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정회장님댁 모내기 일정이 일요일로 알고 있다가 어제 전화를 해보니
토요일이라고 합니다.
다른 멤버들과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취소하고 허안드레아 형제와 함께 8시 전에 도착해보니
정회장님과 8순의 사촌형님이 무거운 모판을 힘들게 작업하고 계십니다.
긴 장화신고 화급히 달려오는 막내아들.
3명이 작업하다가 장정 2명이 합류하니 작업의 진도가 잘 나갑니다.
모판을 떼내어 옆으로 전달... 또 전달...
저 모판 하나로 10평을 심는다고 합니다.
회장님댁 모판이 500개.
모두 심어야 할 논은 5,000평입니다.
길가로 옮겨놓은 모판을 부지런히 경운기에 싣습니다.
작업은 단순하지만 일반벼, 찹쌀 등 품종별로 어느 논에 몇개가 가야 하는지
정확하게 계산을 해야 하지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허안드레아 형제는 조금 나이든 대학원생으로 보입니다. ㅋ~~
경운기 2대가 동시에 출발하여 도착한 곳은 한뙈기 논이 2,000평이 넘는 호수같은 논입니다.
모를 심는 이앙기가 작업할 수 있도록 적정한 위치에 모판을 적정하게 내려놓습니다.
논바닥에 모판 던지는 소리가 철퍼덕 철퍼덕 하면서 흙탕물도 연신 튑니다.
예전에 손으로 온동네가 품앗이로 모를 심을 때는 가장 빠를 때가 5월 18-19일이었다는데,
온난화 탓인지 5월 17일 모내기가 가장 늦습니다.
이미 모내기를 마친 넓은 벌판들...
모내기철에 민통선 논은 왜가리들의 좋은 놀이터이자 먹거리 장소입니다.
경운기 타고 가면서 왜가리 장면을 몇개 놓쳤네요.
힘들여 일하고 탈탈탈 경운기 타고 가는 맛도 새롭습니다.
제일 멀고 넓은 논의 작업을 마치고 오니 새참이 나왔습니다.
농주와 고사리무침, 쑥개떡, 비타500, 수박...
시장에서 파는 쑥개떡은 시금치를 갈아넣어서 색이 너무 파랗다고...
철책선쪽 논과 이 곳 저곳에 모판을 모두 옮기고 나서 씻고 맛있는 점심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일손이 부족하였는데 때마침 와주어서 회장님이 정말 고맙다고 하십니다.
아참, 두번째 경운기가 출발할 때 모자쓴 어르신이 경운기 위에 있을 때 출발하는 바람에
뒤로 떨어지는 순간에 제가 밑에서 받아 안아서 큰 사고를 면했습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지요.
맛있는 점심을 잘 먹고 제2농장에 가보니 가뭄에 콩나듯 한 상추들이 엄청 자라서
부지런히 따왔네요.
포기수는 많지 않아도 잎이 많이 자라서 금방 한보따리가 되네요.
지난 주에 내려준 비가 해갈하기에 충분해서 고추 토마토 호박 땅콩 등등 모두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