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긷는 우리가 되자 (요한4,5-42. 가)
코로나 전염병에 의한 불안함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랑하는 매호성당 형제자매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코로나 감염증으로 힘들어하는 이런 와중에 정치판에선 진영논리와 궤변, 불필요한 말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모자라고 들떨어진 사람들로 인하여 화도 나고 피곤해지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주님을 희망하며 기쁘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지금 코로나 감염증으로 미사에 참여할 수도, 성체를 모실 수도 없는 마치 사막 한가운데 버려진 것처럼 공허함을 느끼지만, 성숙한 신앙인인 우리는 시련의 시기에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며, 그동안 타성에 젖었던 신앙생활을 돌아보고 미사의 소중함과 성사 생활의 기쁨을 깨닫는 은총의 시기로 만들 것입니다.
사순시기는 무디어진 마음을 바로 세우는 때입니다. 오늘 화답송에서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라고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무디어지면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면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그 길을 잃게 됩니다. 이 은혜로운 사순시기에 주님의 말씀을 잘 새겨듣고, 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마시는 행복한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빈 구멍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빈 구멍을 채우기 위해 권력이나 명예, 재물에 매달려보지만, 어느 것 하나 온전히 나의 것이 되지 못하고, 끝내는 공허함과 외로움 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빈 구멍을 가지고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파스칼은 깊은 성찰 끝에 ‘그 빈 구멍을 채울 수 있는 분은 하느님뿐이다.’하고 결론을 내립니다. 이 빈 구멍이란 ‘영혼의 목마름- 진정한 행복에 대한 갈망-하느님에 대한 갈증’일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목말라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에 사마리아 땅을 지나시다가 지치신 예수님이 야곱의 우물에 당도했을 때, 마음 한가운데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목마름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 여인은 영혼의 목마름은 모른 채, 빈 구멍을 채우기 위해 숱한 남자를 찾아다녔지만,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그녀의 삶은 공허하기만 했습니다. 그러한 사마리아 여인이 한낮에 물을 길으러 왔다가 예수님을 만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하십니다. 너의 구원에 내가 목이 마르니 마실 물을 좀 달라고 청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청하는 물은 온 세상 구원에 대한 목마름이요, 사마리아 여자의 구원을 위한 목마름이었으며,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목마름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 무엇인지 깨닫고, 예수님께 온전히 신앙을 고백하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수님께서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수 – 성령의 물로 우리의 갈증을 풀어주십니다.
예수님은 우물가에서 자비의 샘물이 흐르게 하여, 부정한 삶을 살았던 그 여자를 흘러넘치는 생수로 정화시켜 줍니다. 이제 사마리아 여자는 물동이를 버려둔 채, 물이 아니라 은총을 지고 거룩함이 가득 찬 채 마을로 달려갑니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청해야 할 물은 우리 육신의 갈증을 해소하려는 헛된 물 - 세상살이의 성공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성령께서 부어주시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목말라하고 청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셨듯이, 우리 역시 언제나 목마른 자가 되어 생명의 물 - 성령을 내려주십사고 주님께 간청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생명의 샘이 당신께 있나이다.”라고 하신 성경의 말씀대로 주님께서는 생명의 샘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목마름을 채워줄 생명의 물을 예수님 안에, 성경 안에로 두레박을 내려 생명의 물을 길어 올려야 합니다. 주님 말씀은 우리가 마셔야 하는 생명의 오아시스입니다. 주님께서는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주시기 위하여 우물가에서 오늘도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이 사순시기, 예수님이 계시는 우물가로 나가서/ 목 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길어 올려 마음껏 마시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코로나 감염증이 조금씩 진정되어 가는 듯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고통이 하루빨리 끝이 나도록 주님께 기도하고 주님 안에서 생명수를 마시며 건강한 얼굴로 하루빨리 만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4,14) 아멘
첫댓글 + 아멘! 🌾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을 만난
사마리아여인이 많이 부럽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