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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 송시열의 체취 가득한 화양구곡을
찾아서
2013년 6월23일 일요일 오전 9시50분
국립공원 입구임을 알리는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한 후 도명산 산행로로 접어들기까지
도로 우측은 아름드리 고목들이 짙은 숲 그늘을 이루는 너머로 화양천 맑은 물이 흐른다.
오전 10시12분
오전 10시15분
운영담과 도로를 마주한 건너편 언덕에는 '우암 송시열 유적'이 자리 잡고 있다.
송시열 유적지에서
채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화양천 물가에는 이처럼 예사롭지 않은 암반이 자라 잡고 있다.
이곳 화양구곡의 제3곡인
읍궁암(泣弓岩)이다.
조선 제17대 왕인 효종(재위 1649∼1659)은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서 8년간 볼모생활을 한 일이
있는데,
즉위 후 은밀히 북벌계획을 수립하고 군제의 개편, 군사훈련의 강화 등에 힘썼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하자 우암
송시열이 새벽마다 이 바위에 엎드려 통곡했다는 곳이다.
요즈음 북한 핵문제 및 탈북자에 대한 중국의 행동을 생각하며 불현듯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내용이 있다.
서양에서는
스페인,동양에서는 중국 사람들이 가장 간사하고 믿지 못할 족속들이라는 것인데,
젊은 시절 어는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몽테스키의
'법의 정신' 이었던가???
음궁암을 지나쳐 몇 걸음 옮기자 길섶 나무 그늘 아래에 얼핏 스쳐지나기 십상인 돌 비가 하나 서 있다.
오전 10시 22분
그러나 우암이 살아 있던 그 시절에서 3백여년이 지난 현재는 울창하게 자란 나무숲으로 인해
금사담 주변은 온갖 형상의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맑은 물과 더불어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오전 10시 24분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숲길에서 이날 가장 많이 만난 특이하게 생긴 이 야생화의 이름은 까치수염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일본,만주 등지에 분포하는 이 야생화는 6~8월에 꽃을 피우는데
봄철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며 여성의 월경을 고르게하고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뿌리만 채취하여 생즙을 내어 마시면 골수염과 관절염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전 10시26분
이곳에서 도명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3.2km이다.
층층이 쌓인 바위
부분을 가까이 살펴 보니 참 기묘한 형상이긴 하다.
더구나 맨 위의 바위는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듯 위태로워 보인다.
그런데, 같은 버스로 주차장에 도착한 일행 40여명은 이미 종적을 감춘 상태이다.
하긴 제2곡인 운영담 부근에서부터
그들을 볼 수 없었으니 아마도 이곳 화양구곡을 어렵게 찾아와서
구곡의 모습이나 역사적 배경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심도 없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간듯 싶다.
아무 생각없이 발만 움직이는 기계도 아니고...참 한심하면서도 불쌍한
사람들이다.
해발고도 643m인 도명산(道明山)은 오래 전 첨성대 부근에 있던 채운암이라는 암자에서
남쪽 방향인
도명산 산행로로 접어든 일행들과 떨어져 동쪽으로 향하면
이와같은 큰 암반을 만나게 된다. 제6곡인 능운대(凌雲臺)의
모습이다.
계곡변에 커다란 바위가 층을 이뤄 구름을 뚫을듯이 솟아있다 해서 얻은 이름이라는데,
지금은 그럼 느낌이 전혀
없다.
하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백년이 훨씬 지난 옛날의 모습을 찾기란 어려울 터.
더구나 멋진 경치를 즐기는데 방해를 하는 시설물들이 이곳 화양구곡에는 너무 많다.
이곳 능운대처럼 사찰에서 걸어둔듯한
연등(석가탄신일이 지났으면 철거해야하지 않을까?) 은 물론
명소마다 "흡연금지" , "수영금지" 등 현수막을 제멋대로 걸어놓아
경치를
감상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런 흉측스런 시설물들을 피해가며 사진을 찍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오전 10시 37분
대웅전 서쪽 옆 한단 아래에는 요사채로 쓰이는 듯한 건물이 한 채 있는데,
대웅전 앞 뜰에서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조금 전 지나쳐 온 첨성대가 중앙에 보이고 그너머로 도명산에서부터 낙영산 가령산으로 이어지는
오전 10시50분
계곡가에서는 남쪽지방에서는 겨울에도 고사하지 않고 잘 자라는
오전 10시58분
계곡으로 내려가 물 속에 발을 내 딛은 후에야 비로소 이름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와룡암에서부터 잠시동안 계곡물길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오전 11시 5분
학소교 입구에서
가까이 보이는 학소대를 눈 앞에서 보기 위해 학소교를 건너지 않고
계속 동쪽으로 이어지는 화양계곡을 따라 계곡가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 옛날 언제인가 청학(靑鶴)이 바위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하여 학소대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곳.
바위 틈을 뚫고
자라는 소나무가 운치를 더해준다.이곳이 제8곡인 학소대(鶴巢臺)이다.
경북 청송의 주왕산, 봉화의 청량산,충북 제천의 월악산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는 학소대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무수히 많은
것을 보면
유난히도 학(鶴)에 대한 애착이 강한 우리 민족인 것 같다.
오전
11시32분
학소대를 떠나 1.2km를 지나온 지점이니 화양분소에서는 3.7km 를 왔다.
파천(巴串)이라는 안내간판을 따라 물가로
내려온 곳.
물 속의 작은 모래 알갱이는 물론 아주 작은 물고기의 움직임까지 선명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은
곳이다.
물가 한켠의 비스듬히 드러 누운 바위에 파천(巴串)이라는 글이 새겨진걸 보니
이곳이 제9곡인 파천임을 알것 같다.
파천(巴串)은 넓다란 바위면이 흰색을 띄고 있어 마치 바위가 티없는 옥과 같다하여 얻은
이름이라 한다.
누군가는 꿈틀대는 용의 비늘이 반짝이듯 보인다고도 하고..
"巴串" 이라는 한자는 '파천' 또는 '파곶'으로
불리운다.
파(巴)는 화(華)와도 서로 통하는 의미로 꽃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도 지녔다고 한다.
오전 11시53분
너무나 아름답고 조용한 곳에서 물 속에 몸을 담근 채 오랜 휴식을
취하니
지난 일주일간의 피로와 온갖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가는듯 하다.
오랜 휴식을 취한 후 2시간 전 일행들과 어울려 산행길에
나서느라 들리지 못한
화양구곡 중 아직 찾지 못한 제1곡을 찾아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간다.
낮 12시34분
오전에 지나쳤던 와룡암 부근에서 남쪽을 바라보니
화양계곡
너머로 암반으로 이루어진 멋진 산봉우리들이 눈 하나 가득 들어온다.
가까이 보이는 봉우리가 도명산이고 그 좌측으로 낙영산도 눈에
들어온다.
이곳 화양동계곡은 깨끗한 물,그리고 경사가 급하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진듯하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가족단위의 행락객이 많이 눈에 띈다.
낮 12시57분
주차장이 있는 화양분소 근처에까지 돌아왔다.
이 부근에는
이처럼 물가를 따라 이어지는 자연탐방로가 만들어져
어린 아이들도 자연을 즐기는데 위험이 없도록 되어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인듯 싶다.
오후 1시 5분
오전에 산행을 시작한 화양분소 부근 주차장에서 반대쪽인
화양1교쪽으로 되짚어 길을 나선다.
600m 떨어진 화양구곡 제1곡인 경천벽을 찾기 위함이다.멋진 자태의 고목이 눈길을 끈다.
이
고목들이 있는 부분만 중앙분리대를 만들 정도로 볼품이 있어 보이는 나무임은 분명해 보인다.
화양분소에서 경천벽까지 되짚어 가는 600m 남짓의 이 길이 이날 지났던 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길이었다.
향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도로에 사람도 차량도 구경하기 힘든 너무나 호젓한 길이었다.
때 마침 점심시간인지라
드나드는 차량조차 끊긴 때문이었을게다.
오후 1시11분
화양구곡 제 1곡인 경천벽 앞에서 한동안 머물며 300여년 전
우암이 아홉 곳의 명소를 찾아
이름을 붙이던 그 심정을 헤아려 보려 애써 본다.
이곳 제1곡은 층암괴석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형상이라해서 '경천벽(擎天壁)'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허나 오랜 세월이 지나며 바위 틈을 비집고 자라는 나뭇가지와 녹음 우거진
나뭇잎으로 인해
바위의 모습이 살아나지 않음이 아쉽다.
참고로 이 사진은 2012년 4월 중순에 이곳에서 찍은 경천벽의 모습이다.
아직
나뭇잎들이 돋아나기 전이어서인지 층암괴석의 모습이 그런대로 눈에 들어온다.
모든 사물은 보는 거리와 각도에 따라서는 물론 보는 때에
따라서도 그 모습이 달라짐을 배운다.
경천벽 앞에는 이처럼 전망대에 의자 등 간편한 휴식시설까지 마련되어 있지만
이곳
화양동계곡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전망대 앞에 세워진 안내판마저 곤충의 배설물로 덮여있는 등 관리마저
부실하다.
이곳은 분명 속리산국립공원구역이므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관리하에 있는 곳이다.
하긴
오전 산행을 시작하면서 화양분소의 안내 직원에게 경천벽까지의 거리가 600m 임을 아는 내가
넌지시 경천벽까지 거리가 600m 정도
되느냐고 시험삼아 질문을 던졌을 때
" 아니요! 훨씬 먼 거리인데요!" 라는 답변이 나올 정도로 무식하고 무사안일한 관리를 하고
있으니..
오후 1시28분
3시간 반에 걸친 화양구곡 탐방을 마치고 오전에 탐방을 시작한
화양분소 입구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주차장 한 켠의 고목나무를 둘러 싼 돌탑이 나를 반긴다.
고목나무를 타고 오르는 덩굴 식물 중
능소화 잎도 보인다.
얼마 후인 7월이면 주황빛 능소의 미소를 보게될 이곳은 오래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풍년 농사, 집안의 평안을
빌던 '서낭당(성황당:城隍堂)'이다.
위 지도상에 붉게 밑줄 친 부분이 화양구곡 9개소 각각의 위치이며,
녹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이날 걸어서 탐방한 구간이다.
수많은 산악회,동호회에서 화양구곡과 도명산,낙영산을 찾는다.
제발 수많은 인원을
인솔하는 운영진들은 도명산,낙영산을 산행하는 정확한 시간을 숙지하기 바라며,
또한 9개 명소의 위치도 모른 채 믿고 따라 온 많은
탐방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제발 사전에 철저히 공부를 한 후에 많은 인원을 통솔 해 길을 나서기
바란다.
혹여 본인이 처음 가는 곳이거나 모르는 부분은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서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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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화양구곡 문화탐방길 학소등,2008년9월 도명산 산행 추억이 새롭습니다. 시원한 계곡,괴암절벽 잘보고 갑니다.
감사히 잘 보고 듣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