금으로 엮은 것 같은 카본층은 왜 이것이 크리스탈 ZL카본이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걸 사진으로 남겼어야 하는데 못 보여드리는게 아쉽네요. 궁금하시면 한번 뜯어(?)보세요. ^^;;
2. 테너지 + 아모르2는 나랑 안맞아~~!!!
- 앞서 다른 사용후기와 달리 이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테너지로 했을 때와 지금 베가 아시아를 사용할 때와 너무 느낌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합판과 동일한 것만 같은 울림이 발생했고 05든 64든 특유의 스핀이 라켓과 조화롭게 하나가 되지 못해 드라이브든 쇼트든 안정적이지 못해 불편했습니다. 승률이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이건 저만의 느낌일 수도 있겠지요. 다른 아모르2 사용하시는 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3. 분야별 사용후기(러버 : 베가 아시아)
- 포어핸드 스트로크 : 딱 합판과 카본의 중간이라는 반발력과 세미하드한 느낌이 망치와 같았지만, 울림소리가 이전 아모르가 "꾸오옹~!"하고 통판같은 깊은 공명이라면 아모르2는 "까아앙~!"하고 좀 더 높고 날카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좀... 구분이 어렵죠? ^^;; 파워와 공명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 쇼트 / 하프발리 : 사실 러버를 베가 아시아 보다는 오메가4 프로 를 더 지향하는데 일단 쓰던게 있어 쓰는 중입니다. 엑시옴의 카보스폰지(검은색 스폰지)가 저한테 맞는가 봅니다. 상대방의 드라이브나 일반적인 스트로크에 안정적으로 넘길 수 있었고 방향전환시에도 오버미스나 네트 실수가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얻어쓴) 오메가4 프로 부착시 좀 더 파워있게 운용이 가능했는데 반면 안정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 커트 : 처음으로 커트에 대해 남기는데 전에는 커트는 순전히 러버의 영향이라고 생각했기에 테너지가 모든걸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어서 였습니다. 역시나 러버가 바뀌자 커트 접촉시 느낌과 안정성, 스핀도 모두 달라졌습니다. 커트 역시 테너지 보다는 베가 아시아가, 또 그보다는 오메가4 프로가 편했고 미스도 적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모르2 라켓과 조합시 '틱'하는 걸림이 테너지는 미쳐 이뤄지기 전에 이미 떠오르며 오버가 되는데 남은 두 러버는 직선으로 쭉 뻗으며 안정적으로 커트가 이뤄졌습니다. 아무래도 시합시에는 가장 많이 하는 기술이 커트다 보니(적어도 저의 경우) 무척 중요한 사항이 되었습니다.
- 포어핸드 드라이브 : 때마침 제가 제대로 코치님께 드라이브를 배우는 터라 성공률은 무척 높았으나 파워는 여전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단, 오메가4 프로 사용시에는 파워가 늘어난 대신 안정성이 살짝 떨어졌습니다. 베가 아시아로 숙련 후 오메가4 프로로 가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불어 '반발력'과 '안정성'의 양면성은 끝없는 고민거리임을 새삼 느낍니다. 한방 보다는 연결위주 운영을 하고자 하기에 아직 베가 아시아에 그래도 만족하고 있으며, 파워는 노력으로 향상되지만 안정성은 노력으로 되는게 아니라 생각하기에 지금에 적응하려 합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드라이브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자신감이 붙자 최근 6부 준우승자도 2번이나 이기는 등 최근 승률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갔습니다. 마치 망치의 성능에 안정성과 반발력, 세미하드함을 두스푼씩 더 넣었다고나 할까요? ^^ 암튼 그렇게 잘 적응중이었는데...
4. 배고프진 않지만...
- 만족스런 아모르2 였지만 약간의 반발력 및 스핀 부족을 아쉬워하며 서브 라켓으로 프리모락카본과 코르벨을 구해봤습니다. 그리고 베가 아시아와 슈퍼벨로체, 오메가3를 돌려가며 사용해 본 결과 프리모락카본은 정말 너무 잘 나간다는 것과 표층의 히노끼가 살짝 두꺼움에도 내겐 하드한 느낌(아모르1과 비슷)이 든다는 것, 코르벨은 스핀을 만드는 건 더 나은데 역시 합판의 울림("터엉~!" 뭐 이런거)을 내가 싫어 한다는 것을 이유로 결국 돌아 돌아 아모르2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무절제한 과식은 금물인거 같습니다.
5. 번외편 : 레드라벨과 아르페지오 그리고 애니그마
- 레드라벨 : 블루라벨 일중펜 특주 이후 단판 펜홀더의 로망에 구입하여 테너지05를 붙여 사용해봤는데 쉐이크 전향 후 펜홀더가 어색해졌고 6부 우승하셨던 분이 시타 후 간절히 원하셔서 분양하게 되었습니다. 분양해 가신 분과 저와 한결같이 했던 이야기는 '부드럽게 뭍히는데 파워는 사이프러스S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 었고 특히 드라이브시 3연속 드라이브에 성공하면서 동호회 내에서 명품인증에 성공했습니다.
- 아르페지오 : 아르페지오 중펜과 쉐이크를 둘 다 사용했습니다. 꼭 말씀드려야 겠는게 아르페지오 중펜과 쉐이크는 일반 다른 라켓들의 쉐이크 그립 & 중펜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결정적으로 두께가 다릅니다. 쉐이크가 더 두껍지요. 그래서 처음에 중펜만 보유했을 때 선생님께 쉐이크로 그립 변경을 부탁드렸는데 그러려면 양면에 나무를 한겹씩 더 붙여야 되는게 추가되어 4만원을 말씀하시더군요(면 2만, 그립 2만 / 참고용 입니다). 그래서 확그냥 막그냥 쉐이크도 사서 비교를 해봤는데 확실히 쉐이크가 좀 더 반발력도 강했습니다. 단 쉐이크의 표면에 상대적으로 나무가 덧대어 있다보니 중펜보다 안정적이고 더 하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르페지오 쉐이크에 테너지05(전),64(후)로 동호회 월례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했으나 역시나 동호회 회원분의 간곡한 부탁으로 저는 아모르2에 만족하고 넘겨드렸습니다. 중펜 역시 이제 펜홀더 그립과는 안녕을 고해야 될 것 같아 분양보내게 되었습니다. 처음 다뤄 본 AL카본 계열 라켓이었는데 어째 프리모락카본보다 더 반발력이 강한 것 같습니다(ALC가 카본에서 안정성을 위해 계발되지 않았던가요? ^^;;). 암튼 회원분만 아니었으면 까딱 아모르2를 밀어낼 뻔한 라켓이었습니다.
- 애니그마 : 그냥 딱 잘라서 애니그마가 통판의 울림이 크지 않았고, 아니 제가 통판의 울림 같은걸 신경쓰지 않았고, 또 다른 동호회 분의 또 한번의 간곡한 부탁이 아니었으면 서브 또는 더블로 사용했을 거 같습니다. 러버는 양면 테너지64였는데 정말 합판임에도 불구하고 파워도 안 밀리고, 드라이브시 걸리는 느낌이나 쇼트 / 하프발리시 안정적이었습니다. 특히 드라이브 느낌은 아모르2에 오메가4 프로를 붙인것 보다 좋았습니다. 애니그마와 아르페지오가 퓨전을 하면 아모르2가 될거 같습니다.
이상으로 사용 후기를 마칩니다.
꼭 한번 남겨보고픈 장원장 선생님 라켓 사용기였는데 필 받았을 때 줄기차게 써 내려간거 같습니다.
아모르2도 저에게 완전 최고의 라켓은 아닌거 같습니다. 다만 지금 느낄때 가장 잘 맞는 라켓이고 이제는 제가 라켓에 베인 손때 만큼 라켓에 저도 만족하며 적응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역시나 여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아모르3(아모르 에디션이라고도 하셨는데 아직 이름은 미정인듯 합니다)를 개발중이시라더군요.
선생님의 최신 모델이 예전 모델보다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고 예전 모델이 무조건 덜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우리 사용자들의 사용후기를 통해 보완할 점과 각 사용자 전형을 고려한 라켓을 개발하시니까요.
그러나 결론은 하나인것 같습니다.
어느 누군가 말씀하셨듯이
'장원장 라켓의 라이벌은 장원장 라켓 뿐이다!'는 겁니다.
앞으로도 좋은 라켓 많이 만들어 주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P.S - 첨부 사진은 선생님을 처음 뵈던 어느 토요일 새벽 4시에 선생님과의 기념사진을 남긴것과 그동안 함께했던 라켓들 입니다. 지금은 블루라벨 일중펜 특주(그립에 제 이름을 새겨서 팔고 싶지가 않네요)와 아모르2 뿐입니다.
첫댓글 ㅋ ㅋ 사진까정^^; 멋진후기 감사합니다
최고는 누가 뭐래도 최고일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언젠가...블루라벨을 쓰볼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하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