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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박어사)가 과거를 보러 올라 가는디.
과천(果川) 한 짝 모텡이를 휘― 둘러 가느라니까, 웬? 흰 가마 하나가 산이서 써억 네러달어 온단 말여? 네러달어 오더니 그냥 앞질러 가. 하절인디? 가는디 뒤를 서어―설 따러 간다. 따러 가 보닝깨, 옛날에는 워디가 뭐가 있느냐 하먼언 그늘 밑이서 참이, 수박[청중: 그렇지.]이렁걸 놓구 팔었더라 그말여. 그래 ‘여기 숴라아.’ 그러능 거여. 그래 쉬는디 보닝까 소복헌 여자가 나오거든? 나와서 참이(외)를 두 개를 산단 말여? ‘가자.’ 그러구 각구 가. 소복헌 여잔디 참이 두 개를 사각구 가거든. ‘오, 요게 이상스럭구나아.’고 뒤를 밟는다.[건전지 교환]뒤를 살그음 살금 따러 가 보닝깨 과천 어느 대궐집으루 떠억 들어 가는디? 보닝깨 참 훌륭허담 말여. 그래, ‘아, 다녀 왔느냐.’ 구 허구서 다 들어 가구. 재개(자기)는 거기 있다가는 처언천히 있다가는 한참 있다가는[청중: 참 정신은 좋아.]해가 일모할 적이,
“게 있느냐아―?”
하구 불르니까, 떠억 나온단 말여. 나오다가,
“과거에(과거길에) 한 때 유해 가자구 좀 여쭈어라아.”
그러닝깨,
“예에―.”
그러더니, 들어 가더니,
“들어 오시랍니다아―.”
[800 쪽]
그래 들어 가서 사랑으루 떠억 들어 가 보닝깨, 아 참, 대감인디. 참 돈두 잘 쓰구헌 분이 있는디, 글루 써억 들어 갔더란 말여. 들어 가서. 그래 인사를 떠억 허구 앉어 있었어. 그 보닝깨, 박문수가 보닝깨, 암만해두 저 감이 수심이 잔뜩 있능 거 같어.[청중: 웃음]요모오 조모 좀 물어보닝깨, 에에, 그겄낭 당최 얘기허지 말라.”
구 말여.
“내 얘기는 물어볼 것 욱구? 그냥 있다가 에, 과객한티 유해 가라.” 구.
“그러시냐.”
구. 그래 거가 있다는 참 저녁 갖다 줘서 먹구 그러구 난 뒤루다가. ‘저 방이 가 자라.’ 구. 그래서 그 방 가설랑은 두러눠 있는디, 열 두시 이상, 돼서, 넘어서, 에, ‘에, 이 집 시찰이나 좀 한 번 해 본다.’ 구 그러구서 함 바쿠 비잉 돌어 보능 기라. 그러닝깨 연못 가운데 참 초당이 있는디, 불이 하나 켜 익구 연랍선이 떠 있단 말여. ‘야, 이거 이상시럭구나. 불이 이릏게 놓구.’ 연랍선을 타구 근너 갔어. 근너 가다 가마안히 연목가 초당 있는 디 가서 들어 보닝깨, 귀 자(귀)울이구 있느라닝깨 사람? 도라안도란 하는 소리가 나.[청중: 둘이 목소리가?]그래 송구락이다 침을 발러각구서 뭉구녁을[뚫는 시늉]배비자악 배비작 뚫구서 눈을 기울이닝깨, 자울이구 요로오케 보니, 아, 참말루 둘이 앉었담 말여. 그래 한참 얘기허더니, 벽장문을 뜨윽 열더니 아, 참외 두 개를 뜨윽 내놓더니, 둘이 하나씩 깎어 먹는단 말여? ‘아아, 소복헌 여자가 이게,[청중: 이상허지?] 역시, …혁구나아(그랬구나).’ 그래가지구서 깎어 먹구설랑은 있으먼서 머라구 얘기하능구 허니 ‘과갓(거)일두 얼마 안 남었으닝깨 공부나 빨리 하라.’ 구. 아, 이러카며 한단 말여. ‘오오, 너는 서당애구나.’ 허구서 도루 근너 왔더라 그 말여. 근너 와서 쌔기 옷을 벅구 잤어. 옷을 벅구서는 자구서. 그 이튿날 아침 자알 읃어먹구, 그러구서 근너 갔더란 말여. 근너 가너라니까, 웬 초립됭이가 나귀를 떠억 타구 건너 온단 말여. 건너 오더
[801 쪽]
니 마주쳤지.
“여보, 워디 가오?”
“나 지금 과거보러 가오. 워서 오시오?”
“헤헤에. 과거 벌써 봤소. 봤는디 벌써 급제 다 혀 나갔소.”
“다 봤다.” 구.
“여보 내일이 과갠디 오늘 그 급제가 나가다니?”
“아이 벌써 다 봤다.” 구.
“그러먼 글 문제는 뭐가 났읍디야아?”
글자가 뭐가 났냐구.
“아, 그런디 그걸 잊어 베렸어 내가?”
그러먼서 글을 떠억 지더니, 밑이 글자 슥 자는 일러 준단 말여.
“그렇게 졌읍디다.”
이러는디,[청중: 그걸 알으야 할 텐디.][제보자 : 그거 그거 알으먼 주어매한티 혼나게?]그러구 가닝깨 아닝것두아니라, 내일이 과거여? 그래 거기가 하룻 저녁 자구서 과거를 떠억허니 인저 문 열었다가서 보러 들어 가닝깨 아, 그 사람이 일러주구 보닝깨 뭐 틀림웂어. 아, 그 볼 거 있나? 그눔대루 썩 썩 쓰구설랑은, 헌대루 쓰구, 밑이다 슥 자만 참 지가 져서 늤단말여. 아, 상시관이 글을 떠억허니 꽁꾸(꼬누고) 보닝깨 이게 도깨비 글이지 구신에 글이 아니란 참, 사람에 글이 아녀? 근디 글자 슥 자는 사람 글이거든? 글자란 말여.
그래서 으사를 땄단 말여. 인저 박문수가.[청중: 급제를 핵구먼?]급제해서, 고 슥 자 때미. 그래각구 또 근너 오능 기라. 인저. 근너 와서, 과천 근너 와설랑은 그 집을 떠억 당도행 기여. 당도해서, 걔 찾이닝깨, 들어가닝깨. 찾아 들어 가닝까 아주 반가워한단 말여? 그 대감이,
“아이구, 참 고맙다구. 워트게 됐느냐.” 구.
“나 과가두 별스럽지 않다.”
구 말여.
[802 쪽]
“그러나 한 사늘 여기서 좀, 좀 쉈다 가야겄다.”
구. 그러닝깨,
“하아, 그겄낭 얼마던지 쉬라.” 구.
“그러시냐.”
구. 그래 그 이튿날부텀 서당을 더듬응 게라. 찾어가다 한 서당을 가 보닝까 그낭 저녁이 보던 얼굴이 나타나덜 안 햐. 남자. 그래 그날 고만두구 거기서 저엄더락 인저, 과객이루 생각허구설랑 하루 점더락 인저 글자두 일러주구 읽러두 줘싸쿠 이러구서는 그 날은 해 보내구우. 그 이튿날 또 딴 디 가설랑은 서당이 있다구 해서 가 보닝깨, 대뜸 들어 가서 쳐다보닝깨 그눔 얼굴이 딱 나온다 그거여. 거 가서는 또 일러주구 그러구 난 뒤루 그냥 네러 와서 그 대감네 집이 와 있다가서, 그 이튿날은 불렀어 인저. ‘어사 출도’ 라구 허구서. 불러 내 놓구서, 그 서당을 전부 해설랑은 걔를 이름 승명까장 다 적었이닝깨 데러 오랑깨 데러 와서 뭐 뭐 뭬여…. 아니 했다구 발 발 뛰지? 아니라구 발 발 뛴단 말여.
“초당이 가서 저어, 연못 초당이 가서 그…[청중: 여자는 아닝깨.]응. 저어 여자 데러 오라.”
구. 데리구 떠억 와서 보니, 둘이 마주 앉혀 놓구서 아니라능 기여. 절대 아니라구.
“아뭇 날 아무 때. 밤 멫 시 경에 느이 참오 먹은 일이 있지? 둘이 하나씩?”
아아, 뭐 뚜렷허단 말여 그걸.[청중: 웃음]그래 아얏소리두 못허구(꼼짝 못하고) ‘그저 살려달라.’ 능 기여.
“그래. 그 신체 워따 뒀느냐아?”
“그 연목가에 늤다.”
구. 그러능 기여.
“그러냐.”
구. 그래 그 이튿날 전부 연못을 퍼각구는 퍼각구서 보닝깨, 생생허구 그
[803 쪽]
냥 돌팍 쳐서 늤는디, 고대애루 앉었어. 그래 가지구서 거기설랑은 츠음으루 어사혀 각구, 출도해 각구 네러 오먼서 쳐 들어 오구서 그 한 하나 해결 져 주더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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