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약을 타고 해안을 따라 가다보면 바위 곳곳에 뭔가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보면 '저거 먹을 수 있는건가'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뭔지 잘 모르고 그게 먹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을 때는 별 관심 두지 않겠지만, 호기심에라도 그것들을 채취해서 한번 먹어보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런 먹거리(?)들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렇지만 韓國人의 먹는 것에 대한 부심은 확실히 남다른데, 카약을 타면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바다 먹거리들 몇 가지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바로 눈 앞에 있는데도 보지 못할 수도 있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아예 하나도 없는 곳도 있다는 점.
해루질 도사가 아니라면 이 외의 것들은 사실상 그렇게까지 쉽게 채취하거나 잡기가 쉽지 않지만 아래 몇가지들은 대체로 많은 편이고 이것들을 채취하기 위해 뭐 거창한 준비도 필요치 않고 정말 간단하고 쉽고 재미나게 잡을 수 있는 것들로 몇가지 골라봤습니다.
나중에 또 괜찮은 꺼리가 있으면 여기에 추가하겠습니다.
대부분의 해산물이 그렇듯 적당히 먹으면 몸에 좋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부작용도 있고, 다 먹지도 못할 것을 공연히 욕심내서 잡아다 그냥 죽여서 버리지 말고(살륙하는 것과 마찬가지) 맛만 보면서 바다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정도만 채취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준비물:
- 빨간목장갑
- 손잡이가 큼지막하고 끝이 뾰족하지 않지만 날이 선 칼 또는 끌 (호미까지 동원하면 오해나 반발을 받을 수 있음)
- 메쉬 데크 백 또는 양파 주머니
채취하는 기본:
- 이왕이면 사이즈가 큰 것으로 - 고효율, 해산물은 클수록 더 맛있음.
- 맛 보고 딱 먹을 만큼만 - 과욕은 금물!
- 먹지 않을 것은 아예 채취하지도 말고 이미 잡은 것은 그 자리에 놔주기 - 그래도 생명 존중은 해야.
- 양식장 근처에서는 절대 시늉도 말기 - 괜한 오해를 사서 싸움이나 고발 당할 수 있음.
- 잡아서 끼니를 해결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기 - 아예 없을 수도 있음.
명칭 | 생김새 | 채취 장소와 방법 | 특징과 조리방법 |
배말 (삿갓조개) | | 해수면 인근 바위에 붙어있음. 건드리면 착 달라붙어서 떼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살짝 떠 있는 상태의 것을 골라 얇고 날이 선 도구(칼,끌)로 단번에 밀어넣으면 쉽게 떨어짐. 사이즈 큰 걸로 1인 당 대략 10개. | 작은 전복이라고도 부를 정도. 끓는 물에 10초 정도 데치면서 휘휘 저어주면 속살이 저절로 떨어지므로 너무 좋음. 미역국, 된장국, 쑥국, 칼국수나 라면에 함께 넣어 끓이면 시원하고 국물 맛이 일품. 삶아서 회무침처럼 요리해서 먹어도 좋음. |
보말 (고둥) | | 썰물에 드러난 바위 틈과 돌사이에 서식하기 때문에 그냥 줍기만 하면 됨. 사이즈 큰 걸로 1인 당 대략 10개. | 일단 삶아서 옷핀 같은 것으로 속살을 잘 발라내어 내장까지 마구 으깬 다음, 그 삶은 물에 생미역과 다진마늘을 넣고 푹 끓여 국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맛이 일품. |
거북손 | | 해수면 일대의 표면이 불규칙한 바위 틈새에 마치 잡초처럼 수십 개가 서로 뭉쳐서 뿌리를 박고 있음. 가는 호미, 칼 또는 끌 등으로 뿌리 부위를 끊어내면 됨. 코펠에 담아 데칠 수 있음만큼만. | 살짝 데쳐서 흰 속살만 발라서 그냥 먹거나 초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음. 멍게를 데쳐서 먹는 맛 느낌. |
미역귀 | | 평소에는 거의 볼 수 없지만 미역 양식장의 수확 작업이나 태풍이 지나간 후에 본체에서 떨어져 나간 것들이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거나 부표 등에 걸려 있는 것을 카약을 타고 가다가 발견한다면 바로 줍줍. 한 덩어리면 꽤 무거우며 양도 충분함. | 깨끗한 물에 씻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고추장갖은양념에 버무려서 먹으면 되는 초간단 밥반찬과 술안주거리. 항암효과까지 있다고. |
홍합 (담치,섭) | | 육지에서 제법 떨어져 있고 탁 트인 바다쪽의 제법 크고 단단한 암초 지대, 조류가 빠른 곳에 특히 많음. 대체로 검고 짙은 색을 띄는 암초에서 많이 서식하는 듯 느껴짐. 수중에 있는 것보다 수면 위에 서식하는 것들이 뿌리가 훨씬 단단한데, 몸통을 잡고 튼튼한 칼 또는 끌로 뿌리를 끊어야 떼낼 수 있음. 사이즈가 큰 것이 먹을만하고 맛도 있는데, 속이 꽉 차있을 가능성이 커서 주먹 크기라면 혼자 5개 이상 먹기 힘듬. | 10 cm 이상 크고 껍데기가 지저분한 것은 섭이라고도 부르는 토종 홍합, 10 cm 이내의 작고 껍데기가 매끈한 것은 외래종이고 양식산인 진주담치(지중해담치). 늦겨울-봄이 제철, 4-6월경의 산란기에는 맛도 없고 '삭시톡신'이라는 독성도 있으니 주의! 속살이 흰 것은 수컷, 붉은 것은 암컷인데 대체로 붉은 것이 맛있다고는 하지만 딱히 그렇지만도 않음. 해감할 필요가 없고, 껍데기째 넣고 끓인 미역국, 홍합탕이 일품이며, 석쇠에 살짝 구워 먹어도 좋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