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케스트라 등 합주단체에서 연주를 하지만 개별적으로는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봉사연주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소수의 인원으로 각 단체나 기관을 찾아가 활동을 하는데, 18번 연주곡 몇 곡과 함께 손쉽고 친숙한 가요곡을 주로 연주하게 됩니다.
흥을 돋구기 위해 관객의 동참을 유도하고 함께 따라 부르도록 하게 되는데,
그 노래의 Key 는 무얼로 하나요? 그냥 악보에 있는대로? 반주기가 있으면 운지가 편한 Key 로 얼른 바꿔서?
아니죠, (아니, 아니, 아~니 되오..)
그대로 해서는 제대로 따라부르기 힘듭니다.
한 예로 얼마전 어느 연주회 참관을 했는데, 마침 레퍼토리 중에 우리가 늘 연습했던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 이 있었습니다.
가수는 젊은 남녀 2인이 유니즌으로 부르게 되었는데, Key 를 눈여겨보니 악보대로의 Gm Key 입니다. (색소폰 핑거링으로 파악)
여자는 잘 부르는데, 남자는 매우 난감해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고음에서 목이 잠기고, 한 옥타브 낮춰 불러보니 저음에서 한참 처지는 음성으로 맥이 풀리고...
그 곡의 Key 'Gm' 는 가수 이선희 특유의 음 영역에 맞춘 것이어서 일반인의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알토 ~ 메조 소프라노)
그렇다고 남자 Key 로 바꾸면 반대로 여자가 부르기 힘들죠. (일반 남자의 경우는 바리톤과 테너의 중간쯤)
그래서 그 두 영역을 절충하는 묘수가 필요한데, 여기서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이미 선정된 특정가수가 부를 것이면 미리 그 음역을 파악해두고 적절한 Key 를 정하면 되겠죠.
그렇지만 그 경우 이외에는 불특정 다수인 일반인의 음역을 조사하고 면밀하게 검토하여 Key 를 정해야 됩니다.
과제의 목표는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음높이를 찾아내는 것인데,
여러가지 자료를 조사해 봤습니다. 가장 신빙성 있는 것이 교회의 찬송가인데, (모두가 따라하는 "개창" 악보)
대략 범위가 파악됩니다. 한편 가요 노래책의 악보는 해당 가수의 Key 그대로가 대다수이므로 참고가 불가합니다.
각 노래별로 최저음과 최고음의 중간음을 통계적으로 찾아 기준 음높이를 정하고,
이걸 중심으로 위 아래로 같은 폭으로 확장하는 형식으로 하는데, 여기에 기존 노래 곡을 맞춰나가면 될것 같습니다.
대략 파악된 기준음은 '파#' 이나 '솔' 정도로 생각되는데,
현재 Gm 조 '아름다운 강산' 의 음역은 낮은 '솔' ~ 높은 '미b' 인데, 최고음 '미b' 은 딱 한번 아주 짧은 순간밖에 등장 안하므로
실제로는 낮은 '솔' ~ 높은 '레' 범위에서 중간음은 '미' 나 '파' 정도 됩니다.
먼저 파악해둔 기준 음높이와는 장2도 ~ 단3도 낮으므로 Key 를 올려줘야 될겁니다 (Am 또는 Bbm)
Bb조 악기로는 '##' 이나 'bbb", 알토 색소폰으로는 '###' 이나 'bb' 로 연주해야 대다수 따라 부를 수 있겠습니다.
악보의 조표가 복잡해졌지만 극복 해야 될겁니다. 반주기 없으면 악보 외워야죠 ('이동 도' 법의 중요성)
그래서 '실용음악' 이란게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그냥 연주만 하는 경우 (관객은 듣기만) 는 내 편한대로 Key 를 정해 불면 OK 겠지만
관객 참여하는 열린 마당에선 세심하고 면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참여하는 청중의 성별이나 직업, 연령대 및 분위기에 따라 다소의 조정 역시 필요하므로 상당히 골치가 아플 수 있습니다.
(한 예로 애국가를 학생이나 군인이 씩씩하게 부를때는 A 조, 일반인이 정중히 부를땐 G 조로 되어있음)
여기서 질문 드립니다.
- 제가 조사 검토하여 잠정적으로 정한 중간음 (기준음) 인 '파#' 이나 '솔' 이 타당한 것인지 ?
- 또한 기준음을 중심으로 상하 등간격 배당 역시 타당한 방법인지 ?
- 노래방 기계에 남,녀 Key 가 명시되어 있는데, 남녀 동시 부를때 절충점은 ?
(남녀 차이가 대략 4~5도 간격이라 매우 애매함, 남자 Key 를 낮추고 여자 Key 를 올리는가 ? 아님 그 반대인가 ?)
- 같은 성별이라도 아동, 청소년, 청장년, 중년, 노년 등 연령에따라 음성 영역의 변화는 어느 정도인지 ?
- 이런 것과 관련한 자료나 논문 같은게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구해볼 수 있는지 ?
혹시 합창 지도 등 성악 관련 경험자분들은 이미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므로 전문가의 의견을 고대합니다.
첫댓글 음악 상식이 없으니까 어렵네요 ~~~~ㅎㅎㅎ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