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구장' 제1요건 '천연잔디'
경기력 영향-안전도 최대 관건…문학 1위-잠실 2위 사직 '최악의 구장'…덕아웃-관중매너 광주-대전 뒤처져 |
'최고의 구장은 문학, 최악은 사직.'
새로 지은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2002년 개장한 인천 문학구장이 프로야구 선수들이 뽑은 '꿈의 구장'으로 선정됐다. 반면 가장 오래된 인조잔디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최악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2004 프로야구 개막에 앞서 각 팀 10명씩 8개 구단 선수 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7개 메인구장(잠실 문학 사직 수원 대구 광주 대전) 선호도 조사에서 인천 문학구장이 6개 항목중 4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 예상대로 최고 구장의 영예를 안았다. 잠실구장은 2개 항목에서 1위에 오르며 전체 순위 2위로 자존심을 지켰다.
1대1 전화 인터뷰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기간은 3월 30일과 31일 이틀이었으며 그라운드 상태 등 6개 항목을 물었다.
천연잔디구장과 인조잔디구장의 편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6개 항목에서 문학구장과 잠실구장이 1,2위를 독식한 반면 최악 부문은 인조잔디구장이 휩쓸었다. 사직구장이 그라운드와 조명, 펜스 안전도 등 3개 부문에서 최악 1위, 광주구장이 덕아웃과 편의시설 등 2개 항목에서 최악 1위, 대전구장은 관중 매너가 가장 안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7개 메인구장 가운데 인조잔디가 깔린 구장은 4곳. 인조잔디가 경기력 향상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새삼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그라운드 상태
천연잔디가 깔린 문학과 잠실이 각각 45표와 22표를 얻어 부동의 1,2위. 반면 사직은 인조잔디가 노후화돼 미끄럽고, 표면이 울퉁불퉁해 불규칙 타구가 많이 나온다는 불평이 많았다. 또 외야가 푹푹 꺼져 부상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악 2위인 광주는 운동장이 작은데다 역시 면이 고르지 않아 야수들이 고생을 많이 한 곳. 하지만 올해 인조잔디를 새로 깔아 일단 비가 오면 진흙탕이 돼 경기를 못하던 지난해보다는 나아졌다는 평이다. 대전 역시 표면이 미끄럽고, 바닥이 딱딱해 눈총을 받았다.
▶조명
잠실이 53표로 1위. 문학은 22표로 2위.
역시 사직이 최악 1위에 선정됐다. 큰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어둡다는 중론. 외야쪽이 특히 심하고, 조명에 노란색이 들어있어 시야확보에 방해가 된다는 말도 있었다. 광주 역시 시설이 노후해 어두운 편이고, 대전도 지난해 많이 밝아졌지만 여전히 어두워 플라이볼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펜스 안전도
안전한 펜스는 특히 외야수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조건. 새로 지은 문학이 역시 가장 푹신했다. 사직은 딱딱한데다 펜스밑에 배수시설이 있어 잘못하면 스파이크가 낄 수 있어 최악 1위. 광주도 달려가 공을 잡기에 부담이 많아 2위로 지목됐다.
▶덕아웃 쾌적도 및 편리성
문학 구장이 공간도 넓고 천정도 높아 62표의 압도적 1위. 메이저리그식이라 편안하다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반면 광주는 좁은데다 앉아서 경기를 보기도 힘들어 최악 1위에 올랐고, 대전 역시 자리가 좁아 2위. 사직도 공간이 좁아 3위. 사직은 특히 투수들이 대기하는 덕아웃의 천정이 낮아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원정팀 편의시설
문학은 홈팀 못지않게 잘 돼있어 호평 일색. 잠실도 괜찮은 편이다.
반면 광주는 선수용 화장실이 따로 없는데다 라커도 좁아 최악 1위. 구청과 붙어있어 분위기가 산만한 수원은 식당이 없어 식사하기도 힘들고, 탈의실 역시 없어 버스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해 2위에 등록됐다. 대전은 에어콘이 없어 여름나기가 힘들다. 최악 3위.
▶관중 매너
서울과 인천, 수원 등 수도권 팬들이 신사적이라는데 의견 일치. '충청도 양반'이라는 대전이 최악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관중들이 욕설을 많이 하고 전체적으로 시끄러워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불만이 많았다. 홈팀에 대한 응원도 약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악 2위 광주는 최근 매너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드세다는 이미지. 3위 대구는 물건을 잘 집어던지고 홈 선수들에게도 욕설을 한다는 이색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