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논의한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뭔가 정체되어 있고 흘러가지 않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는데, 게릴라 공연을 하게 된다니 굉장히 역동적으로 느껴지고 생각만 해도 신이납니다.
한 곳에서 집중적으로 타올랐던 촛불들이, 이제 조금씩 번져가고 있습니다. 노원에서, 강남에서, 그리고 어제는 분당 서현역에서도 촛불을 꺼내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동네 아파트에서도, 그리고 어쩌면 휴가지에서도 촛불을 켜드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릴라 공연을 하게 되면, 조그많게 타오르는 촛불들 주위로 더 많은 촛불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혼자서는 부끄러워 하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촛불을 켜든다면 묻어서 켜들 사람들은 무수히 많을 것입니다. 시청까지는 바쁘거나 번거롭거나 귀찮아서 안나오지만, 출퇴근 길에 오가는 곳이라면 잠시 잠시 부담없이 들렀다 갈 것입니다.
시민악대의 특성상 참 부담없고 만만해보입니다. 연주를 잘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처럼 얼렁뚱땅 대충 치는 사람도 있고, 비교적 손쉬워 보이는 악기들도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함께 즐기고, 또 '나도 저 정도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몸이 근질거리는 사람은 뛰쳐나와 함께 악대에 가입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각각의 지역에서 다양한 색깔의 시민악대들이 결성되기를 바랍니다. 또 이런 취지를 널리 알려서 많은 분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하면 좋겠습니다. 아고라 베스트로 한 번 올려서 우리의 움직임을 홍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릴라 집회에서는 다른 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소품들도 많이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짝짝이 트라이앵글 실로폰, 탬버린 같은 가볍고 휴대가 용이한 악기들도 챙겨가서 구경꾼들에게 들려주고 해보라고 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보기타맨님이 가지고 다니시는 앰프를 구매해서 들고 다니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를 청중들에게 넘겨가며 한 마디 하거나 노래를 직접 부르도록 하는 것이 함께 한다는 느낌이 더 들었습니다. 문제는 돈인데--;; 초보기타맨님 앰프는 30만원이라서 부담이 되고, 10만원 짜리 가볍고 목에 걸수 있는 앰프 정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 그 앰프 사려고 비자금 모으고 있는중입니당^^
이 외에도 매일 매일 하다보면 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고, 많은 것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움직임은 광우병 소고기를 몰아내는 것만이 아니라,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목소리를 내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줍니다. 매일 같이 지나다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음에도 철저히 혼자라는 느낌, 고독하다는 느낌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어두운 느낌으로 가득찬 공간에 촛불이 켜지고 그곳에서 함께 노래 부를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기적과도 같은 체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치, 교회나 성당에서 하는 성스러운 것들이 거리에서도 가능하구나 하는 그런 영적인 체험도 될 수 있습니다.
전 월곡동에서 사는데, 성신여대 미아삼거리 모두 가깝습니다. 노원역은 병원에서 퇴근하는 길에 가깝고, 신촌은 직장 옆이라 가깝고, 신림동은 부모님 집이고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 푸근합니다. 강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동네지만, 이번에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해낸다면 좀 더 좋아질지도 모르겠네요^^. 삼성역에서는 근처살거나 직장다니는 선후배들에게 연락해서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아싸~! 신나네요^^ 어디든 달려갑니다. 유랑악단 게릴라 악단, 천하무적 신비의 악대, 동에번쩍 서에번쩍 우리는 활빈당, 아니 활빈악대다!! ㅎㅎㅎ
첫댓글 신난다! 활빈악대! ㅎㅎㅎ
아고라에 <시민악대>머릿말써서 일주일의 계획을 올리면 좋겠구요. 다들 직장인들이라 시간이 녹록치는 않을겝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생각!! 정말 좋습니다. 근데..누가좀 알아봐줘요. 지하철에서 공연은 허가가 있어야 하는지 ..하긴 게릴라성이니까 그냥 뭐락하면 가면 되겠지요..
지하철 내부 공연이 아니라, 바깥에 나가서 하는 거라 상관없어요
일단은 시도 해봅시다. 모일수 있는 곳에 모여서.. 힘냅시다. 변한게 하나도 없는데 광우병대책위는 참 뭐하는 집단인지.. 지들 이익만 챙기려는 시대의 폐륜아들이 너무 많네요.
어.... 큰바우님, 그냥 좀 궁금해서요. 저는 대책위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요 몇달간의 상황과 대책위라는 단체의 성격을 고려하면 할 수 있는 한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책위가 못마땅한 순간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온갖 욕만 들어가면서 궂은 일 다 떠맡아 뒤처리해주고 있는 점을 고맙게 생각하구요. 특히 '지들 이익만 챙기려' 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는데 뭐 때매 그렇게 보시는지 궁금해요. 저야 한겨레나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보는 내용이 전부라, 그나마도 그리 꼼꼼히 보는 편은 아니라, 뭔가 제가 모르는 일이 있었나 싶어서......
내일은 어디서...??
귀뚜라미님.. 7월5일과 같은 상황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대책회의가 다 못한건 아니구요. 제옆에 칼라tv쪽에서 일하시는 분 몇분이 오셨는데.. 시민발언도 통제하고 구색에 맞는 사람들만 모아다 하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습니다. 그날도 확성기 크게 틀어서 콘서트 해버리는 바람에 시민들이 모여서 토론할수 있는 시간조차제대로 가지지 못하게 하고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는데 시민승리의 날이라고 선포해서 마치 여의도 벗꽃놀이 하는 분위기만들어서 술판벌어진것처럼 무질서를 조장한것도 그렇구요. 답답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답니다. 그런 행사하라고 성금낸것도 아닌데
성금에 대한 최소한의 회계내역도 없고 여러가지로 집고 넘어가야 할게 좀 있다고 봅니다. 지들이익만 챙기려했다는 표현은 제가 그날 좀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렇게 표현한거같네요. 시민들을 대변해야 할 사람들이 좀 더 잘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답답하네요.
저 역시....공감을.... 오죽했으면 아무것도 아닌 제가 대책위 천막에 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열심히 구경하는 사람들 앞에서 소리질렀겠습니까 (끌려가 맞아 죽을 각오로 그랬습니다.) 저도 간간히 대책위 욕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그러지 맙시다~" 했었는데, 정말 5일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그러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제가 그랬었죠. "이게 무슨 심판의 날, 승리의 날이냐! 시골장터 난장판이 따로 없다! 전국노래자랑이냐, 콘서트냐! 술먹고 뻗어 있는 사람들을 봐라!!" 으~~~ 그러다가, 콘서트(?) 끝나니깐 싹~~사라져버리고... 아무 일 없었으니 다행이지, 경찰이 술취한 시민들 덮쳤으면....생각만해도 속이 아려옵니다.. ㅡ
가서 항의할 때도, 정말 성의없이 언행하고 실실 비웃던 사람 생각하면... 그 정도 난동에서 멈춘게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종교인들까지도 사법처리 하겠다는 지금 현 정부... 그에 강력히 힘을 모아주지 못하는 대책위 (물론, 피신해 있는 사람들 있지만..), 모아주지 못하더라도 시민들의 자체 행사를 소음으로 방해하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안타깝습니다.
5일날 밤사이 뭔가 많은 일이 있었던 모양이네요. 제가 워낙에 집회에 나가서도 무대에는 신경을 안쓰고 그냥 사방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는데다 그나마도 자정 전후해서는 꼬박꼬박 퇴근하는지라. 그런데 안진님. '강력히 힘을 모아주지 못하는 대책위'는 전위조직(지도조직?)이 아니라 대중조직이라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닌가 싶어요. 게다가 너무 많은 단체들의 연합이잖아요. 뒤치닥거리 잘해주는 것 이상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음, 어떤 점에서는 뒤치닥거리도 제대로 못하고 오히려 방해한다고 볼 수 있는 부분도 있긴 하죠? 그냥, 저는 그 자체가 대책위라는 단체의 태생적 한계라고 보는지라, 대책위를 욕할 게 아니라 뭔가 다른 대안이 나와야 할 때 아닌가, 혼자 생각만 해봅니다. 그냥, '지들 이익만 챙기려드는 패륜아'라는 표현에 놀라서 뭔가 그렇게 심각한 오류가 있었나 싶어 여쭈어봤습니다. 그런데 큰바우님 말씀하신 회계내역 문제라든가 발언통제 같은 문제는 꽤 문제삼아야 할 부분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