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찿아오면 고추 건조기가 동기간의 우애의 가교역활을 한다.
풍기에서 단양까지 40분거리에
우리 맏동서 내외와 97세 시어머니의 나들이가
동기간이 자주 만나서 화기애애 웃음꽃이 피는 날이다.
시어머니는 우리가 자주찿아 뵙지 못하니
가을 고추말릴때라도 자주 작은 아들 작은 며느리를
곁에서 볼 수 있으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다.
맏동서는 올때마다 먹을 걸 바리 바리 싸들고온다.
우리가 기름을 한드럼 넣고 시작하면 타산이 안맞을 만큼
사들고 오고 고추 사먹는 것이 편하고 좋으련만
죽령터널을 넘어서 온다.
사실 우리도 고추농사를 접고 싶어도 우리까지 농사를 접으면
맏동서네가 고추 말리기 위해 우리집까지 오기가 미안해 할까봐서
접기가 망서려지는 부분이다.
고추 따서 올때마다 품목 바꾸어 가면서
쌀20kg 주물럭 한우고기 과일도 한박스씩
내가 후라이드 좋아한다고
한통 사고 풍기에서는 전국적으로유명한 정도너츠
심지어 시장이 멀다고
콩나물까지 사오면 그날은 냉장고가 그득하다.
우리 시어머니도 유산균 음료가 좋다는 걸 어디서 들었는지
맏동서를 시켜서 꼭 사오신다.
다음에는 "햅쌀 한포 사올께요" 하신 우리 시아주버님
지난번에 사오신 쌀을 반도 안먹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우리 시아주버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맏동서는 느을 미안해서 어쩔줄 모른다.
성수기부터 시작하는 고추 말리기 손님때문에 바쁜데
건조기에 대충 말려서 태양초를 만드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한다.
손님있는 주말에는 피하고
퇴실하는 주일 날 오후에 온다.
어제도 홍삼액과 포도 한상자 햄 박카스를 사고
내가 청소 하느라 힘든다고 밥까지 싸들고왔다.
소풍 온 것 처럼 모두들 맛있다면서 먹는데
점심때가 훌쩍 지나서인지 꿀맛이다.
시어머니는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찐 밤을 연신까서 70이 넘는 자식들 입에 넣어주신다.
자식은70이 넘어도 어린아이 같이 보이는지
장마때는 "개울물이 불으면 개울에 내리가지마래이~"
"뜨거울때는 절대 밭에 일은 하지마래이~"
평생을 온 세상 근심 걱정을 안고 사신다.
자식이 안부 전화 할 사이도없이
잘 있나 ?
손님은 있나?
손녀 안부까지 물으시는 시어머니 동기간의 우애의 끈을 연결하는
고리 역활을 하시는 우리 시어머니시다
97세 시어머니가 고추밭에 가셔서 고추따고 꼭지까지 따고
아들이 장박에 쏟아붓기 무거우면 힘들다고
수십자루를 분리해서 넣어 오시는 우리 시어머니
하늘 밑에는 찿아 볼 수 없는 자식 사랑이 눈물겹다.
정신력과 체력으로 봐서
100수는 거뜬히 사실 것 같다.
오래 오래 사셔서 우리와 행복을 함께 하셨으면 하는
자식들의 바램이다.
첫댓글 그러면 저 많은 태양초는 누님께서 농사 지으신것이 아니고
시아주버님께서 농사 지으신것이군요~~
고추를 조금밖에 심지 않으셨다고 했는데
무슨 태양초가 저렇게 많은가했었지요~~
97세 어머니께서 80세가 다 되신 아드님에게
밤을 까서 입에 넣어 주신다니 참 부럽습니다~~
아~~탐스러운 저 태양초여~~
저건 두물딴 우리 태양초
아주버님네 것은 벌크에서 말리고 있습니다...
정말 대박이지요..
농사 안지으려했더니
저렇게 미련을 두게 하네요...ㅎㅎ
우리 시어머님은 노심초사 아들 걱정
뭐라도 아들 입에 넣어주시는 그 사랑에 감동을 합니다.
저 태양초 다 마르면 몇 근이나 될까요?
한 50근???
@손혁수 50근은 무슨 ..
잘해야 30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