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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사랑 여행 스크랩 관심과 사랑만으로는 구할 수 없는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해서
天風道人 추천 1 조회 101 14.08.07 01:4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지난 1029, 충남 공주대학교 예산 캠퍼스 내에 있는 충남 야생동물구조 센터에서 12일 동안  「천연기념물 구조, 치료 및 관리 교육」 이 있었습니다. 최근 환경오염이나 계속되는 개발 탓에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이 악화하고 불법포획, 먹이부족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에 보호대상인 천연기념물과 다른 야생동물들의 사건, 사고가 증가하게 되자 구조, 치료, 관리에서 체계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문화재청은 2003년부터 조난당한 천연기념물(야생동물)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보호활동 추진을 위해 해마다「천연기념물(야생동물)의 구조?치료 및 관리」교육을  시행해 왔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오늘의 교육을 알리는 배너가 서 있었습니다. 다른 야생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천연기념물 역시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위협이 닥치고 어떻게 구조, 치료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많은 궁금함을 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답니다. 당일 교육일정은 오후 1시부터 9시까지로 꽤 긴 시간 동안 시간표가 짜여 있었습니다. 각 시간 별로 분야별 전문가가 오셔서 기초적인 동물 취급법이나 기초 신체검사법, 보정도구 사용법, 수액투여, 마취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도를 해주시는 일정이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가자 이미 많은 분이 자리를 채우고 계셨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야생동물구조 관계자분들이 함께 해주셨는데요, 두 꼬마 숙녀분도 제일 앞에 앉아 강사님들의 강의에 귀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노트에 필기까지 해가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는 태도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답니다.

 

 

 

첫 시간에는 문화재 협업포털 내 천연기념물 치료기록 전자프로그램  소개 및 시연이 있었습니다. 문화재 포털 내에서 천연기념물이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 또 누구에게 어디서 인수 인계 받아 어떤 치료를 하였는지 모든 관련 기록들과 정보들을 전국적인 차원에서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었는데요. 먼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천연기념물의 움직임, 동태,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제1의 목표라고 하셨습니다. 전자프로그램 내부에는 쉽게 알아보기 힘든 천연기념물의 사진을 확인해볼 수도 있고 다른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천연기념물 구조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를 소개해주시는 강사님 역시 많은 수의사분이 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시기를 당부하셨답니다.

 

 

 

첫 시간이 끝나고 간단한 휴식시간이 되었습니다. 야생동물구조센터 강의실 밖에는 요 예쁜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8)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황조롱이는 암컷인데 상처를 입고 야생동물구조센터를 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상이 낫고 다시 날 수는 있어도 날개뼈를 다쳤기 때문에 실제 야생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날 수는 있다고 해도 원활한 비행이 안되는 만큼 사냥이라든가 천적으로부터 도망가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 황조롱이는 야생동물구조센터의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용 새(Education Bird)로 구조센터 사람들과 남은 삶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 황조롱이가 다시 야생의 품에서 훨훨 날아다닐 수는 없어도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으며 조금씩 상처를 회복해가는 모습은 희망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아팠지만 구조센터 관계자분들도  오며 가며 황조롱이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모습들을 보니 그 마음이 한결 나아졌답니다.

 

 

 

둘째 시간에는 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의 김영준 수의관님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기초 동물 취급법부터 일반적으로 또 특수하게 쓰이는 보정도구들의 소개 그리고 기초 신체검사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일반적으로 날카로운 부리를 가진 새들을 대상으로 구조, 치료작업을 할 때에는 기본적인 보호 도구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부리가 긴 새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눈 부위를 공격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다쳤다고는 하지만 기다란 부리로 공격받았을 때 상당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글이라든가 보호장갑을 끼고 다루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야생동물들을 다루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동물의 습성을 하나 소개해주셨습니다. 바로 눈을 가리면 얌전해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눈을 가렸다고 해서 동물들이 온순해지는 것이 아니라 눈이 안보임으로써 공격의 포인트라든가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2년된 황조롱이의 눈을 가리자 매우 얌전해졌는데요, 이처럼 확보한 동물들의 시선을 가려야 구조, 치료과정이 더 원활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으로 더 구체적인 기초 신체검사법을 보여주시기 위해 깜짝 손님이 등장하였습니다. 바로 부엉이인데요, 이 친구 역시 이곳에서 치료를 받고 많이 건강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새가 많이 놀랄 것을 대비하여 포대로 눈을 가리고 있었는데요, 시범을 보이기 위해 포대를 벗기자 예의 큰 눈을 놀란 듯 깜박이며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을 쳐다보았답니다. 노랗고 큰 눈이 정말 신기하고 예뻐서 일어나서 보시거나 사진을 찍는 등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시범조교로 참가해주신  여성분의 손을 주목해보면, 우선 장갑을 끼고 있고 한 손으로는 새의 오른쪽 날개를 다른 한 손으로는 왼쪽 날개를 감싸 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가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반항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잡고 있는 것이라고 수의관님께서 설명해주셨답니다

 

 

 

갑작스레 구조센터를 찾게 되거나 혹은 길가에서 발견되는 다친 천연기념물들의 상태를 조속히 판단하기 위해서 외부적인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하게 되는데요 지금 수의관님이 보여주시는 것은 새의 입안을 보고 새의 현 상태를 판단하는 모습입니다. 다친 동물들을 갑자기 접하게 되는 수의사 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서 다치게 되었는지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조속히 동물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 이유를 파악, 동물들의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빠른 '진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죠. 시범을 보이시는 수의관님은 맨손으로 새의 부리를 벌리고 있지만, 참석자분들께는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검사하는 것을 추천하셨습니다

 

 

 

구강검사법 이외에도 안구를 검사하는 방법도 소개해주셨습니다. 불을 끄고 눈 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를 실제로 보여주시기도 하였는데요, 어둠 속에서도 크게 빛나는 노란 눈이 무척이나 신기했습니다. 수의관님은 동물들의 이런 기초 신체검사나 진단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바로 동물들을 위해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친 동물을 맞이했을 때 우선 신속한 진단을 내리고 아픈 이유를 판단해 빠르게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이지만 진단을 통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친 동물의 시료를 채취하고 안락사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그 고통을 줄여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친 동물들이 괴로워하지 않게끔 말이죠. 안락사하기 전 시료를 채취하는 것은 후에 귀중한 연구자료로서 그 뒤에 또 생길지도 모르는 다친 동물들을 위한 보다 더 나은 치료방법이나 대처법을 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더 나은 치료법을 위해 꼭 필요한 행동이기도 하죠

 

 

 

수의관님이 다른 기초 신체검사법을 설명하는 동안 우리 부엉이 역시 계속해서 함께 자리를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꽤 익숙한 듯 울지도 않고 매우 얌전하게 시범조교님 품 속에 있었는데요 고맙게도 사진을 찍으려 하자 눈을 깜박이며 이쪽을 바라봐 주었습니다. 가끔 사람들이 강의 도중 왔다갔다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문밖으로 완전히 나갈 때까지 고개를 돌리며 쳐다보는 모습이 무척 귀여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친구들은 사람의 품 속이 아닌 자연의 나뭇가지 위에서 그 모습을 보아야겠죠?

 

 

 

그 외에도 엑스레이를 통해서 보는 새들의 골절상이라든가 치료경과, 특이한 상황 등 일반적인 상황에서부터 특수한 경우까지 수의관님의 자세한 설명이 계속되었습니다. 안타깝게 치료불가 판정을 받았던 새가 죽은 후 남긴 날개 뼈를 참석자들이 실제로 만져보기도 하며 날개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골절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 수의관님이 재미있는 쇼를 준비하셨다며 교육 참석자들을 바깥으로 불러모으셨습니다. 과연 어떤 쇼가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과연 어떤 쇼를 준비하신 걸까요? 교육 참석자들 중 한 분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셨는데요 두꺼운 장갑을 끼고 고개는 몸의 반대편으로! 하나하나 구체적인 지시를 해주시던 수의관님은 모든 준비가 다 되자 호루라기를 꺼내 불었습니다.

 

 

 

저 멀리 건물 위의 점이 보이시나요??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새, 말똥가리입니다.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자 멀리서 날개를 펼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쏜살같이 건물 위에서 우리가 있는 곳으로 하강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말똥가리의 멋진 비행이 보이시나요? 착지 지점(노란 장갑)이 가까워지자 날개를 크게 펴며 앉을 준비를 하는 모습인데요. 멀리서부터 호루라기 소리를 알아 듣고 유유히 날아오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어 보였답니다! 말똥가리라고 소개를 해주셨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기자는 그 모습이 정말 궁금했는데요. 그래서 새가 참가자 분의 팔에 앉자마자 다가가 살펴보았습니다.

 

 

 

 

참가자 분의 손 위에는 말똥가리가 얌전히 내려 앉아 닭고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야무지게 먹던지 보고 있는 사람들도 흐뭇해하며 쳐다보았습니다. 말똥가리는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조류로서 한 때는 흔한 맹금류였지만 지나친 포획과 개발로 인한 서식지 악화로 점점 그 개체가 줄어들어 보호가 필요할 정도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늠름하고 멋진 새가 자유롭게 살아갈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우리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됐든 그들의 삶의 터전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품이니까요.

 

 

앞서 참가해 주셨던 지원자 분 이외에도 다른 한 분이 자원하셔서 말똥가리의 우아한 비행과 착지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어디에서도 할 수 없을 잊지 못할 체험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날카롭고 멋진 부리와 눈을 가졌죠? 멋진 비행을 마친 말똥가리에게 수의관님이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조용히 건네는 모습을 보며 동물을 아끼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잠깐의 휴식과 멋진 쇼를 감상한 후 바로 다음 교육이 이어졌습니다. 이인형 교수님께서는 마취법과 관련하여 관련 장비의 사용법과 약물의 종류 또 마취법과 관련해서 읽으면 도움이 될  참고도서들을 많이 추천해주셨습니다. 또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하신 다음에는 실제 수술실로 자리를 옮겨 관련 기기들의 사용법을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습니다

 

 

 

오후 교육이 끝나갈 무렵 기자는 서울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위해 먼저 자리를 뜨게 되었습니다. 떠나는 길을 귀여운 황조롱이가 배웅해주었습니다간단히 인사를 마친 후 밖에 나오자 이미 바깥은 깜깜한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고 저 멀리 가로등 몇 개만이 길을 밝히고 서있었습니다

 

같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인간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야생동물들의 삶 터를 침해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이들을 구조하고 치료해주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애초부터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차도로 내몰리지 않는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당장의 욕심이 우리와 함께해 왔던 친구들을 영영 볼 수 없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떠나기 전까지 야생동물구조센터의 불은 여전히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건물 안에서는 천연기념물과 야생동물의 보호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의 고민과 노력이 계속되겠죠. 이들의 땀과 노력이 앞으로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래서 푸른 하늘에는 새들이 날아다니고 아름다운 산 속에서 동물들이 뛰노는 상상을 하며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제3기 문화재청 대학생 블로그기자단 노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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