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
칠불통게(七佛通偈)
제악막작(諸惡莫作)
중선봉행(衆善奉行)
자쟁기의(自淨其意)
시제불교(是諸佛敎)
칠불통게<七佛通偈>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뭇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마음을 깨끗이 하면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니라.
이 게송(偈頌)은 과거 일곱 부처님의 똑같은 가르침이다. 당송(唐宋) 팔대가(八大家)라는 백낙천(白樂天) 향산거사(香山居士)가 절강성(浙江省) 항주(抗州)의 태수(太守) 자사(刺史)가 되어서 부임(赴任)하고 보니, 항주(抗州) 진망산(秦望山)에 도림선사(道林禪師)가 고승(高僧)이라는 말을 듣고 절로 찾아갔다. 도림선사(道林禪師)는 항상 나무가지 위에 앉아서 좌선(坐禪)을, 하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래서 선사를 가리켜 조과선사(鳥窠禪師) 또는 작소선사(鵲巢禪師)라고들 하였다. 백낙천(白樂天)이 문장(文章)이 출중(出衆)한 만큼 자만심(自慢心)이 많아 도림선사의 도력(道力)을 시험(試驗)코자 선사를 찾아가 보니, 역시 나무 위에 앉아 좌선(坐禪)하고 계셨다. 백낙천(白樂天)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아슬아슬 위험하게 보여서 선사(禪師)님 거처(居處)가 너무 위험(危險)하지 않습니까? 하고 질문(質問)을 했다. 도림선사가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한바탕 크게 웃고 말했다. 내가 볼 때는 자사(刺史)가 더 위험(危險)하네그려! 나는 항주 자사에 올라 강산(江山)을 진압(鎭壓)하고도 남는데, 이렇게 안전(安全)한 땅을 밟고 서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위험하다는 말씀입니까? 도림선사 자사의 말을 듣고 그의 교만심(驕慢心)을 꺾어 줄 기회라 여기고 티끌 같은 세상의 지식으로 교만심(驕慢心)만 늘어서 번뇌(煩惱)가 끝이 없고 탐욕(貪慾)의 불길이 쉴 줄 모르니, 어찌 위험하지 않다는 말인가? 가는 몽둥이에 오는 홍두깨다. 백낙천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는 도림선사의 한 마디에 압도(壓倒)를 당하고 말았다. 나무 위 처소(處所)가 위험하다고 했는데, 삼독번뇌(三毒煩惱)에 빠져 묶여 사는 중생의 마음이 문제(問題)라고 화살이 날아왔다. 도력(道力)을 시험(試驗) 해보려고 오만방자(傲慢放恣)했던 마음은 싹 사라지고 백낙천은 옷깃을 여미고 공손(恭遜)하게 가르침을 청(請)했다.
이에 도림선사가 말씀하시기를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한 일만 받들어 행하시게, 자기 마음을 맑게 하면 이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네. 백낙천 특별한 가르침을 기대했으나 기껏 그런 말로 자기를 가르치려 한다는 오만함이 또 도졌다. 그거야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아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렇네! 이런 말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지만, 팔십 먹은 노인도 행하기는 여러운 일일세<三歲 小兒雖說得 八十老人行不得> 이 말을 듣고 백낙천이 비로소 크게 깨달았다는 선화(禪話)다. 백낙천(白樂天)을 도림선사(道林禪師)와 만난 이후로 불교(佛敎)에 귀의(歸依)하여 돈독(敦篤)한 신심(信心)으로 불법(佛法) 수행(修行)에 매진(邁進)하여 조사(祖師)들의 열전(列傳)인 전등록(傳燈錄)에 등재(登梓)될 정도이다. 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으로 알려졌다. 그가 쓴 기도광선사(寄韜光禪師) 시제(詩題)인 선시(禪詩) 세계(世界)를 보면 담담한 선리(禪理)가 물씬 풍긴다. 동쪽 계곡물은 서쪽 시내로 흘러가고 남산에서 일어난 구름은 북산의 구름이 되네, 앞쪽 누대에서 핀 꽃을 뒤쪽 누대에서 볼 수가 있고 윗 절에서 울리는 종소리 아랫마을에서 들을 수 있네.<東澗水流西潤水 南山雲起北山雲 前台花發後台見) 上界鐘聲下界聞> 칠언절구(七言絶句) 측기식(仄起式) 시(詩)다. 압운(押韻)은 상성(上聲) 지통(紙統) 운족(韻族) 수(水)와 상평성(上平聲) 문통(文統) 운족(韻族) 운(雲)과 거성(去聲) 문통(問統) 운족(韻族) 문(聞)자로 작시(作詩)했다. 중당기(中唐期) 시(詩)인데도 한 운통(韻統)으로 지은 시가 아니고 세 운통(韻統)으로 작시(作詩)했다. 평측(平仄) 운(韻)도 전체적으로 맞췄으나 결구(結句)는 하삼측(下三仄)에, 걸려 근체시(近體詩) 작법(作法)은 아니다. 운목 근체시는 두보만큼 지어야 시성(詩聖)이라고 할만하다. 문장가인 백낙천 시도 하삼측(下三仄)에 걸리니 말이다. 백낙천(白樂天)의 대표적 시(詩)는 장한가(長恨歌)다. 양귀비(楊貴妃)와 당현종(唐玄宗)과의 비련(悲戀)을 노래한 120행 840자로 된 장시(長詩)다. 오늘은 중국 팔대 문장인 백낙천의 시세계(詩世界)를 반추(反芻)해 보았다. 여여법당 화옹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