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의정부전국문학공모전 운문부 수상자 발표 및 심사평
○ 수상자 명단
<일반부>
최우수상: <구제 옷> (정영준 부산광역시 동래구)
우수상: <초록빛 숨>(조현진 · 서울 성북구)
장려상: <수심>(홍윤기 · 서울 동대문구)
<서둘러서>(서원일 · 충북 제천시)
<들녘의 아침 報告>(최국환 · 전남 순천시)
<시와 시인, 압록강에서 만나>(최철 · 중국 료녕성 단동시)
<산>(김용주 · 광주광역시 북구)
<고등부>
최우수상: <외출>(안양예고 2학년 · 최승은)
우수상: <낙타>(효문고 2학년 · 김민주)
장려상: <낙타>(고양예고 2학년 · 신희원)
<눈>(신목고 3학년 · 정지원)
<예쁘다>(중앙여고 2학년 · 박나윤)
<비상(飛上)>(울산 현대고 3학년 · 문아율)
<어항>(안양예고 1학년 · 구나은)
<중등부>
최우수상: <나룻배>(각리중 3학년 · 김성아)
우수상: <사랑하는 너에게>(덕원중 2학년 · 정재린)
장려상: <보고 싶다>(생연중 2학년 · 장서연)
<여름 기둥>(서연중 3학년 · 김은총)
<우는 겨울>(생연중 1학년 · 이재경)
<가족>(충주 중앙중 1학년 · 한정이)
<꿈>(배곧중 2학년 · 이하은)
○ 심사평
우선 제 25회 의정부전국문학공모전에 응모하여 주신 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에도 전국 각지와, 멀리 중국에서까지 많은 분들이 좋은 작품을 응모해 주셨습니다. 일반부 338편, 고등부 112편, 중등부 271편입니다.
<일반부>
대상과 최우수상 후보 작품이 문예지 등단 작품으로 밝혀져 심사, 선정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우리는 문학 예술인들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문학적 순수성, 윤리성이 요구됩니다. 명예, 상금 등 세속적, 외부적 환경과 욕망에 흔들리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작품은 창작된 순간 하나의 생명체입니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수준은 하향 평준화를 보였습니다. 자칫 AI, 정보화 사회로 점철되는 사회 변화 양상과 어떠한 관련을 맺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경향 속에 최우수상인 <구제 옷>(정영준)은 특정 사물. 즉 ‘구제 옷’에 대한 천착과 집념과 본질 규명이 눈에 띄고 돋보였습니다. 특히 마지막에서 ‘구제 옷’이 주체가 되어 ‘낮은 곳에서 / 더 낮은 / 흠결을 품는 사람에게로 / 유체이탈을 시작한다’라는 표현은 주목할 만합니다.
우수상으로 선정된 <초록빛 숨>(조현진)은 병상에 누워 계신 아버지를 형상화한 시로 보편적인 슬픔과 애잔함을 줍니다. 궁극의 본질적인 감동을 줍니다. ‘가늘어진 팔뚝을 타고’ 흐른 ‘녹색의 혈관’이 마지막 연 5행에 ‘내 손끝에는 아픈 초록이 조용히 숨 쉬고 있었다’로 귀결되는 구성미도 좋았습니다. 다만 3연에서 4연으로의 시상 전환이 다소 작위적이고 이질적이었습니다.
장려상의 영예는 정영준 님(이발소에서), 홍윤기 님(수심), 서원일 님(서둘러서) 최국환 님 (들녘의 아침 報告), 최철 님(시와 시인, 압록강에서 만나)에게 돌아갔습니다. 모두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시에도 중력의 법칙이 적용합니다. 무게가 있어야 독자들의 가슴을 짓누를 수 있고 ‘아름다움’을 잡을 수 있습니다.
<고등부>
최우수상에 선정된 <외출>(최승은 · 안양예고 2학년)은 평이한 제목, 평이한 소재라서 그 기량이 더욱 돋보입니다. 이 시는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말해 줍니다. 화자가 처한 절박함과 진지함과 성숙함이 시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시의 혈관과 세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3연에서 4연으로의 시상 전환이 너무 급작스럽고 서툰감이 있었습니다.
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낙타>(효문고 2학년 · 김민주)는 높은 수준의 작품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현관의 ‘켜졌다가 꺼지기’를 반복하는 센서등을 인사말로 형상화한 부분, 낙타의 혹같은 아버지의 등을 ‘아버지의 등은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등의 표현에서 많이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잔잔하게 펼쳐집니다.
장려상에 선정된 <낙타>(고양예고 2학년 · 신희원), <눈>(신목고 3학년 · 정지원), <예쁘다>(중앙여고 2학년 · 박나윤), <비상>(울산 현대고 3학년 · 문아율), <어항>(안양예고 1학년 · 구나은)도 맑고 순수하고 이뻤습니다. 청소년의 시는 생각과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중등부>
중등부 최우수상인 <나룻배>(각리중학교 3학년 · 김성아)는 3연으로 된 시인데 재미있고 예쁘고 슬픕니다. 연 구분도 정연하고 손자를 부양하는 할아버지의 힘겨운 노력이 정겹고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이는 마지막 연에서 범생태주의, 생명사상에 귀결되어 재치를 느끼게 해 주며 감동을 줍니다.
우수상으로 뽑힌 <사랑하는 너에게>(덕원중학교 2학년 · 정재린)는 제목은 다소 상투적이나 ‘너’를 향한 절대적인 사랑을 절대적 차원의 언어의 고백체로 형상화 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조금 거칠지만 지금 연령대의 언어 사용이 재미를 더합니다.
장려상으로 선정된 <보고 싶다>(생연중학교 2학년 · 장서연), <여름 기둥>(서연중 3학년 · 김은총), <우는 겨울>(생연중 1학년 · 이재경), <가족>(충암중 1학년 · 한정이), <꿈>(배곧중 2학년 · 이하은)의 작품도 시의 기본기가 비교적 탄탄한 역량을 갖추었음을 밝혀 둡니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각 부문 수상자분들에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겨울 시의 화롯불을 밝혀 보시기 바랍니다.
심사평: 김선용(한국문인협회 의정부지부 운문분과장)
심사: 한국문인협회 의정부지부 시 분과 회원 일동
첫댓글 수상한 모든 분들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드리며 응모한 전국의 모든 학생들과 일반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심사평에서 세심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김선용 선생님, 심사평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