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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동굴등산로 사거리 ~ 팔괴2리 마을회관, 3.5km, 약 2시간 5분 소요(점심시간 15분 포함)
하산길에 동지모둑에서 과거 화전민들이 생활한 집터와 돌담을 쌓아 만들어 놓은 계단식 다랭이 논 등의 흔적을 살펴보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강촌 풍경을 보며 비 내리는 강변길을 걷다.
(팔괴 2교 지점에서 불어난 물로 탐방로가 침수되어 0.7km, 약 10여 분 동안 우회)
강원도 영월군 남면, 김삿갓면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에 걸쳐 있는 태화산은 4년 전에 단양 쪽에서 한 번 올랐던 적이 있는데 탁 트인 조망은 없지만 때 묻지 않은 울창한 숲이 인상 깊었던 산으로 기억하고 있다
고씨동굴등산로 사거리에서 5분쯤 쉬다 관풍헌 방향으로 하산한다
넌 이름이 뭐냐?
하산길도 초반은 경사가 만만치 않은 비탈이다
초반의 비탈을 지나고 나면 하산길은 울창한 숲 사이로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진다
능선 사거리에서 0.9km 지점
이쁜 망태버섯을 지난 구간에 이어 이번 구간에서도 다시 본다
땅속에서 수분만을 흡수하여 이렇게 정교하게 짜인 그물망 치마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보면 볼수록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쭈그려 망태버섯 촬영 후 갑자기 무릎 통증이 와서 이후부터는 걷는데 신경 쓰느라 정상적인 탐방이 어려웠다)
동지모둑
고씨동굴등산로 능선 사거리에서 25분쯤 내려오니 화전민이 살던 마을 '동지모둑'이 나온다
그런데 능선 반대쪽 '산신바위'에서도 그러더니 이곳 '동지모독'에 대한 해설판도 내용이 이상하다
'동지모둑'은 과거 '화전민이 살던 마을'로 알고 있었는데 엉뚱하게 '각동리 돌널무덤'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동지모둑'은 행정구역상 영월읍 정양리에 있는 유적이고, '돌널무덤'은 영월군 김삿갓면 각동리에 있는 유적인데 해설판에는 '동지모둑'이라고 적어 놓고 '각동리 돌널무덤'에 대한 해설을 써놓았다
과거의 외씨버선길 해설판은 '동지모둑'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동지모둑
영월군 하면(김삿갓면) 각동리 길론마을 주민들이 살았던 곳으로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몇 가구가 모여 살았다 한다.
깊은 산중인 이곳 동지모둑에 화전민들이 벼농사를 지으면서 생활한 흔적을 지금도 찾아볼 수 있고 집터 주위에는 아직도 샘터에서 물이 흐르고 있다
이 물과 계곡을 바탕으로 생활도 하고 돌담을 쌓아 계단식 다랭이논을 만들어 벼농사를 지었다 한다
1970년대 화전민 이주정책에 따라 모두 산 밑으로 소개되면서 사람이 살지 않게 되었다 한다
지금은 텅 빈 집터와 나무가 무성히 자란 계단식 다랭이논을 둘러보면 옛날 화전민들의 고단한 삶을 알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장소이다
지도상으로도 '각동리 돌널무덤'은 김삿갓면 각동리 613-1번지 일대 남한강변에 위치한 것으로 확인되어 '동지모둑'과는 전혀 무관한 곳임을 알 수 있다
동지모둑에서는 과거 화전민들이 살았던 집터와 다랭이논과 같은 삶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동지모둑'이든 '돌널무덤'이든 그만 참견하고 무릎도 안좋은데 가던 길이나 빨리 따라가자.^^
(11:21) 동지모둑에서 2~3분을 내려오니 마침내 산길을 벗어나 남한강변에 도착한다
숲 밖으로 나오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전부터 내렸는데 숲 속이라 못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하산 지점 바로 앞으로 남한강을 가로질러 정양교(88번 국가지원지방도)가 지나가고 있다
여기서부터 탐방로는 강변길을 따라 팔괴2리 마을까지 이어진다
정양교 교각 아래서 약 15분 정도 앉아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잠깐 휴식을 취하는 사이 지나온 방향 수면 위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진행 방향
멀리 영월읍 팔괴2리 마을이 보인다
어디서 흘러 내려온 섬처럼 바위가 강가에 자리 잡고 있다
앞에 보이는 차단기를 지나면 왼쪽으로 우천 시 이용하는 우회도로가 있는데 무심코 직진했더니~
태화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하천물이 불어나 탐방로를 이어주는 징검다리를 건널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다시 유턴하여 우회도로로...
아래쪽 빨간색으로 칠한 지점이 아까 건너려 했던 징검다리가 있는 지점이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팔괴 2교 교각 밑을 통과하면 정상 탐방로로 이어갈 수 있다
동강카누캠핑장
탐방로는 캠핑장을 통과하여 이어진다
강 건너에 솟아 있는 봉우리는 왕검성(정양산성)이 있는 영월의 명산 계족산 자락이겠다
왕검성은 인근의 대야산성, 태화산성, 온달산성과 더불어 고구려가 미천왕 때 남하한 후 남한강 연병의 방어기지로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이라고 한다
우리와 역방향으로 진행하는 탐방객들과 인사 나누고... 운탄고도 탐방객들인 듯...
지금까지 외씨버선길을 걷는 동안 마주 오는 우리 일행이 아닌 다른 탐방객을 본 것은 이 번이 두 번째인 것 같다
비 오는 날의 고즈넉한 강촌 풍경에 빠져들어 발걸음은 점점 느려지고...
어쩌면 지금 내 마음은 종착지까지 가는 것보다 이곳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갈 길도 바쁜데 뭐가 그리 아쉬운지 지나온 길 뒤돌아 보니 태화산 능선도 서서히 구름에 싸이고 있다
저기 저 강태공은 낚시 보다는 지금의 분위기를 붙잡아 두고 싶으리라
수면 위로 옅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강촌마을의 풍경을 한층 더 몽환적으로 만든다
강변길을 따라 걷다 카누캠프 선착장이 있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올라서면 팔괴2리 카누마을이다
팔괴2리 마을회관
팔괴2리 마을회관 ~ 팔괴 1리 마을회관 ~ 관풍헌, 5.9km, 약 1시간 40분 소요
탐방로는 팔괴2리 마을회관 앞에서 우측 도로를 따라 약 2백여 미터 이동하다 소망교회 방향 좌측 마을길로 이어간다
소망교회 방향으로...
참깨 씨주머니가 아래까지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올 해는 국산 참기름 맛을 볼 수 있으려나?^^
소망교회
소망교회를 지나 마을길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서면 주변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괴2리 마을
(남)한강 조망권 단독주택
계족산(鷄足山, 890m)
계족산은 영월읍 정양리에 있는 산으로 일명 '정양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해발 400m 고지에는 고구려 미천왕 때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인 왕검성이 있으며,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산의 땅기운이 모여서 하나의 혈을 이룬 금계포란형(金鷄包卵形)의 명당으로 산의 서쪽 기슭에는 조선 정조대왕의 태실비가 있다
계족산은 닭의 발처럼 생겼다고 하여... 또는 6개의 봉우리가 닭이 앉아 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태화산(1,027.5m)
태화산
소망교회에서 마을길을 따라 10여 분쯤 올라오니 갈림길이 나오고, 탐방길은 앞쪽 차가 있는 지점에서 우측 산길로 이어진다
우측으로...
산길로 몇 발짝 내려서면 외씨버선길에서만 볼 수 있는 양심장독대가 있다
두 병의 생수도 함께...
'목마른 자 들아 다 내게로 오라.'
배낭에 물이 남아 있어 목마른 탐방객을 위해 남겨 두고 지나간다.
양심장독대를 지나 산길로 조금 더 내려오면 탐방로는 암벽 아래 데크길로 이어진다
강물이 불어나면 어쩔 수 없이 물길로 걸어야 하는 구간인데 오늘은 강물이 길까지 넘치지 않아 다행이다
강 건너편으로 '계족산'을 배경으로 '영월복합화력발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LNG를 발전원으로 하는 '영월복합화력발전소' 자리에는 과거 무연탄 연소 방식의 '영월화력발전소'가 있었는데, 영월화력발전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였다고 한다
발전소 뒤편 계족산 자락에는 정조대왕 태실비가 있다
강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을 빠져나오니 탐방로는 오른쪽 시멘트 포장길로 이어진다
포장길을 따라 내려서면 한국가스공사 영월관리소가 나오고...
탐방로는 관리소 담장을 따라 이어진다
멀지 않은 거리에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802.6m)이 보인다
KOGAS 영월관리소를 지나 100여 미터를 진행하면 갈림길이 나오고, 탐방로는 왼쪽 지하도 방향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탐방로가 오른쪽 길로 이어졌으나 사유지 통과 문제로 최근에 변경되었다고 한다
지하도를 통과하여 1백여 미터를 올라서면 충신 엄흥도 묘 입구가 나온다
엄흥도(嚴興道)
본관은 영월(寧越). 영월의 호장으로, 단종이 세조에 의하여 상왕(上王)에서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되어 영월에 안치되었다가 시해되자,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신을 수습하였다.
단종이 승하한 이튿날 옥가(獄街)를 오가며 통곡하고, 관을 마련하여 아전과 백성들을 모아 영월의 북쪽 5리쯤 되는 동을지(冬乙旨)에 장사 지냈다.
1585년(선조 18)에 종손인 정병(正兵) 엄한례(嚴漢禮)에게 호역(戶役)을 면제하고 노산군의 묘역을 수호(守護)하게 하였고, 현종 때 송시열(宋時烈)의 주청으로 자손을 등용하게 하였다.
숙종 때 공조참의에 증직(贈職)되었고, 영조 때 정문(旌門)을 내렸다. 뒤에 공조판서에 증직 되었고, 사육신과 함께 영월의 창절사(彰節祠)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충의(忠毅)이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무릎이 불편하여 묘소까지 올라가지는 못하고...
'팔괴 1리 마을회관'은 엄흥도묘 입구에서 도로를 따라 6백여 미터 거리에 있다
마을회관 건너편 버스정류장
영월교도소 입구. 팔괴 1리 마을회관에서 각고개 방향으로 3백여 미터 거리에 있다
영월교도소 입구에서 '각고개'를 넘어오니 건너야 할 '팔괴교'를 앞두고 산뜻하게 치장한 교회(성은교회) 건물이 서 있다
팔괴교
팔괴교는 '서강(西江)'을 가로질러 영월읍 팔괴리와 하송리를 이어주는 다리다
팔괴교 오른쪽 서강대교 너머로 '발산(좌)'과 '봉래산(우)'이 보인다
팔괴교에서 보는 서강(西江) 풍경. 곡류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에 다다를 것이다
팔괴교 아래로 흐르고 있는 서강(西江)은 서강대교를 지나면서 동강(東江)과 합류하여 남한강이 된다
서강대교
팔괴교를 지나 영월읍 시가지로 들어선다. 시가지 뒤로 우뚝 솟아 있는 산은 '봉래산'이다
강변도로 좌우에는 체육공원과 둔치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오전에 지나왔던 태화산 능선은 이제 구름 속에 갇혀 있다
둔치공원 앞으로는 영월역과 청령포역을 이어주는 태백선이 지나가고 있다
진상 회원을 끝까지 포기 않고 함께 하느라 고생하신 대장님
태화산 방향
동강대교
관풍헌(觀風軒)
관풍헌은 본래 영월 객사의 동헌 건물로 지방 수령들이 공사(公事)를 처리하던 건물이다
1456년(세조 2) 단종이 유배되었던 청령포에 홍수가 나자 단종의 거처로 사용되었던 건물로 단종은 관풍헌에 머물며 인근의 자규루에 올라 자규사(子規詞)와 자규시(子規時)를 읊었다고 전해진다.
1457년 10월 24일 단종은 17세의 일기로 광풍헌 앞마당에서 금부도사 왕방연이 가지고 온 사약을 먹고 사사되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것으로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인 청송, 영양, 봉화, 영월 4개군을 연결한 246km에 걸친 외씨버선길 탐방을 마무리한다
2024년 1월 6일 시작하여 7월 20일에 마무리하였으니 6개월 하고도 보름이 더 걸리는 짧지않은 여정이었지만 오랜만에 걷는 즐거움을 만끽했던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동안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특히 매번 즐거운 여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진행하시느라 수고하신 두 분 대장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제 그동안 여행 중에 담아왔던 흔적들을 꺼내어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한번 복기해 봐야겠다.^^
< 외씨버선길 졸업사진 >
첫댓글 운탄고도1길 시작이 8월
지금의 계절과 사진이 너무나 흡사하여 두 길이 투영되는 모습입니다
안그래도 운탄고도길은 외씨버선길에 숟가락 얹었다하면서 걸었던 기억이..ㅎㅎ
완주 축하드립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완주하신것 축하드립니다. 여정을 아름답게 담아주신 작가님과 홀씨대장님, 여우대장님께 특별히 감사드려요. 모두 절정의 폭염 잘 이겨내시고 9월에 반갑게 뵙겠습니다.
마지막 구간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다른 구간에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좋은사람들과 좋은길 함께하며 쌓여가는 추억들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멋진 기록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모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이 그립고 함께함이 좋아 덕분에 우리 부부는 개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매 순간마다 이렇게 지나온 길을 사진으로 담아 기록으로 남겨주신 강바우님의 열정과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