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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만물이 춘정(春情)을 다하고 있는 화창한 봄날, 몽룡은 방자에게 이 고을에서 경치가 제일 좋은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 그러자 방자는 글읽는 도령이 경치는 무슨 경치냐고 되묻고 몽룡은 '옛부터 문장재사가 절승한 강산을 구경하는 것은 풍월과 글짓는 데 근본이 되는 것이다' 라며 옛 선현들의 행적을 말하며 방자를 앞세운다.
방자는 몽룡을 앞세우고 광한루로 향한다. 광한루에 얼른 올라 사방을 살펴보니 경치가 매우 좋다. 광한 진경(眞景)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다. 오작교가 분명하면 견우 직녀는 어디에 있는가? 이럴때에 풍월이 없어서 되겠는가? 몽룡이 글을 두 귀를 지으니,
드높고 밝은 오작의 배에
광한루 옥섬돌 고운 다락이라
누구냐 하늘 위의 직녀란 별은
흥 나는 오늘의 내가 견우일세
(高明烏鵲船 廣寒玉階樓 借問天上誰織女 至興今日我牽牛)
때는 춘삼월이며, 오월 단오일이었다. 월매 딸 춘향이도 향단이를 앞세우고 광한루 구경을 나오는데 그 모습이 난초같이 고운 머리, 곱게 땋아 금봉(金鳳) 비녀를 바로 꽂고 비단치마를 두른 허리는 버들들이 힘 없이 드리운 듯, 아름답고 고운 태도로 아장거려 흐늘거리며 짙은 녹음이 우거져 금잔디 깔린 곳에 황금 같은 꾀꼬리는 쌍쌍이 오가는 것 같다. 높이 매여 있는 그네를 한 두 번 힘을 주어 발밑의 가는 바람은 티끌바람처럼, 앞뒤 점점 멀어가니 머리 위의 나뭇잎은 몸을 따라 흔들흔들, 오고 갈 제 살펴보니 녹음 속의 붉은 치마자락이 바람결에 내비치니, 흰구름 속에 번개불이 비치는 듯 문득 보면 앞에 있더니 문득 다시 뒤에 있는 것 같다. 가벼운 제비가 떨어질 듯, 광풍에 놀란 나비 짝을 잃고 날아가다 돌치는 듯, 선녀가 구름 타고 양대(陽臺) 위에 내리는 듯 하다.
이도령은 광한루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데, 저 건너에 희득희뜩한게 무얼까? 사람일까 ? 아니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란 말인가? 궁금한 마음에 방자를 불러 물으니 이 고을 기생이던 월매란 사람의 딸 춘향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방자는 제 어미는 기생이지만 춘향이는 글자며, 문장을 다 익힌 어염집 처자와 다름 없다고 한다. 급한 마음에 몽룡은 기생의 딸이라 하여 급히 가서 불러 오라 하고 방자는 춘향에게 간다.
"도련님이 어찌 나를 알아서 부른단 말이냐? 네가 내 말을 <종달새가 열씨 까듯>하였나 보다."
"아니다. 내가 네 말을 할 리 없으며, 네가 그르지 내가 그르냐. 너 그른 내력을 들어 보아라. 계집아이 행실로 추천을 할 양이면 네 집 후원 담장 안에 줄을 매고, 남이 알까 모를까 은근히 매고 추천하는 게 도리가 당연하다. 광한루 멀지 않고 또한 이곳을 논할진대 녹음방초 승화시라, 방초는 프르른데 버들이 초록장 두르고 뒷내의 버들은 유록장 둘러 한가지 늘어지고, 또 한가지 펑퍼져 광풍이 겨워 흐늘흐늘 춤을 추는데 광한루 구경처에 그네를 매고 네가 뛸제 외씨 같은 두 발길로 백운간에 노닐적에 홍사자락 펄펄, 백방사(白紡絲) 속옷가래 동남풍에 펄렁펄렁, 박속 같은 네 살결이 백운간에 희뜩희뜩, 도련님이 보시고 너를 부르실제 내가 무슨 말을 한단 말이냐. 잔말말고 건너 가자."
"네 말이 당연하나 오늘이 단오일이다. 비단 나 뿐이랴. 다른 집 처자들도 예서 함께 추천 하였으며 그럴 뿐 아니라 또 설혹 내 말을 할지라도 내가 지금 기적에 있는 바도 아니거늘 여염 사람을 함부로 부를 일도 없고, 부른대도 갈 리도 없다. 당초에 네가 말을 잘못 들은 모양이다."
방자는 춘향의 말에 혼이 빠져 몽룡에게 돌아오고 몽룡은 방자의 말을 전해 듣고 <내가 너를 기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들으니 네가 글을 잘 한다기로 청하는 것이니, 여염집에 있는 처녀 불러보는 것이 소문에 괴이하기는하나, 험으로 아지 말고 잠깐 와 다녀 가라> 방자에게 전했다
그 사이 춘향은 집으로 돌아가 버렸고 방자는 춘향의 집까지 찾아가 몽룡의 말을 전한다. 방자의 말을 전해 들은 월매는 간밤의 꿈 얘기를 하며 몽룡에게 갈 것을 권한다. 춘향은 그제서야 못 이기는 체하고 광한루로 건너 가는데 그 모습이 가히 아름답다.
몽룡은 춘향의 고운 태도와 단정히 앉은 모습 자세히 살펴보니 백석(白石) 창파 새로 낵린 비 뒤에 목욕하고 앉은 제비 사람을 보고 놀라는 듯, 별로 단장한 일 없이 천연한 국색(國色)이라. 옥안을 상대하니 구름 사이의 명월과 같고, 붉은 입술을 반쯤 여니 수중의 연꽃과 흡사하다. 신선은 내 알 수 없으나 영주에서 놀던 선녀가 남원에 귀양 와서 사니, 월궁에 모여 놀던 선녀가 벗 한 사람을 잃었구나. 네 얼굴 네 태도는 세상 인물이 아니로다.
춘향 역시 잠깐 들어 이도령을 살펴보니, 이세상의 호걸이요, 진세(塵世)의 기남자였다. 이마가 높았으니 소년 공명 할 것이고, 이마와 턱과 코와 좌우의 광대가 조화를 이루었으니 보국 충신 될 것이니, 마음에 흠모하여 아미를 숙이고 무릎을 여미며 단정히 앉을 뿐이었다.
이도령은 춘향에게 몇가지를 물어 본 뒤 좋은 연분 평생동락하여 보자고 한다. 그러자 춘향은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아니하고 열녀는 두 지아비를 바꾸지 않는다는데, 도런님은 귀공자요 소녀는 천첩이오라, 한 번 정을 맡긴 연후에 인하여 버리시면 일편단심 이내 마음 독수 공방 홀로 누어 우는 한은 이내 신세 내 아니면 누가 알랴, 그 런 분부 다시는 마옵소서."
"네 말 들어보니 어이 아니 기특하랴. 우리 둘이 인연 맺을 때 금석(金石) 맹약 맺으리라. 네 집이 어드메냐?"
몽룡은 춘향에게 오늘밤 집을 찾아 가겠다고 하고 춘향은 '나는 몰라요'란 말을 남기고 가 버린다.
몽룡은 그렇게 춘향을 보내고 온통 춘향생각에 책을 볼수가 없다. 말소리 귀에 쟁쟁하고 고운 태도 눈에 삼삼하여 해지기만 기다린다. 이윽고 기다리던 퇴령시간이 되고 몽룡은 방자를 앞세우고 춘향의 집으로 몽룡의 마음은 <삼문 밖에 썩 나서니 좁은 길 사이에는 월색이 영롱하고 꽃 사이에 푸른 버들 몇 번이나 꺾었으며 투기(鬪技)하는 소년 아이들은 밤에 청루(靑樓)에 들어갔으니 지체 말고 어서 가자. 그렁저렁 당도하니 좋은 이 밤은 죽은 듯이 고요한데 가기물색(佳期物色)이 아니냐. 가소롭다. 어주자(魚舟子)는 도원(桃源) 길을 이르던가. 춘향의 문전에 당도하니 인적은 드물고 월색은 삼경 이더라. 뛰는 고기는 출몰하고 대접 같은 금붕어는 임을 보고 반기는 듯, 월하의 두루미도 흥에 겨워 짝을 부른다.>
이때 춘향은 침석에서 졸다 방자의 소리에 잠이 깨고 몽룡이 왔다는 소리에 가슴이 울렁울렁하고 속이 답답하여 부끄럼을 이기지 못하여 문을 열고 나오더니 건넌방에 건너가서 월매를 깨운다. 저의 모친을 깨운다. 월매는 반갑게 몽룡을 맞이한다. 월매는 몽룡을 자리로 모신 후에 차를 들여 권하고 몽룡은 첫 외출인지라 밖에서 기다릴 때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앉고 보니 별로 할말이 없고 공연히 기침 기운이 나서 오한증(惡寒症)이 들면서 아무리 생각하여 보아도 할 말이 없었다.
방을 한번 둘러보니 눈에 들어 오는게 있었다, 다름 아닌 춘향이 일편단심으로 일부종사하려고 글 한 수를 지어 책상 위에 붙였는데,
운을 띤 것은 봄바람의 대나무요
향불을 피운 것은 밤에 책 읽을러라
(帶音春風竹 焚香夜讀書)
"귀중하신 도련님이 변변찮은 집에 와 주시니 황공하고 감격하옵니다."
몽룡은 그 말 한 마디에 말구멍이 열리어,
"그럴 리가 왜 있는가. 우연히 광한루에서 춘향을 잠깐 보고 연연히 보내기로 탐화봉접(探花蜂蝶-여색을 좋아함) 취한 마음, 오늘 밤에 오는 뜻은 춘향의 모 보러 왔거니와 자네 딸 춘향이와 백년언약을 맺고저 하니 자네의 마음 어떠한가?"
월매는 춘향을 낳아 키운 얘기를 들려주며 편히 놀다 갈 것을 권하지만 결국 백년가약을 허락한다.
<춘향이 금침 속으로 달려든다. 도련님이 왈칵 쫓아 드러누워 저고리를 벗겨 내어 도련님 옷과 모두 한데다 둘둘 뭉쳐 한편 구석에 던져 두고 둘이 안고 마주 누웠으니 그대로 잘리가 있는가. 애를 쓸 때에 삼승(三升-굵은 배) 이불이 춤을 추고 샛별 요강은 장단을 마추어 청그렁 쟁쟁 문고리는 달랑달랑, 등잔불은 가물가물, 맛이 있게 잘 자고 났구나. 그 가운데의 진진한 일이야 오죽하랴. >
하루 이틀 지나가니 이런 것들이라 신맛이 간간 새로와 부끄러움은 차차 멀어지고 이제는 희롱도 하고 우수운 말도 있어 자연히 사랑가가 되었구나. 사랑하고 노는데 꼭 이 모양으로 노던 것이더라.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사랑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백청을 따르르르르 부어 썰랑 발라버리고
붉은점 웁벅 떠 반간진수로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당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니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 사탕 혜화당을 주랴, 아매도 내 사랑아.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을래.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 서는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아매도 내사랑아
세월가는 줄 모르는 꿈 같은 나날을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몽룡의 부친이 동승부지로 서울로 가게 되었다. 몽룡의 마음은 한편으로는 반가우나 춘향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사지의 맥이 풀리고 간장이 녹는 듯 하였다. 이런 마음을 모친께 울며 청하였지만 오히려 꾸중만 들은 몽룡의 마음은 간장이 귾어지는 듯 하였다. 몽룡에게서 말을 전해들은 춘향은
"언제는 남원 땅에서 평생 살으실 줄 알았소? 나와 같이 어찌 함께 가기를 바라리요. 도련님 먼저 올라가시면 나도 예서 팔것 팔고 추후에 올라갈 것이니 아무 걱정 마시오. 내 말대로 하였으면 군색치 않고 좋을 것이오. 내가 올라가더라도 도련님 큰댁으로 가서 살 수 없을 것이니 큰댁 가까이 조그마한 집 방이나 두엇이면 족하오니 염탐하여 두소서. 우리 식구 가더라도 공밥 먹지 아니할 터이니 그렁저렁 지내다가 도련님 말만 믿고 장가 아니 갈 수 있소? 부귀 영총(榮寵) 재상가의 요조숙녀 가리어서 혼정신성(昏定晨省-아침저녁으로 부모님 문안 드림) 할지라도 아주 잊진 마옵소서. 도련님 과거하여 벼슬이 높아져 외방(外房) 가면 신내(新來-과거에 급제하여 처음으로 住所에 가는 사람) 마마(높은 벼슬아치의 첩을 높여부르는 말) 치행(治行)할 때 제 마마로 내세우면 무슨 말이 되오리까? 그리 알아 조처하오."
몽룡은 " 양반의 자식이 부형을 따라 하행(下行) 왔다가 화방(花房) 작첩(作妾)하여 데려간단 말이 앞길에도 해롭고 조정에 들어가면 벼슬도 못한다' 라는 모친의 말을 그대로 전해주며 '불가불 이별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춘향은 얼굴빛이 변하며 몽룡에게 왈칵 뛰어 달려들며 치마자락도 와드득 좌루룩 찢어 버리고 머리도 와드득 쥐어 뜯어 싹싹비벼 몽룡 앞에 내 던진다.
밖에서 이 소리를 들은 월매는 '저것 들이 또 사랑 싸움을 하는구나" 하지만 가만 들어보니 아무리 들어도 이별이었다.
"여보 도련님! 지금 막 하신 말씀 참 말이오, 농말이오? 우리들이 처음 만나 백년 언약 맺을 적에 대부인(大夫人) 사또옵께서 시키시던 일이오니까? 핑계가 웬말이오. 광한루서 잠깐 보고 내 집에 찾아 와서 침침무인 야삼경에 도련님은 저기 앉고 춘향 저는 여기 앉아 저한테 하신 말씀 <굳은 맹약 어길 수 없다>고 전년 오월 단오날 밤에 내 손목 부여잡고 우둥퉁퉁 밖에 나와 당중(堂中)에 우뚝 서서 경경(耿耿)히 맑은 하늘 천 번아너 거라카며 만번이나 맹세키로, 내 정녕 믿었더니 말경에 가실 때는 똑 떼어 버리시니 이팔청춘 젊은 것이 낭군없이 어찌 살꼬"
몽룡은 춘향에게 다시 오겠다며 그때까지 잘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무거운 발걸음을 한양으로 돌린다.
갈까부다, 갈까부다.님을 따라서 갈까부다.
천리라도 따라 가고 만리라도 갈까부다.
바람도 쉬어넘고 구름도 쉬어넘는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모두 다 쉬어 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따라 갈까부다.
날이 가고 달이 감에 따라 일구월심(日久月深) 마음을 굳게 먹고 등과(登科), 외방(巍榜-과거 갑과 첫째로 급제한 것)만 기다리고 이때 수삭만에 신관 사또가 부임해 왔다. 변학도(卞學徒)라 하는 양반이 오는데 문필도 유려하고 인물과 풍채도 활발하고 풍류 속에 달통하여 외입(外入)속이 넉넉하지만, 성격이 괴팍하고 사증을 겸하여 혹시 실덕도 하고 오결(誤決)하는 일이 간간이 있는 고로 아는 이들은 다 고집불통이라 하였다. 변학도는 기생점고를 하고 절색미인이라는 춘향을 찾는다. 춘향의 모는 기생이지만 춘향은 기생이 아니라는 말에 기생이 이니면 어떻게 규중에 이름이 높이 났느냐고 물으며 당장 데려오라고 호령한다.
사또의 불호령으로 춘향의 집에 당도하니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노가 오는지 모르고 오직 도련님만 생각하여 우는데 목청은 청승이 끼어 자연 슬픈 애원성이 되는 것이어서, 보고 듣는 사람의 심장인 다 상할 정도다. 한참 서럽게 울 때 사령들이 춘향의 슬픈 소리를 듣고 사람이 나무나 돌이 아닌 바에야 감염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령들의 소리에 놀란 춘향은 무슨 야단이 났나 보다고 한다. 그들의 말을 전해들은 춘향은 사또 앞에 불려가 앉는다. 사또는 춘향을 보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며 춘향에게
"아름답고 아름다운 계집이로다. 네가 진정 열녀로다. 네 정절 굳은 마음 어찌 그리 어여쁘냐. 당연한 말이로다. 그러나 이수재(이도령)는 경성 사대부의 자제로서 명문귀족의 사위가 되었으니, 한 때 사랑으로 잠깐 희롱하던 너를 조고 만치나 생각하겠느냐? 너는 본시 절행(節行)이 있어 평생을 수절하다가 고운 얼굴이 늙어지고 백발이 드리우면 무정세월이 흐르는 물같음을 탄식할 때 불쌍하고 가련한 게 너 아니냐. 네 아무리 수절한들 너를 열녀로 표창하여 줄 사람이 어데 있느냐? 그는 다 버려 두고 네 고을 관장에게 매이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동자놈에게 매이는 것 옳으냐? 네가 말을 좀 하여라." 하며 수청을 들 것을 권한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으며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고 절개를 지킨다 함을 본받고자 하옵는데, 수차로 분부가 이러하오니 사는 것이 죽느니만 못하옵고, 정절이 있는 여자는 두 남편을 섬기지 못하오니 처분대로 하옵소서"
이 말을 들은 사또는 노발대발 하며 춘향에게 형장을 한 다음 큰 칼을 씌워 옥사를 시킨다.
일자로 아뢰리다.
일편단심 이내마음 일부종사 허랴는듸
일개 형장이 웬일이오, 어서 바삐 죽여주오
이자로 아뢰리다
이내마음 한결같이 한 낭군을 섬기는데 무슨 잘못 있소이까
사또님도 두임금을 섬기리까, 가망업소 도리없소
삼자 낱을 딱 붙여노니
삼생가약 맺은 마음 삼종지법을 알았거던
길가의 노류장화로 아지마오 어서바삐 죽여주오
사자 낱을 딱 붙여노니
사대부 사또님이 올바른 정사를 어지 모르시오
사지를 쫙쫙 찢어 사대문에 걸쳤어도 가망없고 도리없소
오자낱을 딷 붙여노나
오매불망 우리 낭군 잊을 가망이 전혀 없소
백성 위해 오신 사또, 오륜을 밝히시오
육자 낱을 딱 붙여노니
육보에 맺힌 마음 내몸을 갈갈이 육시허여도 소용업소
칠자 낱을 딱 붙여노나
이 내 몸 동강내도 가망없고 안되지요
팔자 낱을 딱 붙여노니
팔짝팔짝 뛴다한들 천만부당 안될 일이 이뤄질리 있소리까
구자 낱을 붙여노니
구곡간장 맺힌 마음 아무리 매를 친들 변할리가 있소리까
임금의 분부를 받드는 관장으로 궂인 짓을그만허오
십자 낱을 붙여노니 십장가로 아뢰리다
열집 작은 마을도 충렬이 있는데 남원기생청의 정절 지킨일이 왜 없겠소?
안되지요, 가망업소.
이제라도 이 몸이 죽어 혼이라도 하늘을 날아 도련님 잠든 밤에 꿈속에서 만나보리.
옥사장의 등에 업혀 갈 때 향단이는 칼머리를 들고 들러가고 월매도 뒤를이어 따라 문 앞에 도착하여 옥방의 모양을 살펴보았다. 이때 춘향이는 옥방에서 장탄가로 울고 있었다.
옥방이 험탄 말을 말로만 들었더니 험궂은 무서워라.
비단보료 어데두고 짚방석이 웬일인고?
천지야 삼겨 사람 나고 사람 삼겨 굴자 낼제,
뜻 '정'자 이별 '별'자 어찌허여 내셨던고?
이 두 글자 내든 사람 날과 백년 원수로구나.
간밤에 꾼 꿈이 이상한 춘향은 지나가는 봉사를 불러 꿈 해몽을 부탁한다. 그 봉사 풀이하기를 멀지 않아 서방님이 내려와서 평생을 한을 풀겟다고 한다. 한양에 올라간 몽룡은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공부하였다. 당당히 급제한 몽룡은 전라도 암행어사로 명을 받고 부지런히 내려온다. 꿈에도 그리던 곳에 도착한 몽룡은 내려 오던길에 농부들엑서 들은 춘향의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거지 행색으로 나타난 몽룡의 모습에 월매는 그동안의 빌었던 공이 다 무너지고 이제 내 딸 춘향이는 이제 죽었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염치없이 밥을 달라는 사위에게 밥상을 물리고 춘향이 있는 옥사로 향한다. 몽룡을 만난 춘향은 반가움은 잠시 행색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춘향은 몽룡에게
" 만수 운화 흐트러져서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하다 매맞은 병으로 죽거들랑 삭군인 체 달려들어 와 나를 둘러업고 우리 둘이 처음 만나서 놀던 부용당(芙蓉堂)의 쓸쓸하고 고요한 곳에 뉘어 놓고 서방님
께서 손수 염습하되 나의 혼백을 위로하여 입은 옷 벗기지 말고 양지 끝에 묻었다가, 서방님께서 귀하게 되어 성공하시거든, 잠시도 그대로 두지말고 육진장포(六鎭長布-육진에서 나는 긴 배)다시 염하여, 조촐한 상여 위에 덩그렇게 실은 후에 북망산천 찾아 갈 때, 앞의 남산과 뒤의 남산을 다 버리고 한양으로 올려다가 선산 발치에 묻어 주오. 비문에 새기기를 <수절원사춘향지묘(守節寃死春香之墓)>라고 여덟 자만 새겨 주오. 망부석이 안니 될까. 서산에 지는 해는 내일 다시 오르련만 춘향이는 한 번 가면 어느 때 다시 올까. 가슴에 맺힌 원한이나 풀어 주오. "
"우지 말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느니라. 네가 나를 어찌 알고 이렇듯이 서러워하느냐?
춘향을 만나고 온 몽룡은 그날 밤을 샐 작정을 하고 밤을 보냈다. 다음날 사또의 생일이라 가까운 읍의 수령들이 모여든다.요란한 잔치와 풍류에 비단 옷을 입은 기생들은 비단 소매에 싸인 흰 손을 높이 들어 춤을 추고, 이를 지켜 본 몽룡은 마음이 심란하다. 몽룡은 잔치판에 끼어 들어 먼데 있는 걸인이 좋은 잔치에 왔으니 주효나 좀 얻어 먹자고 한다. 몽룡은 배불리 먹고 난 후 보답을 하겟다며 글 한 수를 지어놓고 사라진다.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일만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맛좋은 안주는
일반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의 눈물이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았더라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이 글을 본 수령들은 무언가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고 하나 둘씩 자리를 뜨고 사또는 춘향을 대령하라고 한다. 이때 어디선가 암행어사 출두라는 소리가 들리고 순식간에 잔치판은 아수라장이 된다.
어사또는 사또에게 파직을 내리고 이 고을의 옥수(獄囚)들을 다 불러 들이라고 한다. 지금 불려와 잇는 제 계집은 누구냐고 묻는다. 기생 월매의 딸인데 관청 뜰에서 포악히 군 죄로 옥중에 있다고 한다. 어사또는 자신에게도 수청을 들 것을 권하고 춘향은 내려오는 관장마다 모두가 명관이라며 간밤에 다녀간 몽룡을 찾는다. 그때 어사또는 고개를 들어 보라 한다. 춘향은 반 웃음, 반 울음으로 한없는 기쁨을 어찌 감출까? 한참을 이렇게 즐거워 할 적에 춘향의 어미 들어와서 한없이 기뻐하는 것을 어찌 말로 설명 할까. 어사또는 남원에서의 사무를 무리한 후 서울로 올라간 후에 임금 앞에 숙배를 하고 후에 이조판서, 호조판서, 좌우영상을 다 지내고 은퇴후에 정렬부인과 더불어 백 년을 함께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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