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신창동 소머리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웠습니다. 저녁 늦은 시간에 깍두기와 먹은 국밥은 사실 소머리인지 돼지머리인지, 아니면 개머리나 양머리…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콩나물국밥은 아닌 게 분명했습니다. 간판에는 소머리국밥집이라 했지만, 메뉴판에는 소머리국밥 이외도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물론 경험으로도, 내 건 간판으로는 국민 위의 힘인지, 아니면 굥공정과 굥상식의 찐 내막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는 있었습니다.
오래전 장인어른과 신창동에 영양탕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익숙하지 않는 국밥에 수육까지 먹었는데, 집에 오니 방금 먹은 게 개고기라 하였습니다. 수만리 염소고기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남태평양 뉴기니섬에서 부시 트래킹을 하며 뉴질랜드산 양고기를 구워 먹곤 하였기에 영양탕은 영계의 양으로 만든 여름 보신 음식 쯤로 생각했는데 개고기였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어제 허겁지겁 국밥을 먹고 있는데, TV에서도 “양머리 걸고 개고기 팔지 마랬더니, 이제는 삶은 개머리 걸고 당당하게 개고기 판다”고 했습니다. 젊은 자신도 한 때 개머리를 양고기라 속여 열심히 팔았다고 이실 짓고 했습니다. 이제는 굥핵관이 집단적으로 보란 듯 개머리 걸고 개고기 파는 양아치 짓 자기 장사를 하고 있다고 뒤통수를 내리치며, 자신도 방죽 월남붕어 낚시질 하듯 개머리 갈고리에 양고기 미끼를 매달아 국민을 속이는 힘이었다는 자백으로 해석되었습니다.
그 젊은 친구도 개머리와 유유상종이라 그 두뇌로 그 길을 가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생각해오던 터였지만, 자뻑까지 할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국민을 위해 개고기를 팔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스스로 자기 목에 방울을 달고 쥐 잡는다고 아옹거리며 뛰는 고양이가 애련합니다. 소는 뒷발질을 해도 돼지는 못하니 이참에 돼지 목을 물고 늘어지는 늑장거리로 지난 개머리 장사를 사죄하고 올바른 새 길을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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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책방 주제에 책을 펴놓고 자존심을 팔지 않으려 무지 노력중입니다. 페이퍼캄파니 유령서점이 지역서점 간판을 내걸고 있어, 또 다시 “지역인정서점” 시스템을 도입하네 마네 합니다. 양머리 내걸고 개고기 파는 표리부동의 장사꾼 천국입니다.
데이터로 보는 영양탕집?
나에게도, 무당 작두 타는 원리를 터득하여 언제든지 연출 혹은 낚시질을 할 수 있는 국민 위의 힘을 주시라 만공스승 도사님께 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