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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주오름예찬 원문보기 글쓴이: 철리
앞 멍에랑 들어나 오라, 뒷 멍에랑 물러나 나라 | ||||||||||||
[제주어기획/"어멍아방 영 살았져"](24) 검질메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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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조금은 농짓엉 사는 사덜이 족주마는 삼십 년 전만 여도 제주 사덜은 내남어시 밧디서 살앗주기. 경고 이젠 제초제(除草劑)엔 것이 이선 약으로 검질을 죽염주마는 그땐 검질 아니 메영은 곡석이 뒈질 아니여노난 검질메는 일이 큰 역을 지여서. 보리 갈문 보리검질, 조 갈문 조검질, 산디 갈문 산디검질, 콩 갈문 콩검질…. 끝 으시 메여사 는 징징 검질 따문에 불로 농를 못 지실 정도랏주. 경단 보난 아을 선호던 시대에도 ‘쳇 은 살림 본전’이니, ‘쳇 은 종 부릴 팔에 난다’ 하는 말이 생겨 낫주기. 그자 갱이 들러질 정도만 뒈문 밧디 랑 강, 고량에 앚져서. 우리 누인 아래로 아시광 오래비덜이 총총 싯이나 셔부난, 검질 멤으로 아기업게로 교 결석을 하영 여서. 경단 보난 출석일수 모지레연 오꼿 5년에서 6년 못 올라간. 경난 밥도 안 먹곡, 교도 아니 가곡, 하도하도 칭원게 울어가난, 수 으시 고등교지 보내주켄 연 달래여서. 어린 음에 상처가 오죽 짚어사신디, 예순 다 된 이제지끔 그 말 주기. △ 귀눈이 왁왁 조팟 초불검질 6월초(양력)에 보리 비여 뒁, 그 그르 거시렷당 조 파종 당 보문 한여름이 뒈어사 메종이 직을만주. 그 때부떠 초불검질 메기 시작는디, 마가지나 안 뒈문 귀눈이 왁왁여. 씨가 비에 흘렁 모아진 딘 박삭게 나곡, 벗인 딘 나토 으성 묵은 검질만 비에 붙엉 살아낭, 그걸 메젠 문 벳은 과랑과랑 곡, 작진 발 지저불지, 구름 점 으신 하늘에 름 청는 쉣름을 ‘호이-호이호-’ 불어 봐도 시원치 아니 문, 사데소리 자락이 나오메. ‘어긴 여랑 사데로구나/ 사데 불렁 요 검질 메게/ 앞 멍에랑 들어나 오라/ 뒷 멍에랑 물러나 나라/ 검질 짓고 굴너른 밧듸/ 사데로나 우기멍 메게….’ 초불검질은 조 꼬곡 쉐터럭 정도 메거나 벌레기 떼어내는 일이주마는, 비 와 나문 진 조 소꼬와당 버신 디 싱그는 일이나 이제 막 나온 제와니, 속 튼 검질을 메어사 여. 경곡 고고리 나와가문 라질 메여사 끝나주. △ 보리 검질은 얼엉 우터곡 슬그르 거시렷당 비 와 나사 보리 갈문, 저슬 들멍 보리가 커가주게. 그것이 새해를 넹기멍 페기가 불어나곡 밭이 퍼렁여지문 그 때부떤 보리검질을 메는 거라. 하늬름 팡팡 부는 디 아장 검질 메당 보문 강알장 써넝주기. 경여도 름 의지에 아장, 불 살랑 꼼 초곡, 감저라도 나 궝 먹으문 속이 주마는, 그자 일만 치젠 욕심치레당 보문 그것도 못엿주기. 꼼 사가문 보리검질도 찌 크주게. 집의 이신 양석 다 떨어지문 벗덜광 이왁멍 징심 얻어먹는 미로 놈의 검질메레 가기도 여서. 또 홀어멍덜은 밧 빌엉 갈젠 문 장남 이신 집에 수눌엉 검질메어서. 그제사 이제 튼 장갑이 이서시카 맨손으로 보리검질 메당 보문 아이덜은 손 곳곡, 어른덜은 딱 갈라졍 바농실로 줍기도 엿주기. 조에 랏이 싯덴 문 보리엔 대오리가 서꺼졍 들랏주. △ 콩검질 메당 간잘귀도 타 먹곡 여름은 덥곡 비가 하영 와부난 하간 검질덜이 어이에 짓어부렁, 콩 밧이나 산디왓이나 릴 것 어시 요란이 뒛사지주기. 게나제나 제와니 방석이나 만나문 미지주. 작작 뿔리가 돋앙 이문 징긋징긋 안나오곡, 다지멍 그거 다 쳐내젠문 배가 골착여부러. 그놈이 속은 어떵사 발을 하영 벋는디, 드러 쳐내당 봐도 끄땡인 곱앗당 다시 나주기. 그 닮은 것덜이 또 싯주. 메마, 소왕이, 빈네, 살마…. 또 꼼만 대움문 천상쿨이 막 커부렁 메기 힘들엇주기. 실검질 메당 보문 입다실 것덜도 이서. 여름 검질 메당 도난 웨줄 자기 살련 놔눈 디 보문, 쿠싱게 익은 웨 이성 가심이 탕탕 뛰어. 경문 잔치랏주. 어디 십디강 영 갈랑 먹엇주기. 간잘귀 줄도 살령 놔두문 이레저레 벋으멍 드러 앙 노랑케 익엉 시문 탕, 옷에 북게 다깡 입에 놩 씹으문 코시롱 게 눈이 베롱엿주. 지가봥 딱딱고 퍼렁 건 선 거난 먹지 마라사, 먹으문 칼칼 씨주. 푸께도 좋아. 거죽이 누르스름고 뽕뽕 문 거 타 먹으문 진짜 맛 좋주. 개삼동도 꺼멍케 익으문 맛은 경 읏주마는 몸엔 좋덴 메. 잠시 타먹는 것에 이첫당 어디서 욕는 소리 낭 보문, 멍에질장 간 우리 어멍이 손짓염서. 갱이 부지런히 놀령 제오사 라가문 또 저만이 가불곡. 게나제나 두린 땐, 어느제문 해 지코 영 해만 베력베력 엿주. 글 김창집 작가·(사)제주어보전회 운영위원 ㈔제주어보전회(www.jejueo.com) 제공
[제주어 풀이]
검질메기 : 김매기 용싯일 : 농사짓는 일 내남어시 : 내남없이 산디 : 밭벼 갱이 : 호미(鋤) 직을만주 : 만질만하지. 마가지 : 조를 파종한지 4~5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아 씨가 골고루 들어선 상태를 말함. 왁왁여 : 캄캄해 박삭게 : 빽빽하게 벳은 과랑과랑 : 햇볕은 쨍쨍 쉣름 : 휘파람 사데 : 김매는 노래 멍에 : 밭머리 굴 너른 : 면적이 넓은 꼬곡 : 솎고 쉐터럭 : 방동사니 벌레기 : 매어놓은 풀이 다시 붙은 것. 제와니/제한지 : 바랭이 속 : 쑥 라질 : 강아지풀을 웃터곡 : 까다롭거나 힘들고 슬그르 : 곡식그루 강알장 : 사타구니까지 손 곳곡 : 손에 동상이 걸리고 대오리 : 귀리(燕麥) 용시 : 농사 작작 : 마디마디 메마 : 메꽃 소왕이 : 여기서는 조뱅이 빈네 : 피막이 살마 : 반하 대움문 : 명심하지 아니하면 천상쿨 : 망초 도난 : 씨를 뿌리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난 웨줄 : 참외줄기 쿠싱게 : 구수하게 코시롱 게 : 고소한 것이 푸께기 : 꽈리 지가봥 : 만져봐서 이첫당 : 여기서는 ‘정신이 팔려서’ 제오사 : 겨우 두린 땐 : 어렸을 땐 베력베력 : 보고 또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