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지국(君子之國)- 군자들이 사는 나라
‘새 천년’이라 하며 21세기로 들어선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5년의 세월이 흘러 2026년 새해가 밝았다. 사람마다 각자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목표와 계획이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군자다운 사람이 돼 우리 나라를 군자들이 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자.
조선 초기 우리나라에 사신으로 왔던 명나라 진감(陳鑑)이란 사람이 중국에 돌아가 황제에게 “조선은 예의지국(禮義之國)이었습니다”라고 보고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으로 불렸다.
이보다 훨씬 이전인 당(唐)나라에서는 신라(新羅)를 두고 ‘군자의 나라(君子國)’라고 불렀다. ‘군자다운 사람이 사는 나라’라는 뜻이다. 약 1400년 전에 우리는 군자다운 나라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인격이 훌륭하고, 학식이 있고, 의리를 지키고, 남을 지도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군자(君子)’라고 했다. 군자란 원래 ‘임금의 아들’이란 뜻이었는데, 임금의 아들은 다음 세대의 임금이 되기 위해서 인격을 연마하고 학문을 익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임금의 아들이란 뜻으로는 거의 안 쓰이고, ‘덕행이나 학문이 갖추어진 사람’을 일컬어 군자라 하게 되었다.
군자와 반대되는 사람은 ‘소인(小人)’인데, 이익만 챙기고, 의리를 지키지 않는, 심성이 못된 사람을 지칭한다. 공자(孔子)의 <논어(論語) designtimesp=19038>에는 군자와 소인을 대비시켜 이야기한 구절이 여럿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옛날 ‘군자의 나라’의 명성을 회복하여야 하겠다. 어떻게 하면 군자가 될 수 있는가? 군자 되는 길을 간략하게 읊은 송(宋)나라의 유학자 소강절(邵康節) 선생의 ‘군자음(君子吟)’이라는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군자는 의리를 상대하는데(君子與義), 소인은 이익만 상대한다네(小人與利). 의리를 상대하면 날로 일어나지만(與義日興), 이익을 상대하면 날로 못 쓰게 되네(與利日廢).
군자는 덕을 숭상하지만(君子尙德), 소인은 힘을 숭상한다네(小人尙力). 덕을 숭상하면 은혜를 심지만(尙德樹恩), 힘을 숭상하면 적을 심는다네(尙力樹敵).
군자는 복을 짓지만(君子作福), 소인은 위엄을 짓는다네(小人作威). 복을 지으면 복이 이르지만(作福福至), 위엄을 지으면 화가 따른다네(作威禍隨).
군자는 착한 것을 즐기지만(君子樂善), 소인은 악한 것을 즐긴다네(小人樂惡). 악을 즐기면 악이 이르고(樂惡惡至), 착한 것 즐기면 착한 데로 돌아간다네(樂善善歸).
군자는 칭찬하기를 좋아하지만(君子好譽), 소인은 헐뜯기를 좋아한다네(小人好毁). 헐뜯기를 좋아하면 다른 사람들이 노여워하지만(好毁人怒), 칭찬하기를 좋아하면 다른 사람들이 기뻐한다네(好譽人喜).(하략)
* 君 : 임금 군. * 子 : 아들 자. * 之 : …의 지. * 國 : 나라 국.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