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장터에서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을 만났다. 제과점 빵을 작은 손수레에 싣고 나와 팔고 있는 중년의 사내. 대전에서 왔다는 그 남자는 빵과는 거리가 먼 직장생활 20년 경력이 전부다. 대학생 아이들이 둘이나 되는데 막상 직장을 나서니 할 일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었단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공장에서 생산한 빵을 전국의 오일장에 다니면서 파는 일이다. 제빵 공장에서 물건을 대주니 큰돈 들이지 않고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게 동기가 되었다. 일을 시작한 지 이제 두 달 되었지만 큰 봉지 2개에 5천 원씩 하는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 되어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단다. 그는 반딧불장터 외에도 멀리로는 성환, 병천, 홍성, 공주까지 장이 열리는 날을 골라 찾아다닌단다. 조금 있으려니 맞은편에서 똑같은 제품의 빵에, 똑같은 손수레를 끄는 경쟁 상인이 나타났다. 알고 보니 서로 부부 사이. 부부가 함께 5일장에서 인생 역전의 꿈을 일구고 있는 것이다. 그 부부의 오늘 하루 목표는 아침에 준비한 손수레를 모두 비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