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왔고, 4월 20일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은 무너져 내렸지만 삶을 포기할 수 없기에 투쟁을 선택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다시 광주시청 앞에서 '투쟁 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기자회견을 했다.
오늘은 40번째 맞는 장애인의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는 장애인을 위한 잔치를 거부하고 장애인이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기 원한다. 광주장차연은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선포하고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정책을 제안해 왔다.
2001년 광주장애인이동권연대가 만들어지고, 2004년부터 4.20을 통해 광주지역 장애인정책 요구안을 광주시청에 전달하였다. 2004년 광주시에 요구했던 장애인정책은 소박하다. 1. 광주광역시는 저상 시내버스를 전면 도입하라. 2. 광주광역시는 장애인용 콜택시를 전면 도입하라. 3. 광주광역시는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자립생활센터 지원과 활동보도인제도 즉각 도입하라.
2021년 정책요구안은 다섯 가지다. 1.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책임을 다하십시오. 2. 탈시설 • 자립생활 지원을 위해 책임을 다하십시오! 3.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권리 보장을 위해 책임을 다하십시오. 4. 최중증 뇌병변장애인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책임을 다하십시오. 5. 장애인 생명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감염병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해 책임을 다하십시오.
문제는 17년이 지나는 동안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되돌이표를 마침표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기자회견을 통한 정책요구와 행정의 약속은 반복되지만 장애인의 삶을 여전히 제자리다. 이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이번 4.20 피켓에는 음악 기호를 활용한 기발한 구호들이 등장했다. - 우리가 원하는 삶은 애드리브(자유롭게) - 우리가 외치는 구호는 칸타빌레(노래하듯) - 우리의 활동은 콘 브리오(활기차게) - 탈시설-자립지원 계획 추진은 프레스토(아주 빠르게) - 탈시설-지원 정책 추진 포르티시모!(아주 강하게) - 탈시설-지원 정책 추진 포르티시시모!!(포르티시모보다 엄청 강하게)
광주시는 광주장차연의 정책요구에 대하여 신속하게 응답하기 바란다. 박향 국장의 약속대로 구체적인 협의는 장애인복지과와 교통 관련 과와 협의해 나갈 것이다. 광주장차연도 이번 4.20을 거치며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배영준 동지를 비롯한 후배 활동가들을 보면 새로운 힘이 솟는다. 다시는 "투쟁 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은 광주장차연의 고백이자 약속이다. 투쟁!! (2021.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