此有故彼有(차유고피유) 此生故彼生(차생고피생)
연기란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준말이고 모든 우주만물은 독자적인 힘으로 생기발전(生起發展)할 수 없으며, 반드시 직접적인 원인인 인(因)과 간접적인 보조원인인 연(緣:조건)의 결합에 의해 일어난다고 하는 것입니다. 즉 연기란 조건에 의해 일어난다는 뜻입니다. 잡아함경(권 15)에는 다음과 같이 연기를 설하고 있습니다.
此有故彼有 차유고피유 : 이것이 있음으로 해서 저것이 있고
此生故彼生 차생고피생 : 이것이 생김으로 해서 저것이 생긴다.
此無故彼無 차무고피무 : 이것이 없음으로 해서 저것이 없고
此滅故彼滅 차멸고피멸 : 이것이 사라짐으로 해서 저것이 멸한다.
예컨대 인간은 왜 병들고 늙고 죽어 가는가?
그것은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며 생(生)이 있기에 늙음, 병, 죽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과학(自然科學)은 자연의 현상을 탐구하는 데 반해 불교(佛敎)는 인간의 고통(苦痛)이라는 존재론적(存在論的)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지만, 모든 권위를 철저히 부정하며 진리(眞理)를 밝혀 나간다는 점에서는 공통점(共通點)을 갖고 있습니다.
불교는 초월적(超越的) 실재(實在)나 신(神), 불멸(不滅)의 영혼(靈魂) 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세계(世界) 안에서 우리의 삶을 철저하게 고뇌(苦惱)하면서 고통의 실상을 봄으로써 삶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유추해 나가는 것이 불교의 기본적(基本的) 입장이고, 자연과학의 기본적인 입장은 현대과학이 축적한 지식을 통해서 이 세계의 실상을 정확히 봄으로써 세계의 기본구조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출처 : 법안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