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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18코스 북한산 종로 코스는 계곡과 산이 만난 도심길은 이제 옛성길 구간을 끝내고 다음 구간이 평창마을길로 접어든다.
서울둘레길에서 만나는 평창마을은 광해군 때 시행하던 대동법에 의해 조세를 관리하던 선혜청 중에서 가장 큰 창고인 평창이 있던 곳이다. 선해청이 있던 자리로서 재물이 모이는 땅이라는 이곳의 형세를 생각할 때 걷는 걸음마다도 신묘한 기운이 서리는 곳이다.
이북5도청 입구에서 길목을 지키고 있던 하마비가 온데간데없다. 하마비는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것으로 그 앞을 지나갈 경우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돌비석이다.
한차례 마을길을 가파르게 올라 평창마을길로 들어선다. 평창마을길은 산책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길이기도 하다. 길가에 들어선 건물 하나하나가 조형 예술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것 같다.
북한산둘레길이 2010년 개통되면서 1년에 봄과 가을 두 번 정도 걷곤 했는데 오랜만에 걷다보니 그 사이 많은 건물이 들어서면서 예전과 다른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다.
평창마을길 전망대에서 보는 평창마을 뒤로 북한산 형제봉이 시선을 붙잡는다. 북한산은 산성주능선, 비봉능선, 의상능선, 형제능선, 진달래능선, 숨은벽능선, 원효봉능선 등의 수많은 능선과 그 능선 아래로 치닫고 있는 수많은 골과 계곡이 있다.
예전 북한산을 1년 열두 달을 다녀도 늘 새로운 코스를 다니는 기분이 드는 북한산, 그 중에서도 형제봉은 봄이면 천상의 화원이었다.
형제봉은 전해오는 이야기 있다. 망한 고려를 등지고 이성계를 찾아 나선 두 형제가 북한산 호랑이와 맞서 싸우다 죽었는데, 형이 높은 봉우리, 아우가 작은 봉우리가 되었다고 한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봉우리, 형 봉우리를 넘을 때는 형이 아우를 도와주고, 아우 봉우리를 넘을 때는 아우가 형을 도와주고, 형제의 우애를 가리켜 주는 봉우리다.
북한산 기슭에 많은 고급 주택들과 갤러리, 카페가 있는 주택가, 유명 인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동네, 드라마 및 영화, CF의 배경 및 촬영 장소로 애용되고 있는 곳이 평창동이다.
그중에서도 예전과 같이 반가운 건물이 있다. 예전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와 거울 앞에서 인증 삿 하던 곳, 오늘의 길동무와 나란히 선다.
대성문으로 오르는 들머리인 평창공원지킴터를 통과한다. 예전에 북한산을 오르내리던 곳이다. 감람산기도원을 통과하고 삼각산 연화정사를 지나면서 봄에 전령사 영춘화가 늘어져 있는 담장을 지나면 곧이어 형제봉 입구 빨간 우체통인 25번째 스탬프 거치대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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