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문제점과 혁신방안
2011년 4월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제9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날 토론회는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이 14.3%라는 사태를 맞이하여, “제9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시험출제 시스템의 문제점 진단 및 시험문제 공개를 촉구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도출”하는데 있었다.
광주대학교 사회복지부 이용교 교수는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문제점과 혁신방안’을 발제하고, 4명의 지정토론자의 토론을 들은 후에 종합토론을 하였다. 주제 발제문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1년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은 응시자 대비 합격률 14.3%로 지난 8년간 평균치 44.9%에 비교할 때, 30.6%포인트 낮아서 난이도 조정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응시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개선방안을 요구하였으며, 필자도 “시민과 함께 꿈꾸는 복지공동체”를 통해서 문제를 밝히고 대안을 모색할 공청회를 제안하며, 보건복지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문제점은 크게 시험출제의 문제점과 시험장 관리의 문제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시험출제의 문제점은 출렁이는 합격률로 응시자가 어느 해에 시험을 보느냐에 의해서 합격 여부가 달라지고, 시험범위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서 사회복지법제 등 일부 과목은 시험범위가 너무 넓으며, 시험지와 정답이 공개되지 않아서 검증 시스템이 불안정하고, 짧은 시험시간으로 문제를 풀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시험장 관리의 문제점은 응시자가 매년 3만 여명에 이른데, 시험장소는 전국의 8개 도시에 불과하여 응시자들이 낯선 장소에서 숙박을 해야 하는 문제점과, 시험감독관의 불성실한 태도, 난방설비의 빈약, 여성 화장실의 부족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혁신방안은 사회복지계가 중심이 되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되어야 한다. 매년 편차가 심한 합격률(혹은 난이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하고, 시험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관리기관을 사회복지사업법상 유일한 사회복지사의 법정 단체인 한국사회복지사협회로 재지정해야 한다. 시험문제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응시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전년도 합격자를 대상으로 모의시험을 실시하고, 시험 즉시 문제지와 가답안을 공개하며,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서 정답을 확정짓고, 각 과목별 평균/난이도/분별도 등을 공표해야 한다. 시험실시 주기를 연 2회로 확대하고 이를 2011년 8월부터 시행하며, 시험시간을 문제당 60초로 연장하고, 시험장소를 응시자의 생활권을 고려하여 50여개소로 지정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은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을 혁신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이고, 이 토론회를 통해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사회복지사가 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길 기대한다.
이용교 교수의 발제에 대해서 첫 번째 지정토론자인 부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기영 교수는 발제자의 의견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매년 사회복지사 2급이 급속히 증가되는 상황에서 노동시장의 수급조절을 위해서 1급 사회복지사의 합격률을 낮출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국에서 사회복지사의 일자리는 8만여개인 상황에서 매년 사회복지사 2급은 5만명 가량 늘어나는데, 사회복지사 1급까지 과대하게 배출시킬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복지학도를 가르치는 입장에서 제자들이 가급적 모두 1급 사회복지사에 합격하길 희망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직시가 있어야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한국전문대학사회복지교육협의회의 추천을 받은 동서울대학교 실버복지과 진석범 교수는 발제자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사회복지사 2급 자격취득에 필요한 과목수를 상향조정하고,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의 회원규정을 강화하여 사회복지사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의 출제에 전문대학 교수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히고, 1급 시험의 변별력을 높이며,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이 병행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사회복지 현장을 대표하여 반포종합사회복지관 김한욱 관장은 수험생이 당면한 상황을 중심으로 한 발제에 덧붙여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제도, 사회복지사의 처우개선과 정체성 등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하였다. 시험장 관리는 개선되어야 하고, 시험 주관기관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나 한국산업인력공단 중 어디에서 주관하던지 서로 협조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험출제 내용과 범위는 합의점이 필요하고, 합격률은 전문직에 따라서 의사나 약사와 같이 90%대인 곳도 있지만 공인중개사와 같이 낮은 곳도 있으니 이해당사자들이 좀더 논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논의를 통해서 합의가 되면 실천을 해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제9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 수험생을 대표하여 이태승 선생이 발표했다. 그는 “신뢰할 수 없는, 타당성을 잃은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을 출제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대한민국 사회복지계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공개, 재시험의 시행, 연 2회 시험실시”등을 요구하였다.
지정토론을 마친 후에 발제자는 토론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번 토론회를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고, 그 합의를 통해서 확실한 변화를 강조했다. 노동시장의 수급 등을 고려하여 합격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역설하고, 시험의 관리를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미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약속한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의 개선방안을 철저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2011년부터 연 2회 실시하고, 시험출제와 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을 주장했다.
(* 지정토론자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관계자가 초대되었지만, 공단은 토론자의 추천을 거부하고, 토론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주제발표와 지정토론을 마친 후에 일반 참가자 중에서 한 사람은 청소년지도사처럼 대학을 졸업하면 2급을 취득하고 경력을 갖춘 후에 1급을 취득하는 방안을 참조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한 사람은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 합격하고 사회복지계에 취업한 사람이 낮은 처우 등으로 1~2년 안에 사회복지 현장을 떠나는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좌장을 맡은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김성천 교수의 마무리 말씀과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성철 회장의 폐회사로 종료되었다. 조성철 회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하고, 향후 제9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서 대안을 정리하여 정책적인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약속했다.
필자: 이용교 lyg29@hanmail.net 정리 2011년 4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