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한수연 선생님은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마산교육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바람골 우체부〉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수필 〈항아리 소묘〉가 당선되었습니다. 경남아동문학상, 남명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창작동화집 《발가락이 달린 해님》 외, 인물전 《할아버지 손은 약손》 외, 역사동화 《내 이름은 혹부리》 외 다수가 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교 교사를 퇴직하고 글쓰기에 전념하고 계십니다.
현대음악의 거장 윤이상 목수가 집을 짓듯 오선지 위에 음표를 올리다
하늘을나는교실에서 ‘우리 시대 아름다운 얼굴’ 다섯 번째 시리즈 《소리의 집을 지은 윤이상》이 출간되었다. 2017년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이 책은 윤이상 선생이 만든 교가를 부르며 자란 한수연 작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썼다. 윤이상 선생이 살아온 고향 통영 땅에서 함께 숨을 쉬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그의 예술혼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서일까. 마치 윤이상 선생을 현재로 불러온 듯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또한 윤이상 선생의 발자취를 좇고 부인 이수자 여사를 만나면서 윤이상 선생의 삶과 음악 인생을 수를 놓듯 써내려갔다. 문장 사이사이 윤이상 선생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듬뿍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윤이상 선생의 삶이 온전히 스며든다. 때로는 잔잔한 물결처럼, 때로는 파도가 몰아치듯 쓴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어도 좋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친구들과 젊은 청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비가 오면 대나무 숲 사이로 실개천이 생겨 집 마당으로 흘렀고, 밤이면 개구리 울음소리에 귀가 아플 정도였다. 그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잠이 들지 않을 때면 이상은 눈을 감고 개구리 소리를 따라가 보았다. 한 놈이 개굴개굴하면 그 소리에 또 다른 개구리가 답을 했다. 그리고 두 마리 세 마리가 따라하다 어느 순간 한꺼번에 합창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뚝 멈추고는 다시 시작하곤 했다. “그 부분은 틀렸어. 다시 해!” 개구리들은 이상의 지휘를 잘 따르고 있었다. 이상은 그것을 오선지에 옮겨 적으며 혼잣말을 했다. “하하, 너희가 우리 반 동무들보다 훨씬 낫다.” 이상은 음악을 만드는 일에 점점 신이 났다.
‘통영’ 바닷가 마을에 살며 어부들의 고단한 삶을 보고 자라서일까. 그의 음악에는 인간 본연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으며 그것은 깊이를 더해준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소리는 곧 고향의 바닷소리라고 할 수 있다. 오선지를 펴고 눈을 감으면 그 위로 푸른 고향 바다가 넘실거렸고, 코에 스며들던 싱그러운 갯내며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뱃사공들의 노랫소리, 누이들의 다듬이 소리도 악보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고향 바다는 어머니의 청아한 남도창과 풍물패의 장단, 어린 시절 지리산 자락에서 들었던 한 남자의 슬픈 노래, 제삿날이면 들을 수 있었던 조상들의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까지 실어 왔다. 이 모든 것들은 윤이상 선생이 소리로 짓는 집의 기둥이 되고 지붕이 되고 창문이 되었다.
예술혼은 절대 꺾이지 않는다
윤이상 선생이 촛불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룬 지금의 모습을 보면 어떠했을까. 분명 정의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함께 기뻐했으리라. 그러면서 시대가 달라져도 정치꾼들은 변한 게 없다며 한탄했으리라. “처염상정(處染常淨)―어떤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다.” 이는 윤이상 선생 묘비명에 새겨진 불경의 한 구절이다. 선생의 삶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기록한 말은 없을 테다. 요즘 시대 말로 하면 윤이상 선생은 ‘원조 블랙리스트’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윤이상 선생이 살아온 때와 지금의 정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 그는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정치적 탄압으로 음악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했다. 하지만 윤이상 선생은 음악으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윤이상 선생의 음악은 촛불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멀리 퍼져 나가듯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스미고 세상을 움직였다. 그의 음악 정신, 예술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게 “예술혼은 절대 꺾이지 않는다”는 일침을 가했다. 예술혼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꺾을 수 없으며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 주며 평생 동안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
존경과 애정을 담아 쓴 인물 이야기
저자 한수연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동화작가로 오랜 시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고향 통영에서 학교를 다녔고 윤이상 선생이 만든 교가를 부르며 자랐다. 윤이상 선생이 살아온 고향 통영 땅에서 함께 숨을 쉬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그의 예술혼을 오롯이 느끼며 살아서일까. 마치 윤이상 선생을 현재로 불러온 듯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또한 윤이상 선생의 발자취를 좇고 부인 이수자 여사를 만나면서 윤이상 선생의 삶과 음악 인생을 수를 놓듯 써내려갔다. 문장 사이사이 윤이상 선생에 대한 존경과 애정이 듬뿍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윤이상 선생의 삶이 온전히 스며든다. 때로는 잔잔한 물결처럼, 때로는 파도가 몰아치듯 쓴 이야기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읽어도 좋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다. 특히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친구들과 젊은 청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