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학년은 9월에 수학사를 공부했습니다.
인류와 함께 해온 수학.
생각해 보면 우리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터
수를 새기 시작합니다.
손가락을 꼽아가며,
아이가 열까지 셌을 때
박수치고 좋아하며 격려했던
기억들을 가지고 계실겁니다.
그렇게 기쁘게 배웠던 수를
아이들은 여전히
좋...아... 합.. ㄷ ㄷ ㄷ 니다.
그리고 어려워도 합니다.
수학사 시간에는
인류가 수와 기하를 어떻게 다뤘는지,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았답니다.
요즘 저의 칠판 그림을 평하는
7학년의 반응
"그림이 이상하네요..."
쩝...
인류 문명이 시작된 곳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오랜 세월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 이었던 피라미드. 그리스의 수학자 탈레스는 피라미드 높이를
막대기의 그림자를 보고 비율을 이용해 구해냈다고 합니다.
아르키 메데스가 원넓이를 구하는데 쓴 방법.
쪼개고 또 쪼개고 또 쪼개기.
직사각형과 넓이의 비밀.
너무도 많은 것들을 발견하고 발명한 아르키메데스는 로마군에게 죽임을 당하는 순간까지 원을 연구하고 있었다 합니다.
피타고라스 학파의 진리에 대한 열정.
세상을 잘 관찰하는것에서 진리의 조각들을 발견하는 이야기들.
그에게 세상의 이치는 수로 표현이 되었던 거.
아이들과 얘기해 봤어요.
피타고라스는 정말 무리수의 존대를 몰랐을까?...
어떤 정다면체가 4원소와 어울리는지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기.
묘비명에까지 방정식 문제를 냈던
디오판토스.
양팔저울에 여러 물건을 올리고
수평을 맞춰보며 방정식을 시작.
음 방정식을 시작했으니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할
상급과정의 미적분도 예고해주고...
재밌는 수의 세계
요즘 한창 연습중인 다항식 계산.
전개와 인수분해.
이제 펼쳐질 제곱근과 루트,
그리고 무리수의 세계로 이어질 소수.
철학자로 더 많이 알려진
프랑스 사람 데카르트가 천정에 날아다니는
파리를 보다 생각해 냈다는 좌표계 이야기를 끝으로
수학사 수업은 끝이 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란것은
수학이 삶속에서 실용적으로만 쓰이는것으로
끝이 아니라는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수학의 토대를 만든
많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세상의 진리를 (정신을, 본질을)
눈에 보이는 물질속에서
끝임없이 탐구하며 찾아갔습니다.
그 법칙과 본질을
수학이라는 도구로 표현했지요.
우리가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역으로 수학이 갖는 과정의 정확함과 명료함으로
진리에 다가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게 아닐까요?
저는 대수를 설명한 글에서
"대수는 비본질적인것을 지워가는 과정이다."
라는 말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방정식을 앞에 놓고
좌변에 x만을 남긴 후
우변이 조금씩 줄어들 때,
그리고 미지수 x에 꼭 맞는 답을 찾았을 때의
기쁨을 압니다.
(물론 머리를 싸메고 괴로워 했던 기억도...)
7학년에게 학교란
어떤곳일까?
'학교'하면
떠오르는 말들을 모아봤습니다.
모둠당 20개씩.
그랬더니 겹치는 단어가 꽤 되더라구요.
그리고는 학교랑 제일 멀다고 생각되는 말부터
지워갔습니다.
친구, 도시락, 고양이(ㅋㅋ), 연필, 교실, 숙제, 심지어
선생님 까지 지우고 살아남은 단어 두개는
'배움' 과 '힘듬' 이었습니다.
꼭 7학년 다운 대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댓글 와 아침을 깨우는 배움이네요
7학년들에게도 그리했기를요^^
학교 안에 배움이 있고 그 배움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아는 아이들이 선생님들 보호 아래 자라는 학교라니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그러게요.
피타고라스 학교도 아닌데요 ㅎ.
배움은 즐겁고,
서현 어머니 말씀대로 '결코 쉽지 않기'도 하지요.
7학년들 마음을 잘 헤아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움과 힘듬이라~~
정말 7학년 다운 답이네요.^^
직접하면 머리 아플텐데
아이들이 배운 과정을 보니 정말 매력있는 과목이네요^^
맞아요.
매 덩 수 학!
(매력 덩어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