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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땅에 살던 옛 주민들도 미워하셨습니다..."
『마카베오기 하권』: "데메드리오 왕 때에 우리 유다인들이 보낸 편지 내용과 같이, 야손과 그의 일당들이 우리의 거룩한 땅과 왕국에 대하여 반란을 일으켜..." 이처럼 거룩한 땅이라는 표현은 고대 유대인들이 지녔던 확고한 신앙적 철학이었습니다.
독일의 저명한 학자인 엘리처 슈바이트(Elazar Schweid)는 그의 저서 『이스라엘 땅: 국가의 본향인가, 운명의 땅인가』(The Land of Israel: National Home or Land of Destiny, 1985년 영문판)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상을 펼쳤습니다. 이스라엘 땅이 고유한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단순히 자연 풍토가 좋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지신학(Geotheology, 땅의 신학)'적인 의미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신학이란 땅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며, 이 땅을 언약의 백성인 이스라엘에게 맡기셨고, 인간은 잠시 사용하는 관리인에 불과하다는 토지 신학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땅을 가리켜 "우리가 감각을 통해 알게 된 물리적 세계를 넘어 존재하는 영적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마주 보고 있는 특권의 땅"이라고 고도로 격상하여 표현했습니다. 이 땅이야말로 하나님의 예언과 기도, 그리고 계명들의 고유한 신학적 지위를 열어주는 영적인 열쇠라는 장엄한 선언입니다. 지도를 보면 지중해 동편에 이스라엘이 있고 그 옆에 요르단, 북쪽에 레바논, 남쪽에 이집트가 위치해 있는데 이 영역이 성지의 1차적인 범위입니다.
반면에 '성경의 땅들(The Bible Lands)'은 개념의 범위가 훨씬 넓어집니다. 성지(이스라엘과 요르단 일대)를 넘어서,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활동했던 주변 도성들과 이방 나라들의 영토 전체를 포괄하여 일컫는 복수 형태의 명칭입니다. 바울이 1, 2, 3차 전도 여행을 다니며 격렬하게 복음을 전했던 오늘날의 튀르키예(소아시아) 지역과 요한계시록 2, 3장에 나오는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등 일곱 교회의 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마케도니아와 헬라(그리스) 지역, 그리고 바울이 최종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로마까지 포함됩니다. 바울이 가고자 소망했던 스페인(서바나)까지 성경에 언급은 되지만, 거기는 복음의 주요 무대가 아니었으므로 대개 성경의 땅들(The Bible Lands)이라고 할 때는 성경의 주요 인물들이 살았거나 실제 사역이 강력하게 전개되었던 핵심 지명들을 뜻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이방 지역과 나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빌로니아(바벨론): 다니엘과 에스겔 선지자가 포로로 잡혀가 활동했던 유서 깊은 땅이며 바벨탑과 수산궁이 있던 곳입니다.
이집트(애굽): 야곱의 가족들이 이주하여 430년 동안 살았던 고센 땅이 있고 출애굽의 역사가 시작된 곳입니다.
아시리아(아수르): 요나와 나훔 선지자의 기별이 선포되었던 수도 니느웨가 위치한 곳입니다.
시리아(수리아): 바울이 회심한 다메색(다마스쿠스)과 이방 선교의 전초기지였던 안디옥 교회가 있던 곳입니다.
튀르키예: 노아의 방주가 머문 아라랏산이 있고, 아브라함의 고향인 하란이 있으며, 바울의 고향 다소와 루스드라, 드로아가 있습니다.
그리스(헬라): 바울이 아레오바고 설교를 했던 아테네(아덴)와 고린도, 데살로니가, 베레아, 필리포(빌립보), 갱그레아가 있고 요한이 계시를 받은 밧모섬이 있습니다.
로마: 바울이 갇혀 마지막 디모데후서를 쓰고 생명을 바쳤던 마메르틴(Mamertine) 감옥과 성도들의 지하 무덤인 카타콤베, 콜로세움이 있습니다.
이란(메대·페르시아):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묘가 지금도 남아 있는 하마단(악메다)이 있습니다. 저도 이 역사적인 장소들을 한 번씩 다 방문해 보았습니다.
성경 지명과 연결된 선교 지도를 보면 각 지역마다 성경의 어떤 책들이 기록되었고 어떤 사건과 연결되는지 일목요연하게 잘 나타나 있습니다. 광야 지역은 모세오경이, 바벨론과 페르시아 지역은 에스겔·다니엘·에스더가, 소아시아와 헬라 지역은 사도행전과 바울 서신, 요한 서신이 매칭되어 성경의 책들과 땅이 어떻게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지 아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성지순례를 간다는 것은 단순히 풍경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의 매 지명에 얽힌 인물들의 발자취와 행동을 현장에서 실감하는 영적 여행입니다. 예루살렘 구도성은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약 4km 반경의 작은 도성이지만, 내부에 여덟 개의 문(황금문, 사자문, 분문, 시온문, 욥바문, 새문, 다메색문, 헤롯문)이 있고 유대인 구역, 아르메니아인 구역, 그리스도인 구역, 무슬림 구역의 네 성격으로 쪼개져 복잡한 역사를 대변합니다. 감람산에서 예루살렘을 내려다보면 이슬람의 황금 돔 사원이 보이고, 그 건너편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유대인 회당인 '헤이칼 슐로모(솔로몬의 성전이라는 이름의 회당)'가 장엄하게 서 있어 안식일 예배의 깊은 인상을 줍니다. 또한 예수님이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동산과 만국교회가 있고, 기드론 골짜기에는 압살롬의 무덤과 대제사장 스가랴의 무덤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가이사랴에 가면 본티오 빌라도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진 '빌라도 석비'가 출토되어 성경의 역사성을 고증해 주며, 나사렛의 수태고지 교회, 바알 선지자들과 대결했던 갈멜산의 엘리야 기념비, 사울 왕의 시체가 못 박혔던 벧산의 언덕과 그 아래 로마 시대의 원형극장 유적이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다소에 있는 바울의 생가 터 샘물과 예수님이 침례를 받으신 요단강 터, 요르단의 모세의 샘물(와디 무사)과 예수님이 묻히셨던 성묘 교회의 빈 무덤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현장들이 있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배를 타며 예수님이 제자들을 가르치시고 5,000명을 먹이셨던 평화로운 사건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다메색으로 가던 바울이 거꾸러진 후 눈을 뜨기 위해 찾아 들어갔던 지가(Straight Street, 곧은 거리)의 로마 시대 개선문 입구를 거닐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여리고의 무너진 성벽 탑 유적과 엘리사의 샘물을 직접 목도하기도 합니다. 가버나움의 무너진 회당 터와 베드로 장모의 집터, 그리고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던 가나의 혼인 잔치 기념 교회를 둘러보며 성경의 교훈이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실감 나는 진리임을 뼛속 깊이 체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강의를 요약합니다.
성지(The Holy Land)의 범위: 지중해로부터 요단강 동편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일대를 가리키며, 예수님이 친히 나시고 발로 밟아 사역하신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지역으로 축소된 거룩한 영토를 뜻합니다.
지신학(Geotheology)의 개념: 이스라엘 땅은 하나님의 소유(레위기 25:23)이며 백성들은 관리인일 뿐이라는 토지 신학입니다. 예루살렘은 성경 전체에 약 770번 등장하는 성지의 심장부이자 영적 세계로 통하는 도성이나, 역사적으로 무수한 주권 다툼과 갈등의 중심이 되어 왔습니다.
성경의 땅들(The Bible Lands)의 확장: 성지의 범위를 넘어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선교 무대가 되었던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튀르키예, 그리스, 로마, 이라크(바벨론), 이란(페르시아) 등 성경 기록과 연관된 광활한 역사적 지명 전체를 폭넓게 일컫는 명칭입니다.
순례의 영적 유익: 성경의 땅들을 밟아보는 것은 성경의 지명과 인물, 사연을 입체적으로 인지하게 하며, 성경이 꾸며낸 신화가 아니라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하나님의 살아있는 진리의 말씀임을 확증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성도 여러분, 기회가 되신다면 훌륭한 안내자를 따라서 성경의 땅들을 다녀오십시오. 바울이 고난당한 현장과 유두고가 살아난 현장을 직접 봄으로써 성경이 깊이 있게 다가오는 축복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오늘 성지와 성경의 땅들의 의미 차이를 정리해 드렸습니다. 다음 주일 동안 안녕히 계시다가 152번째 또 다른 은혜로운 주제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핵심 요약정리
성지(The Holy Land)의 지리적 한계와 정의
서쪽 지중해(대해)로부터 동쪽 요단강 건너편(페레아)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일대를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성육신하셔서 탄생, 성장, 십자가 대속, 부활의 생애를 직접 발로 밟아 완성하신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영토로 좁혀진 '거룩한 땅'을 뜻합니다.
토지 신학인 '지신학(Geotheology)'
레위기 25장 23절 말씀처럼 "땅은 다 하나님의 소유"이며 인간은 잠시 위탁받은 청지기(거류민)라는 개념입니다.
성지의 심장부인 예루살렘은 성경 전체에 약 770번 등장하는 거룩한 도성이지만, 역사적으로 이슬람과 기독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끊임없는 장학권 분쟁(요단강 서안 지구 갈등 등)의 중심지가 되어왔습니다.
성경의 땅들(The Bible Lands)의 포괄적 범위
성지의 경계를 넘어 구약의 부조들과 선지자들, 그리고 신약의 사도 바울의 세계 선교 무대가 되었던 모든 이방 영토를 일컫는 광범위한 복수 명칭입니다.
아시리아(니느웨), 바빌로니아(바벨론), 페르시아(수산궁), 시리아(다메색, 안디옥), 튀르키예(하란, 소아시아 일곱 교회 터), 그리스(아테네, 고린도, 밧모섬), 로마(마메르틴 감옥, 카타콤베) 등 성경 역사와 기록의 무대가 된 문명권 전체를 포함합니다.
고고학적 증거와 역사적 실제성
가이사랴의 '빌라도 석비', 다메색의 '지가(직가)', 여리고의 고대 성벽 유적, 베스안(벧산)의 사울 왕 매장 터 등 성경의 땅 곳곳에 잔존하는 유적들은 성경이 허구의 신화가 아니라 철저히 인류 역사 속에 입각한 실제적 사건의 기록임을 증명합니다.
성지순례의 영적 가치
성경의 지명에 얽힌 믿음의 선진들의 사연과 구주의 봉사 현장을 입체적으로 확인하여 성경 텍스트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내 삶에 실감 나고 살아있는 확신으로 연결하게 하는 영적 유익을 가져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