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궁중족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맘상모]

1. 논평에 언급된 6월6일 통화내용.mp3

2. 논평에 언급된 6월7일 통화 내용.mp3

3. 맘상모 활동가가 임대인에게 받은 문자.jpg

4. 임대인 과다대출 의혹 관련 금감원 답변서.pdf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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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논평] 궁중족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궁중족발 사건 1년을 맞이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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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족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궁중족발 사건 1년을 맞이하며-

*논평의 제목은 건물주 A씨가 지난 2월, 궁중족발 김우식 사장에 대한 재판 중 제출한 진정서 중 하나의 제목과 동명입니다.

1. 2018년 6월 7일, 있어서는 안될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한 임차인이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임차인은 현장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되었고, 재판에 넘겨졌다.

2. 그러나 이 사건에 이면에는, 사건 이전부터 지속되어온 갈등이 있었다. 2016년 사건의 피해자인 건물주가 임차인이 들어가 있는 건물을 매입하였고, 재계약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기존 3000/297에서 1억/1200으로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임차인은 ‘이 동네 시세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며 제안을 거부하였고, 건물주는 그 때부터 임차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3개월 뒤 명도소송 소장이 날아왔다. 소송의 근거는 ‘3기 차임 연체’. 임차인은 갈등이 시작된 2016년 1월부터 임대인에게 지속적으로 월세 계좌를 알려달라고 수차례 내용증명과 문자를 보냈지만, 임대인을 답을 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문제였다. 이러한 사정과 법원 공탁제도 등으로 위기를 모면하는가 싶었지만, 임대인은 이후 청구취지를 변경한다. 상가법 제10조2항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소멸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상가법의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계약일로부터 5년이었다. 이 가게는 소송 당시 7년차였다. 때문에, 이것이 받아들여져서 임차인은 항소심까지 패소하게 된다.

3. 판결 이후 2017년 10월 10일부터 2018년 6월 4일까지, 임차인은 12번의 강제집행을 목도해야했다. 17년 10월 10일에는, 가게 앞에서 상생촉구집회를 참여한 한 여성이, 집행관이 대동한 경비용역에 의해 앞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리고 17년 11월 9일에는, 경비용역에 의해 끌려나오는 과정에서 임차인의 왼손가락 4개가 부분절단되는 사고도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고가 있었음에도, 집행관은 현행 민사집행법에 따른 행정지침을 위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완료 선언을 했고, 이에 대해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었다. 현재 이 피해에 대해서는 국가손배소가 진행중이며, 지침 위반 행위를 묵인한 해당 집행관은 노무자 관리지침 위반에 대한 과태료 200만원 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하는 행정심판,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으나 모두 패소하였다.

4. 11월 9일 집행 완료 선언 이후, 집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에 대해 임차인은 유치권을 주장하며 가게로 재진입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 유치권 존재확인 소송에 들어갔다. 임대인은 이에 대해 부동산인도단행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 2018년 1월 15일부터 2018년 6월 4일까지 부동산인도단행가처분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이 10회 시도되었다. 2018년 6월 4일 12차 집행에서는 지게차가 동원되어 가게 앞면 일부가 부서지는 사고까지 발생했으나, 이 모든 것은 ‘합법’ 이었다.

5. 어떤 이에게는 1년 가까운 시간이 담겨있던, 그리고 임차인에게는 9년의 시간을 함께 보낸 가게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6월 6일에는 안에 있던 임차인들의 재산과 연대인들의 물품까지 탈취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었다. 아침 7시부터 지속되던 대치는 오후 5시경 연대인들의 물건을 경찰 입회하에 빼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대치 과정 중에는 의도치 않게 가게 내부로 들어가게 된 한 연대인이 현장에서 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 혐의로 긴급체포되기도 하였고, 이 연대인은 이 날 이후로 해당 혐의로 재판까지 가게 되어 대법원에서도 상고기각이 결정되어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리고 그 다음날 폭행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궁중족발 사건’이라고 불린 이 망치 폭행 사건은, 한국의 임차상인들이 겪는 현실, 그리고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의 미적지근한 반응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2018년 9월 정기국회에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10년으로 늘어나는 내용 등이 들어간 상가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그리고 임차인이자 궁중족발 점주인 김우식씨는 1심과 2심에서 살인 미수 혐의를 벗고, 특수 폭행 및 특수 상해죄로 현재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6. 1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700만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대부분은 임대인의 일방적인 계약거절 통보에 대해서 조금은 부담을 덜고 장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궁중족발의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건물주 A씨(이하 A): 네 마누라에다 포커스를 맞춰야 되겠구만 이제.

김우식 (이하 김): 야 이 XXX야. 얘기하지 말고.

A: 완전히 고소에 고소를, 그 쪽에 맞춰야 되겠어.

김: 야 이 000야.

이: 윤경자 고소를 좀 해야 되겠구만 이때까지 안 했더니.

이 대화는 6월 6일 저녁에 궁중족발 김우식씨와 건물주 A와의 통화 내용 중 일부다. 대치 종료 이후 궁중족발 사장 내외분들과 연대인들이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건물주 측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통화 하는 과정에서 위의 언급이 있었다.

A: “그리고 너나 자네 집사람도 알다시피 불우한 가정에서 나왔다는건 알아 내가 000이란 애. 그렇게 살면 안되지. 걔는 그래서 내가 죽이는거야. 칼로 죽이겠냐? 법에도 처벌해달라고 계속 고소하는거지. 걔는 좀 찍혔겠냐? 그렇게 나대는데. 껌벅 죽는거야.“

(중략)

A: 검찰 입장에서 너는 국가의 법을 그르쳤잖아. 너희 집 사람도 똑같거든. 지금 사실. 나 안하는거야 너희 집 사람은 내가 그냥. 요번에도 신지옌가 고 여자만 딱 떼어서 명예훼손

으로 고소할려고 열받아가지고

김: 신지예가 누구야?

A: 신지옌가 나도 몰라 저 무슨 녹색당 뭐 있잖아 와 가지고 인터뷰 한애

김: 그것도 고소했어?

A: 할라구. 확실하게 죽일거야

김: 고소했데메? 지금

A: 쓰고 있다고 형님. 쓰고 있어요. 그 여자는 왜 확실히 죽여야 되냐면 너하고 또 입장이 다르지. 공인아냐? 지가 스스로 원해서 된 공인 아냐? 말이 신중하고 사실관계를 다 파악하고 그래야 되는 것이지. (후략)

위의 내용은 망치 사건 당일 1시간 전인 오전 7시에 A와 김씨 간 이뤄진 통화 내용 중 일부이다. 위에 나온 000은 궁중족발 분쟁 초기부터 함께 했던 활동가이고, 신지예씨는 서울시장 후보 자격으로 5월 24일 궁중족발 분쟁 현장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을의 현실을 듣고 임차인과 임대인이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한 사람들에게 A는 고소 등으로 ‘죽이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실제로 A는 000, 김우식씨의 부인이자 궁중족발 사장인 윤경자씨를 포함하여 궁중족발에 함께했던 이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지속적으로 진행중이다. 분쟁을 지원하는 맘상모 한 활동가에게는 ‘아직 400건 남았다’는 식으로 답변한 바 있다.

7. 맘상모가 궁중족발과 함께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 궁중족발이 미비한 법으로 인해 쫓겨날 위기의 전형적인 피해자였고, 잘못된 임대차 문화를 개선하는 데에 있어서 A씨가 그 잘못된 임대차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함께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었다. 실제로 궁중족발의 문제가 가시화 되면서부터 다수의 제보를 받았고, A씨가 다수의 깡통건물을 사들이는 ‘갭 투자’ 형태의 투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건물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특정은행 특정지점에서 과다 대출을 한 정황도 알게 되었다. 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감사 청구를 넣었으나, 돌아온 답변은 ‘우리 원 해당은행 업무에 참고하겠다’ 라는 한 문장 뿐이었다.

8. 맘상모가 궁중족발과 함께할 때부터, 줄곧 외쳐왔고 임대인에 요구한 것은 단 하나였다.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고, 함께 상생하자.” 하지만, 임대인의 답변은 지속적인 협박, 12번의 강제집행, 그리고 고소고발이었다. 현재 이 분쟁과 관련하여 임대인이 고발한 십수건의 사건이 경찰에서 조사중이거나 검찰에 송치되었다. 그리고 이 중 일부에 대해서는 재판으로 넘어가 현재 김우식 씨를 포함한 7명의 인원들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9. 많은 이들이 망치 폭행 사건 판결 이후, ‘궁중족발의 싸움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무엇보다, 투쟁을 시작하기로 선포한 지 653일이 되는 동안, 그리고 망치 폭행 사건이 있은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대인은 제대로 된 ‘대화’ 조차 하려하지 않고 있다.

10.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 더 이상의 고소고발과 협박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좋은 방향으로 해결하기를 다시 한번 임대인에게 촉구하는 바이다.

2019.6.7.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첨부 자료

1. 6월6일 통화 녹취본

2. 6월7일 통화 녹취본

3. 맘상모 활동가가 임대인에게 받은 문자 내용

4. 임대인의 과다대출 의혹 민원에 대한 금감원 답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