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첨단 기술 산업이 서로 보완적입니다. 아직 개발이 안 돼 매력적인 미얀마의 자원에 한국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때입니다."(조병제 주미얀마 한국 대사)
- ▲ 지난달 28일 미얀마 수도(首都) 내피도의 팅가하 호텔에서 조선일보와 주(駐) 미얀마 한국대사관, 미얀마 정부가 공동 주최한 한·미얀마 경제 포럼이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찬 눼인 교육부 장관, 우 룬 티 에너지부 장관, 우 온 뮌 광업부 장관, 우 소 타 국가기획경제발전부 장관. /애 조 모 프리랜서 사진작가
포럼에선 특히 우 소 타(U Soe Tha) 장관이 우 온 뮌(U Ohn Myint) 광업부 장관과 우 룬 티 에너지부 장관을 소개하면서 "이분들이 가진 게 많다"며,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자원 산업에 진출해줄 것을 당부했다.
포럼에서 페 진 툰 에너지부 기획국장은 "29개의 석유·천연가스 해양 광구에서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22개의 외국기업이 활동하고 있다"며 "6개의 연안 광구와 16개 심해 광구는 현재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했고, 뮌 르윈 광업부 광업국장은 "미얀마엔 구리, 납, 아연, 주석, 텅스텐, 금, 석탄 등도 풍부하다"며 "예전에 광물 자원을 정부가 자체 개발했으나 이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자체 개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3곳의 중국 기업과 1곳의 태국 기업이 니켈과 주석 채굴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얀마에선 초헌법적인 군정이 지속되면서 '법에 의한 통치'보다는 '사람에 의한 지배'라는 불확실성이 커져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투자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한국 측 참석자들은 한국과 미얀마가 '개발 경험'을 나누는 것부터 협력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했다. 포럼에서 주형환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은 "1962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82달러로 미얀마보다 못했으나 지난 50년간 200배로 불었다"며 "미얀마가 한국의 개발 경험을 참고해 서로 윈-윈(win-win)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 연구원은 "미얀마는 자원 산업과 수출 특화 산업에 비교 우위를 갖고 있으므로 한국은 미얀마의 자원 산업, 의류 수출 산업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측에선 김학수 전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 사무총장, 하영선 서울대 교수,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 김경량 강원대 교수, 최창원 녹색성장위 녹색성장기획팀장, 설광언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등도 참석했다.
- ▲ 우 소 타 장관
미얀마의 선임 경제부처인 국가기획경제발전부의 우 소 타(U Soe Tha) 장관은 미얀마 수도인 내피도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경험 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보다 돈독하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성공했던 각종 개발 경험을 재구성해 개도국들에 제공하고 있다. 2004년부터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15개 나라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소 타 장관은 “11월 7일 총선 후엔 미얀마가 지금보다 다른 나라와 활발한 경제 교류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미얀마에 26억6000만달러를 투자한 한국이 앞으로도 계속 (미얀마에)투자를 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 ▲ 조병제 대사
조병제 주(駐)미얀마 한국 대사는 “자원외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미얀마에 대해 우리나라는 인도적 차원의 무상 원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의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미얀마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연간 2억5000만달러, 호주가 4000만달러, 일본이 3500만달러의 무상 원조를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조 대사는 이번 한·미얀마 경제포럼을 주도했다. 그는 “미얀마가 향후 민간 정부로 바뀌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게 민간의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고, 호주는 이미 (미얀마에)학교와 병원을 짓고 교사들을 훈련하며 의료 물자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조 대사는 “미얀마는 중국·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전략적인 위치가 좋고, 한류가 퍼지면서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전하며 “지금 한국 기업들이 들어와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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