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곡차의 세계에 입문하다.
중딩2년이던 까까머리시절, 만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진달래가 흐드러지던 1970년
5월 어느날 중간고사마치고 일찍 하교후 장보러가신 모친없는빈집에서 쏟아지는
춘곤증에 시달릴때 불현듯 아지랑이처럼 피워오르던 궁금증?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시고 원숭이처럼 희희낙낙하고 고성방가할까? 그럼 술이란 어떤물건인가?라는
호기심을 주체못하고 집근처 혜진수퍼에 십원짜리 동전5개와 한되들이 노란 양은
주전자를 들고 쪼르르! 달려 갔읍니다.
혜진수퍼의 베니어판 물건 진열대 밑에는 한섬지기 초대형 항아리두개가 막걸리를
가득담은채 묻혀있었고 혜진할머니가 손잡이가 1m는 족히될 나무국자로 휘휘 저은다음
막걸리 반되 30원 어치를 눈대중으로 넉넉하게 담아주셨읍니다.
길거리에서 보아온대로 김치와 두어가지 밑반찬을 안주 삼아 시원하지만 텁텁한
탁배기를 일배 일배 자작하며 곡차를 즐겼는데 오메! 한30분지나자 열은 오르고
얼굴이 화끈거리는데구름위를 걷는듯 몽롱한상태로 거울앞에 섰는데 볼만했읍니다.
얼굴은 이미 새빨간 모란꽃처럼 불콰하게 물들어 있었고 머리는 한10배는 부픈
풍선처럼 붕뜬기분에 다큰어른이 된듯 형용할수 없었는데 혼자 실성한놈처럼 히죽히죽거리다
이좋은 것을 혼자만 즐길수 없다는 생각에 돌아오는토요일에 관사동네의 서뱅이,최사장을
불러내 소 영웅심에 실컷 자랑하고 꼬드겨 댓자 주전자에 막걸리 두되를받아
스테인리스밥공기1개, ,김치한사발을 챙겨 백만불산소 앞으로! 했는데 최사장이
막걸리 두어잔에 산소의 푹신한 잔디에 누워 한동안 미동도 않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부터 주말마다 곡차미팅이 정례화되었는데 어느덧 고입준비에 쫓기다보니
어디에서든 눈치 덜보고 곡차를 즐길수 있는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고 일산의 무수한
친구들을 정신을 맑게해주는 주님의 세계로 인도했음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바 입니다.
[2] 시대별 발효학 개론
60년대까지 우리들은 막걸리와 소주 가양주에 의지해 시름을 달래왔고
70년대에는 경제성장에 힘입어 맥주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는데 동양맥주가 최초로
맥주 프랜차이즈점인"OB BEARS'를 소개하면서 그선봉에 섰고 더불어 치킨시장도
활성화되었으며 통기타와 생맥주가 젊음을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며
축하 할일이 생기거나 주머니사정이 좋아지면 생맥주파티를 하며 한턱을 내는
모습이 신풍속도로 자리 잡아가던 때였읍니다.
80년대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시해현장의 시바스 리갈이 화제가되며 위스키를
중심으로 양주의 대중화가 시작되는데 스카치 위스키 세계제1의 수입국으로 등극
하기에 이릅니다.
위스키는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와 미국의 버번위스키로 대별되는데 스카치 위스키는
제조법에따라 보리,밀,호밀,귀리의 맥아와 피트(pEAT)향으로주조하는몰트(Malt)
위스키 ,옥수수,밀등 곡물자체로 주조하는 그레인(Grain)위스키 ,블랜디드 위스키로
분류하는데블랜디드 위스키는 증류로 순도높고 알콜도수가 강한 몰트위스키를
베이스로 값싸고약한 그레인위키를 혼합한주류로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스카치
위스키입니다.
한국인이 애호하는 스카치위키는 조니워커,글렌피딕,올드파, 패스포트,발렌타인
,커티샥,시바스 리갈 정도될것입니다.
90년대 들어와서는 웰빙 열풍과 함께 와인이 대중화되기 시작합니다.
와인의 세계는 넓고 심오하여 필자도 관련서적 너다섯권을 섭렵하고야 약간 알듯한바
와인전문가, 소믈리에 안준범이 소개하는 평범하지만 독특한와인 10가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할까 합니다.
(1)레드와인
* 블랙 픽 카베르네 쇼비뇽(Black Peak Cabernet Sauvignon) 루마니아 産
카베르네 쇼비뇽 품종으로 만든 데일리 와인(Daily wine)으로 무난한 3000년역사의 와인.
* 코트 뒤 방투 샤토 페스키에(Cotes du Ventoux Chateau Pesquie)
프랑스 론지방인근 방투mountain 産 시라,그르나슈 품종을 블랜딩한 최고의 데일리
와인입니다.
* 레 볼테 테누타 델 오르넬 라이아 (Le Volte Tenuta dell' Ornellaia)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産산지오 베제,카베르네 쇼비뇽,메를로를 블랜딩한 제품으로
중간정도의 무게감으로 와인이름이뜻하듯 "비상'하는 정신적 만족감을 느낄수 있는
와인입니다.
* 아미티보 칸텔레(Amarivo Cantele)
이탈리아 반도끝 플리아지방産 토착품종인 프리미티보와 네그로 아마로를 블랜딩한
시골의 우직함을 느끼게하는 힘과 탄닌을 겸비한 와인입니다.
* 틴토 페스케라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Tinto Pesquera Alejandro Fernandez)
스페인 리베라 델 두에로 지방 産 템프라니오 품종을 사용한 정돈된 부드러움과 적당한
무게감을 겸비한 베이직 와인(Basic wine)입니다.
* 샤블리 다니엘 담트 (Chablis Daniel Dampt)
프랑스 샤블리 지방産 카베르네 쇼비뇽 품종을 사용한우아함,신선미,과일향을
특징으로 대지의 느낌을 잘 표현한 와인입니다.
(2) 화이트와인
* 쌍세르 파스칼 졸리베(Sancerre Pascal Jolivet)
프랑스 産 쇼비뇽 블랑 품종의 와인 적절한 산미와 깔끔함을 특징으로 하는
전채요리와 완벽한 궁합을 이루는 와인입니다.
* 라미디 코르보 리베라 (Lamadi Corvo Rivera)
이탈리아 반도끝 플리아 지방 産 샤르도네 품종의 자신을 잘 드러내지않는 특징으로
거의 모든종류의 한식 과 어울릴수 있는 와인입니다.
* 위겔 에 피스 리슬링(Hugel E Fils Riesling)
프랑스 알자스지방産 리슬링품종을 사용한 셈세함과 우아함을 겸비한 와인입니다.
(3) 화이트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
* 모스카토 다스티 토조(Moscato d`Asti Toso)
이탈리아 피에몬테지방産 모스카토 품종으로 조한 복숭아향이 특징이고 적절한
당도,신선감, 가벼움의 조화로 디저트 케이크와도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상기 아이템들은 소믈리에 안준범이 2009년 2월 25일부로 추천했음을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3]장안에 쟁쟁했던 술집들,
1980년 이후에 맥주 ,양주를 즐길수 있는 서울의 명소는 즐비하기에 소주한잔
, 막걸리 한대포 고즈넉히 할수 있는 명소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읍니다.
고려대 주변에는 저렴하고 사람냄새나는 제기동의 나그네파전,고모집,충주집이 있고
휘경동에는 학사주점인 나그네파전이 신촌 창천동에는 이조갈비,형제갈비, 신촌시장의
이모집이 있고 이대앞 먹자골목에는 할머니 순대국밥집( 現이화식당)이 있었으며
북한산등산객의 요람인 구기동의 할머니두부집, 욕쟁이 할머니가 직접빚은 동동주가
유명한 성북구의 신신식당, 곰삭은 홍어요리가 일품인 흥인동의"30년 전통 홍어찜"등을
명소로 손꼽을수 있으나 아직 빈대떡,국밥,순대,족발등의 명소는광장시장을빼놓을수
없읍니다..해물파전과 훈제돼지갈비는 북한산 불광동 매표소옆 금강산장( 現북한토성)이
일품이었고 낚지하면 역시 무교동 이었는데 지금도 그명성을 이어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4]오가며 들려본 주막들
원래 애주가들의 특성이 주종,안주,장소,용건,시간불문하고 부르면 달려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필자가 경험한 일산의 단골집을 중심으로"술 권하던 주막"을
그려보도록 하겠읍니다.
경의선 통근자들과 통학생들의 사랑방이자 해우소였고 넉넉한 해물파전이 일품이었던
일산역앞 전주집, 24시간 돼지머리와 족발을 삶을정도로 번창했던 맛깔스런 순대
,머리고기,선지해장국,우설이 유명했던 오복집, 은사인 중학교 여선생님들도 단골
이었던 일산시장통의 보신탕 전문 맛샘집, 염통,똥집(모래주머니)이 천하 일미 였던 튀김
통닭 전문집 한미통닭,조씨아저씨네,광탄집에서 수없는 밤을불사르며 시국걱정에
분개하기도하고 청춘을 논하며 낭만을 꿈꾸기도 했고 때로는 동네 이야기에 시간가는줄
모르며 일배,일배,부일배하곤 했읍니다.
[5]뭐니뭐니해도 안방주막이 최고야!
이번 글재료가 워낙 방대해 애초 계획했던것을 한20%정도로 압축해 포스팅하고
있읍니다.
집사람도 몸이 불편하지만 소문난 애주가 였던 필자를 위해 저녁마다 반주로 막걸리
한잔씩 올려주는데 마실때마다 집사람의 배려에 아주 행복할따름입니다. 사랑하는
안방주모가 정성어린 안주에 올려주는 막걸리한잔은 어떤 명주와 도 비교할수 없는
예술 그자체입니다.
참고;와인에서 경영을 읽다(진희정지음),술이야기(이종기지음), 와인 읽는CEO(안준범지음)
, 막걸리 기행(정은숙지음),문화로 풀어본 와인이야기(장홍 지음)
나는 참! 행복합니다 늘! 감사합니다Sep.10.2012어기여차 강 경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