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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맛집 스크랩 [다시쓰는 제주맛집] 까페 태희
민욱아빠 추천 0 조회 433 12.08.18 10:5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올 여름은 한없이 무덥기만 합니다.  제주는 비도 잘 오지 않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는 여름..  그래도 용천수는 바닷가 어디에서건 시원하다 못해 차갑게 솟아주니 그나마 위안입니다.

 

  곽지 해수욕장은 용천수가 풍부해서 과물이라는 이름으로 용천수 샤워장과 분수대가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모래사장의 미칠듯한 열기를 차가운 과물로 식혀줄 수 있어 참 좋죠.  바닷물도 씻어내기 좋구요.  그리고 들러보기 좋은 까페가 하나 생겼습니다.  커피나 음료만 파는 까페가 아니고 독특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는 그런 까페입니다.  이름도 특이합니다.  태희까페랍니다.

 

  이 집을 찾게 된 이유는 피쉬앤 칩스라는 음식에 대한 동경때문이었습니다.  '케스 매와 소년'이라는 소설의 한 대목에는 아이가 신문종이를 고깔처럼 말아 거기에 생선튀김과 감자칩을 한가득 퍼담고 식초를 주욱 뿌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대목을 읽으며 식초를 한가득 뿌려먹는 생선과 감자튀김맛은 어떤 맛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영국을 다녀온 사람들에 의하면 피쉬앤 칩스는 별다른 맛이 없다라는 평이 대부분이었지만, 그게 제 궁금증을 일소시킬만한 답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피쉬앤 칩스를 찾아다니던 중, 영국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어느분이 똑같은 스타일에 맛있는 피쉬앤 칩스라며 이 집을 소개시켜주더군요.  화창하다 못해 쨍쨍한 날 점심무렵, 이 집을 찾았습니다.


  곽지 해수욕장에 들어서면 샤워장과 휴게천막 맞은편에 바로 보입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벽에 써놓은 메뉴는 이곳메뉴가 주변의 다른 집들과는 남다르다는 느낌을 한껏 들게 합니다.  그리고 메뉴에서마저도 왠지 해변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음료도 있고 맥주도 있습니다.  벽에 써놓은 메뉴판도 특이하지만 티셔츠에 써놓은 메뉴도 독특해보입니다.

  자리마다 저렇게 소스를 담은 통이 있습니다.  타바스코, 스위트 칠리, 케첩에 설탕 냅킨까지..  제일로 궁금한 건 가장 큰 병에 담긴 식초였습니다.  피쉬앤 칩스에 사용하는 식초는 비율을 조정한 식초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무슨 맛일까 어떤 조화를 이룰까 한껏 기대가 부풀었습니다.

  당연히 주문은 피쉬앤 칩스와 깔라마리 튀김을 주문하고 그 전에 생맥주를 한 잔 주문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열기가득한 해변을 저멀리 바라보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한 잔은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드디어 피쉬앤 칩스가 나왔습니다.  보기엔 다른 집과 별다를 것 없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 집에서만큼은 영국식 방법으로 식초를 뿌려먹어야 합니다.  큰 병에 담긴 식초를 충분히 골고루 뿌려주니 갓 나온 튀김의 열기와 섞여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생선은 주로 흰살 생선을 사용합니다.  생선도 싱싱하다보니 촉촉한 느낌이 잘 살아있고 부드럽습니다.  튀김은 살짝 기름기가 많고 약간 눅눅한 느낌이어서 우리의 튀김스타일로는 그닥 거슬릴 수는 있는데 영국식은 튀김옷이 기름에 좀 눅눅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눅눅함은 듬뿍 뿌린 식초의 새콤함으로 부담스런 느낌이 사라집니다.  영국에 가서 먹어보지 않았으니 제가 제대로 어떻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껏 제주에서 맛본 피쉬앤 칩스 중에서는 제일로 맛있었고 전혀 새로운 느낌의 경험이었습니다. 

  깔라마리라고는 하지만 이건 제주에서 잡은 한치로 튀겨낸 것이라 합니다.  이 역시 튀김옷이 조금 눅눅한 느낌인데 식초를 뿌려먹으면 피쉬앤 칩스와 같은 느낌으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한치도 싱싱한 것을 사용해서 그런지 부드럽고 촉촉함이 살아있습니다. 

  해변에서의 튀김요리가 언뜻 안어울릴 것 같지만 나름 묘한 조화를 이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닷가에서 치킨을 시켜먹는 이유와는 또다른 느낌이랄까요?  시원한 맥주한 잔에 새콤한 식초를 잔뜩뿌린 튀김요리는 한낮의 열기를 이겨낼 만한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피쉬앤 칩스라는 요리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도 어느정도 충족을 시킬 수 있었구요. 

 

  여름이 막바지이지만, 제주는 여전히 화창한 하늘에 무더위를 꺾을 기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무더위가 살짝 꺾이기 시작하면 쾌적하고 화창한 초가을 날씨가 시작되겠죠.  개인적으로는 이 시기가 제주여행의 최고의 적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화창한 날, 이 집에서 푸르른 해변을 감상하며 낮시간을 보내는 일도 나름의 즐거움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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