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포타미아 문명 때 등장…
인쇄술 발명 이후 대중화됐어요
도서관
서울 최초의 공공 도서관인 남산도서관이 지난 해 개관 100주년을 맞아 10월 5~6일 기념식을 열었지요. 남산도서관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경성부립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워졌는데요. 해방 이후 남대문도서관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65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어요. 도서관은 도서·문서·기록·출판물 따위의 자료를 모아 두고 일반인들이 볼 수 있도록 한 시설인데요. 도서관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한 곳인 메소포타미아 지방과 이집트에서는 고대 도서관에 대한 기록이나 유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빌로니아 왕국의 도시였던 니푸르의 '지구라트(ziggurat·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만들어진 신전)'에서는 쐐기문자가 기록된 여러 개의 점토판이 발견됐는데요. 그 양이 상당해서 전문가들은 지구라트를 오늘날 도서관처럼 사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어요.
서아시아 최초의 통일 국가를 만든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현재의 이라크 지역)에는 아슈르바니팔왕(기원전 685~기원전 627 추정)이 세운 왕립 도서관이 있었어요. 세계 최초의 왕립 도서관으로 평가받는 이 도서관에는 3만장 이상의 점토판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원과 대학 중심으로 도서관이 발달했어요. 다만 이때의 도서관은 대중을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상류층을 위한 시설이었어요. 당시 도서관에서는 도서를 대출하고 반납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오히려 책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책을 사슬로 묶어두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인쇄술이 발달한 지금과 달리 당시의 책은 모두 손으로 직접 내용을 베낀 필사본이어서 고급 물건으로 여겨졌거든요.
이후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하며 유럽 사회에서 책과 지식의 대중화가 이뤄집니다. 그러면서 도서관도 점차 바뀌게 되지요. 프랑스의 추기경인 쥘 마자랭(1602~1661)이 자신의 개인 도서관을 대중에게 개방하고, 이를 계기로 공공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됐어요. 이후 영국과 미국 등에서도 공공 도서관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동양에서도 도서관은 왕실과 상류층을 위한 시설이었는데요. 중국에서는 왕조가 교체될 때마다 새 왕조가 이전 왕조에서 만들어진 책을 모아 정리했어요. 한국에서도 발해 시대에 문적원 등의 국가 기구에서 서적을 보관했어요. 고려 시대에도 국가 기구에서 서적을 보관했지만, 사찰에 장서를 보관해 도서관의 역할을 맡기는 경우도 있었어요. 조선 시대에는 국가에서 집현전이나 규장각을 세워 도서관 역할을 하게 했죠. 우리나라에서 도서관이 대중을 위한 시설로 변모하기 시작한 건 조선 시대 강화도 조약 체결(1876) 이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