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 현대, 리모델링 관리처분 통과했지만

[경호처장]

과도한 대출 규제로 사업추진에 ‘적신호’

이촌동 현대아파트가 리모델링사업 부담금에 대한 결의를 마치고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04년 6월 창립총회를 개최하며 리모델링을 추진한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조합(조합장=김하영)이 지난 5일 관리처분총회를 끝마침에 따라 앞으로 오는 11월 예정된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창립총회 당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조합은 2006년 5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며, 작년 5월 16일 리모델링 행위허가를 얻었다.

5일 치러진 총회 상정 안건은 ▲조합규약 변경 승인 ▲사업시행계획 변경 승인 ▲시공사 본 계약서 승인 ▲협력업체(정비업체, 원가검증기관) 계약 추인 ▲관리처분계획 승인 ▲자금(사업비 등)의 차입·방법·이율 및 상환방법 승인 ▲2008년도 예산 승인 ▲대지지분 정리 승인 ▲총회 의결 사항 대의원회 위임 등 아홉 가지. 조합은 총회 결과 상정 안건이 모두 통과된 것으로 밝혔다.

조합의 향후 일정에 따르면 현대아파트는 7월까지 이주계획 및 신탁등기 등의 이주를 위한 제반절차를 실시하고 10월까지를 이주기간으로 계획하고 있다. 11월부터 철거를 포함 리모델링공사가 시작된다. 공사기간은 20개월로 예정되며 2010년 6월 준공 및 입주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조합원 이주를 진행 중인 조합은 최근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조합원에 대한 이주비 대출 관련 기존 대출금에 대한 상환 의무가 남아있는 일부 조합원의 경우 대출 관련 규제사항이 적용돼 원활한 이주비 대출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차입금융기관은 국민은행, 우리은행 및 하나은행 등으로 차입조건을 살펴보면, 이주비는 담보가액의 40% 범위내, 분담금(중도금)은 조합원 분담금의 40% 범위내, 사업비는 소요자금 범위내로서 은행과 별도 협의를 통해 이뤄진다. 차입방법은 조합또는 조합원 명의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고, 이를 시공사가 연대보증한다.

조합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해 공사비 40% 수준에서 대출금을 책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관리처분계획에 따르면 총세대별 분담금 합계액은 모두 1534억원으로 이를 세대별 평균액으로 환산하면 세대당 약 2억3천만원의 부담금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이주비 지급 조건에 따르면 약 9400만원만을 대출받을 수 있고, 잔여 1억3천여만원 가량을 조달해야한다.

김하영 조합장은 “아무리 중도금 형태로 나누어 납부한다해도 1억3천여만원이란 거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조합원 중에서 기존 대출금이 남아있는 경우는 현행 규정상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대출규정에 묶여 이주비 대출이 어려운 조합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리모델링 자체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조합측 설명. 조합이 파악한 바로는 기존 대출자들의 수효가 약 25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조합은 조합 명의로 전셋집을 구입해 이를 조합원들에게 알선하는 형태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엔 부족하다.

김 조합장은 “리모델링사업은 헌집을 고쳐 새집을 짓는 것으로서 이를 위한 이주비 대출에서도 LTV와 DTI 등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대출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과도한 규제를 비판했다. 이어 “공동주택 리모델링시장이 보다 안정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일반 주택사업과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닌 리모델링에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에 특화된 형태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한다”며 정부 당국의 제도개선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