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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돌아보는 길, 1구간을 걸은 후 군대 간 아들이 휴가 나온 터여서 한 주를 건너서 2주 만인 6월 10일에 다시 한티가는 길의 나머지 구간을 찾아나설 수 있었다. 아울러 1구간때와 같은 단체팀과 어울려 걷는 것이 아닌, 아내와 단 둘이 나섰던 여정이었다. 본격적으로 더워진 날씨와 여전히 전국적으로 가뭄이 지속되었던 터이고 오늘은 2, 3구간을 이어서 걷는, 산행 예정시간으로 7~8시간을 가늠하고 있는 터라 다소 이른 시간부터 한티가는 길을 걸었다.
본인의 욕심으로는 새벽 5시 즈음 신나무골로 출발했으면 했지만 아내는 단연코 NO !. 피곤한 주중 일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금요일 늦은 시각 취침과 단잠을 포기할 수 없음에 아내는 겨우 7시경에 일어났다. 단체 일행과의 산행이 아닌 이상, 내내 별도의 산행을 위해 일어나는 것은 늘 어렵다. 제대로 일어나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후 10시를 넘어서 일어나게 되면 그 날 산행은 포기하기 쉽상. 두 사람 직장 일로 지쳐 있는 터에 겨우 눈을 뜨게 되었지만, 몸의 고생과는 달리 걷는 가운데 얻는 또 다른 즐거움을 가늠하는 터이고 지난 한티가는 길 1구간 숲길에 이미 매료되었던 터라 기꺼이 둘 다 동시에 일어날 수 있었다. 전날 미리 쌀을 씻어 예약해둔 전기밥솥에서 도시락에 밥 담고, 냉장고 있는 반찬 꺼내어 주섬주섬 챙기기. 그리고 남은 밥으로 대충 아침 식사하고 집을 나서니 벌써 8시를 넘어가고 있다. 대구 신천대로와 왜관으로 넘어가는 4번 국도를 통해 신나무골 도착, 8시 45분경.
한티가는 길 1구간의 종점, 신나무골로 다시 들어왔다. 아울러 2구간 비우는 길의 기점에 다시 섰다.
신나무골 이선이 엘리사벳 묘에서 잠시 오늘의 길을 생각했다.
# 신나무골 성지
대구대교구 및 영남지역의 천주교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즉 대구대교구 첫 본당(주교좌 성당인 계산성당의 전신)터로 의미를 가지며 1815년(을해박해) 전후로 이 곳에 교우촌 형성된 후 이 곳에 샤스탕 신부가 방문한 것으로 추측되며 다블뤼 주교, 최양업 신부. 리델 신부가 이 곳을 거점을 영남지역 천주교 사목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66년 병인박해로 인해 이 곳 신자촌 사람들이 흩어져 많은 이들이 팔공산 자락의 한티로 넘어갔고, 로베르(김보록) 신부 순회 전교(1882~) 30년에 걸친 활동으로 인해 이 곳에 다시 연화서당(신나무골 학당)이 들어서게 되었고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후 이 곳은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할 수 있었다. 1894년 가실성당 공소역할을 하였으며, 현재는 인근 신동성당 관할로 되어 있다. :한편, 이 곳에 있는 이선이 엘리사벳 묘와 관련하여 이선이 엘리사벳 1860년 경신박해 시, 온갖 회유에도 불구하고 "죽어도 성교를 믿겠다 !"고 하며 아들, 배스테파노와 함께 한티에서 순교하였으며, 지난 1984년(천주교 한국전래 200주년)에 한티마을로부터 신나무골 순교자 성역화 일환으로 이 곳으로 이장되었다.
신나무골을 나서며.... 북동쪽으로 난 아스팔트 임도 길을 걸어간다.
2구간 길을 나서며, 이 곳 신나무골 성지가 신동성당 관할인 만큼 이 곳을 관리하고 있는 신동성당의 한티가는 길 표어를 문득 발견하다. 너는 나의 자취를 발견하라 ?
들어서는 길... 이 곳도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매실 나무 열매 발견. 매실이 익어 가는 계절. 올해 처음으로 매실 농산물 중계업 하는 고등학교 동창 덕분에 난생처음 설탕과 함께 익은 매실을 섞어 매실청을 만들어 두었던 터라 오늘 따라 유심히 매실 열매를 바라보게 된다. 그 친구 말로는 매실청은 청매실이 아닌 홍매실이 더 감칠 맛이 난다고 애기하던 기억을 떠올리고 나 혼자 괜시리 미소....
갈림길.. 왼쪽으로 접어들다.
완만한 경사도를 가진 임도 콘크리이트 포장 길....
이른 아침인 만큼 편안하게 시원하게 걷는다. 무엇을 비워야 할 것인가?
새로운 갈림길.... 우리는 직진, 오른쪽은 산악자전거 도로로 안내되고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임도로 접어들고....
그리고 좀 더 좁아진 임도 오른쪽 길로 들어서고.....
나무 계단 길을 따라 총총 오름....
제법 가파른 산길. 그러나 첫 시작인 만큼 가볍게 올라선다.
다시 넓어진 임도를 만났다.
임도에서 산딸기를 발견하고 몇 개를 맛보다.
산딸기 나무가 임도 왼편으로 줄곧 늘어서 있었다.
아내와 각자 묵묵히 걷기.
침묵의 시간을 각각 나누어 가지다.
임도에서 어색한 콘크리이트 길을 만나다. 오름 또는 내리막길에서 가끔 임도의 피해를 막기위한 것일까?
어느 듯 각자 자유인... 시간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을 문득 발견하다.
어떤 때는 이 곳에도 집이 있었던 것일까? 석축을 만나다. 아니면 성터 ?
임도와 전망쉼터로 가는 갈림길이 눈에 들어오고...
전망쉼터로 들어가는 갈림길, 길목. 전망쉼터 200m 전.
갈림길에서 숲길로 들어서자 만나는 반가운 소나무 숲길. 소나무 갈비가 길 바닥을 포장하고 있다. 갈비 바닥을 밟으며 걷는 느낌은 활엽수 낙엽을 밟으며 걷는과는 다른 차원의 색다른 따뜻함과 안정감이 있다.
동쪽 방향으로 넘어가는 길..
이 곳은 새롭게 소나무를 식생한 듯.
전망쉼터(산길전망대)에 도착하다.
스템프 도장찍고 난뒤, 산길 전망대인 만큼 주위 360도 조망놀이..... 남동쪽 방향... 왼쪽 아래로 송정지 연못이 눈에 들어오고..
조금 더 왼쪽, 동쪽 방향으로 머리를 돌려보면....
그리고 좀 더 왼쪽....가야할 진행방향...
좀 더 왼편, 북동쪽 방향으로.... 지도상 오늘 진행해야 할 방향......
그 가운데 문득 산 아래의 오늘 이정표중의 하나인 양떼목장이 눈에 들어왔다. 억지로 클로저업~
이제 전망쉼터를 다시 나서다. 왼쪽으로.....
천천히 내려가다.
이 곳도 소나무 숲길.. 소나무 숲길은 나에게 늘 안식처같은 느낌을 가져다 준다. 한국사람들이 유난히 소나무숲을 좋하다고 하던데.....
잠시 편안함을 유지하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이제 본격적인 하산길이 시작된다.
익히 멀리 양떼목장의 위치를 발견한 터라 산 마루에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야 함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오름길을 예약하고 있는 내리막은 결코 반갑지 않다.
제법 급한 경사.. 등산용 스틱을 처음으로 꺼내 들었다.
제법 급한 경사길을 내려서서 다시 평탄함으로....
계란처럼 소담스럽게 피어있던 계란꽃 개망초. 흔한 꽃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늘 끼리끼리 어울려 피어있다.
댓골지. 경북 경산군이 못이 많은 줄 알았지만 이 곳 칠곡군도 이렇게 못이 많은 줄은 미처 몰랐다.
무엇을 낚고 계신지요? 우리는 버려야 하는데.... 역설 ?
댓골지를 벗어나며......양떼목장까지 2km 조금 더 남은 듯... 그러나 곧 오름길이 있음을....
문득 뒤돌아본 여름 댓골지는 싱그럽다. 그리고 걸어왔던 작은 산과 댓골지 너머, 잠시 전 내려섰던 내리막길을 그냥 어림짐작 눈으로 그려보다.
다시 왜관읍 달서리 서원골로 내려서는 길....
산길에서 마을로 내려가는 즐거움이 있다. 작은 산을 이미 산행하고 내려서는 느낌이었다면.....
수로 시설을 만나고...
수로 교각에 붙여져 있는 안내표지판이 귀여워서 한 컷.
왜관읍 달서리 농로를 따라 걷다. 징검다리 찾아가기.
논농사의 계절감각을 느껴보다. 농사에 문외한이지만 모내기가 어느 듯 끝났음을.... 충청 서산지역은 물이 없어 모내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던데....... 우측으로 보이는 원형 봉우리 우측의 낮은 곳으로 올라서야 하는 길이 있다. 그 일대가 신동성당 묘지 일대. 그리고 봉우리를 따라 우측으로 넘어가야 될 것이고...
농로 끝부분으로.. 농로 10시방향이 바로 앞 923번 지방국도를 건너 올라서야 하는 길
농로 우측 비날 하우스 너머 2-3시 방향으로 칠곡군의 큰 못인 지천지가 위치해 있다.
923번 지방국도를 만나기 전 왼쪽으로 문득 길을 튼다.
그리고 잠시 걷다.
이내 다시 우측으로 개울가를 건너게 되고...
징검다리 발견.
징검다리를 건너가며 돌 사이로 흐르는 개울 물에 나를 비우고 사랑을 만나러 건너가다.
큰 잠자리가 꼼짝하지 않고 징검다리 아래에 붙어 있다.
923번 국도를 만나고 이내 건너가다.
신동성당 묘지로 들어서는 입구는 한창 공사중.
다시 올라가다.
천천히 걷다. 소위 공동묘지 올라가는 길..... 죽음에 대하여 나에게 묻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올라서서 오른쪽은 신동성당 묘지, 왼쪽은 한티가는 길. 그 길목에 팔각정 쉼터가 서 있다. 이 곳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간식거리 먹으며 한참을 쉬고 넘어가다.
지도상 193m 정도의 봉우리 옆을 따라 올라가는 길....
어느 듯 오르막 정점에 올라서고.....
가족 묘 일대를 지나간다.
이 곳도 소나무 숲길의 연속...
타박타박 재미있게 걷는다.
산길에는 길과 나무의 어울림이 분명 있다. 그들의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대화가 있음을....
비워야 할 것이 많음에도, 늘 나는 손에 아무 것도 쥐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를 변명하고 있음을.....
때로는 아무 생각없이 걷기도....
그런 가운데 문득 양떼목장 중간부로 갑자기 올라섰다. "어떻게 온 거지?"라는 생각이 들만큼.... 양떼목장에서 포도 한 송이로 목축이고 휴식...
양떼목장. 얼마 전 양떼목장 주인 내외 분을 대구 숲 관련 단체, 소백산 천동리 길에서 같은 일행으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이 곳의 주인인 줄은 미처 몰랐다. 멀리 아이들 소리가 들리곤 한다.
오른쪽으로 멀리 양떼들이 보여서 한 컷.
우리들이 출발하려고 하는 순간, 염소떼들이 몰려 왔다. 헐~~ 반가운 인사.... 뭔가를 주고 싶었지만...... 조심스러웠다.
다시 길을 나서다.
양떼목장 위를 따라 걷는 길....
멀리 또 다른 산길전망대 부근이 보이고....
잠시 양떼목장 안으로 들어서기.
문을 열고 들어선 후, 다시 문을 걸기.
양떼목장 내부를 따라 걷다.
왼쪽과 오른쪽은 야외 목장.
다시 양떼목장 출구.
양떼목장을 벗어나다.
이 곳의 길도 나름대로 걷기에 좋았다. 씩씩하게 걷기. 그리고 소나무 숲 아래에 약간의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울퉁불퉁함이 나로 하여금 살아 있는 존재임을 가늠하게 만든다.
이 곳으로부터 180도 우회전 하게 만든다. 산능선 마루선으로 봐서 그대로 올라가도 될 듯 했고, 직진방향으로도 누군가 올라간 흔적길이 있었다. 그러나 한티가는 길의 하늘,주황색 시그널은 그대로 우측으로 가게 만든다. 무언의 지시? 말 듣지 않으면 개고생하게 됨을......
우측으로 틀어 산 자체를 건너가게 만든다.
우측으로는 양떼목장으로 내려가는 길, 올라서는 길은 산길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멀리서 줄곧 봤던 나무 한그루 이정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산길 전망대.
다시 올라가는 길의 오른쪽 방향을 바라보다. 우리가 올라왔던 양떼목장 위 길과 그 위의 산이 한 눈에 들어왔다.
180도 돌아서니 산길 전망대가 위치해 있고...
이제 창평임도를 따라 걷다. 흐린 날씨가 그저 감사할뿐.....
산마루를 따라 걷는 가운데 콘크리이트 길을 만나다.
왜 나무가 없지? 걷다가 이 일대에 예전에 큰 산불이 발생했음을 알아차렸다.
창평임도를 따라 걷는가운데 어느 듯 우측 북동쪽으로 창평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측 아래 공장지대가 들어서 있는 사기점 마을. 지명을 지도상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이 일대 마을 이름이 사기점. 전국적으로 사기점으로 하는 지명이 산골마다 꽤 많은데 이런 곳은 거의 사기를 생산하거나 가게가 있었던 곳이었다. 왜 사기점 지명을 가지게 되었을까라는 나만의 궁금증.
창평지 너머 오늘 걷게될 쌀바위 일대 산과 그 너머 건령산이 한 눈에 들어오다. 건령산 오른쪽으로 오늘 넘어가야 할 3구간 여부재가 위치해 있다. 건령산을 넘어서면 칠곡 동명면 일대.
창평 임도를 줄곧 걷다.
의외로 끊임없이 지속되는, 어느 정도 단조로운 천천히 창평지로 내려서는 임도에서 길은 나에게 움켜쥐고 있는 버리고 비우라고 하고 있는 듯.
창평지가 바로 눈 아래로 들어왔지만.....
여전히 길은 내려서는 길이 아닌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게 만든다.
문득 나타난 또 다시 돌아가는 길에 대해 길은 나에게 또 다시 물어오는 듯.....
지나가는 길에 향기가 진해, 문득 옆을 돌아보니 하얀 찔레꽃 천지..... 찔레꽃잎에 코를 갖다 대어보다.
하얀 찔레꽃 앞에서 문득 장사익의 찔레꽃을 속으로 불러보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그러는 사이에 임도와 바로 내려서는 숲길의 갈림길에 도착했다. 숲길이 아닌 왼쪽 콘크리이트 임도를 따라 가는 극락사로 내려서는 길....
창평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숲길을 걸으며 머리 숱이 사라진 헐벗은 머리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산불로 인해 이 곳도 아픔이 있었음을....
작은 돌탑.
지난 산불의 흔적. 이 곳 일대가 건령산까지 꽤 큰불이 지난 날 일어난 듯....
창평지로 내려서기 직전...
비우기는 여전히 숙제.....
문득 바로 앞에선 창평지를 바라보며 2년 전 2015년 1월에 고인이 되신 15년 선배인 박해수 시인이 생각났다. 맨발로 하늘까지 가 보고 싶다던 선배님. 2014년 3월에 '맨발로 하늘까지'라는 시집을 내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 선배는 시집 속의 당신 스스로의 말, "이승의 삶이 보이고 죽음도 보인다. 대구에 살면서 시의 그늘 속에 꼭꼭 숨어서 맨발로 하늘까지 가보고 싶었다."는 애기처럼 당신은 말없이 흘쩍 갑작스럽게 이 세상을 떠나 갔다. 걷기를 무척 좋아했던, 하늘 같았던, 15년 세월의 차이에서도 스스럼없이 나에게 늘 고맙다며 같이 걷기를 원하고 좋아했던 그 선배님이 문득 떠오름은.... 나만의 아내 몰래 속으로 흘렸던 작은 눈물의 시간이었다. 하여 내려서는 길에 햐얀 찔레꽃이 나에게 진한 향기를 그렇게 내어 주었는지도.....
각설하고.... 창평리에서 올라오는, 창평고개와 동명면 송산리로 올라가는 도로와 마주하다. 왼쪽으로 가게되면 호수민박, 오른쪽으로 가게 되면 바로 창평지 둑길 입구.
창평고개, 칠곡 동명면 송산리로 올라서는 길을 바라보다.
우연찮게 한티가는 길, 운영위 분을 만났다. 신 이시도르 형제님. 벌써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 여부재 인근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가는 길이라고 얘기하신다. 한티가는 길과 넘어 오는 가운데, 양떼목장과 산길전망대 아래의 보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커다란 물체를 보지 않았느냐?" 질문과 얘기 등등... 한티가는 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던 분. 나중에 알고보니 한티가는 길 운영위 관리팀장이셨고 길 곳곳을 틈틈히 열정적으로 직접 걸으면서 확인하시는 분이었다.
2구간 종점 마무리 하기 위해 다시 걷다.
창평지 못을 바라보다. 멀리 왼편으로 올라서야 할 쌀바위 일대 산이 눈에 들어왔다.
창평지 스템프 발견. 2구간 종점과 3구간의 시작점
뉘우치는 길의 시작... 창평지 스템프 도장을 찍고 창평지 둑길을 걷다.
창평지 너머로 올라서야 할 쌀바위와 그 능선 너머로 솟아있는 건령산 일대가 눈에 들어오고....
둑길을 걸으며 북동쪽으로 난 백운리 일대와 그 너머 창평고개를 바라보다. 저 일대는 조만간 가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유는 한티가는 길 대중정보 교통편 지도에서 이 일대의 방금전 만났던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따라 도보로 이동해서 칠곡군 동명면 송산1리 버스정류장으로 넘어가기를 적시해 놓고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비포장 임도가 아닌 아스팔트 길로 포장이 되어 있어 지천지 연못과 양떼목장을 거쳐 창평리 마을을 따라 이 곳의 창평지에 이르고 극락사 앞을 지나 지금 보이는 고개마루를 거쳐 동명면으로 차를 이용해 넘어갈 수 있을 듯 했다.
둑길에서 위에서 바라봤던 사기점 마을을 바라보다. 이 곳도 시간이 허락되면 한 번 둘러볼 터인데...
창평지 너머 산마루를 바라보다. 삼각형 형태의 봉우리가 지도상 지천면 백운리의 백운산(713m)가 될 듯 한데....
둑길의 끝자락으로....
둑길의 수문 근처를 지나가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산악오토바이 절대 출입금지.
산길로 접어들다.
창평지 안쪽 구석진 곳....
산딸기 종류인 멍석딸기꽃
못가의 수분이 풍부해서 그런지 더욱 탐스러웠던 계란꽃.
못과 산자락의 경계지점....
밤꽃 향기를 맡으며 쌀바위로 올라가는길로 접어들다.
그대 어디로 가는 가?
신록의 숲 이야기를 듣다.
깊은 산 속 오솔 길~, 자그마한 연못엔......
쌀바위 올라가는 길에 대한 신록예찬
3구간은 마음껏 물오른 신록으로 인해 시작부터 설레임이었다.
그리고 신록의 화려함도 있었다. 녹색에 겹쳐진 햇빛의 조화. 사진이상으로 화려했다. 이 곳에서 잠시 눈을 떼지 못하고..... 산행에서 숲속의 수려한 수채화는 역시 타이밍이다.
한티가는 길에 대한 감탄....... 온몸으로 느껴보는 행복....
아쉬운 길.... 왼쪽 길은 오토바이들이 다니는 길.... 소중한 길을 망쳐 놓고 있었다.
하늘을 향해 온몸으로 뻗어있는 앙상한 소나무의 절규...
급한 경사 오르막...
그러나 천천히 걸으며 묵묵히 그냥 걷는다.
지그재그 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길...
이 곳도 화마가 지나간 흔적이 자리잡고 있다.
창평임도-지금 이 곳의 쌀바위 일대-그리고 앞으로 가게 될 건령산(금락정) 일대에 큰 산불이 일어났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가쁜 숨을 내쉬는 가운데 어느 듯 고개마루를 돌아서 올라가고...
아직 좀 더 남았음을....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올라선 뒤 남동쪽 방향 길을 바라보다. 매끈한 산마루 산길을 봐서 적지 않은 오토바이들이 이 곳을 지나다니고 있음을......
쌀바위로 올라서기 직전.....
쌀바위를 지나친 뒤 알아차렸다. 쌀바위 정상부터 금락정까지는 나무 그늘이 거의 없음을... 이 곳에서 한참을 쉬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쌀바위 도착.
스템프 찍기. 그리고 쌀바위 전설 읽어내려가기. 옛날 창평지 위쪽 산 위, 두개의 바위틈에서 매일 먹을만큼의 쌀이 나오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사람들이 욕심이 지나쳐 구멍을 더 크게 뚦으면 더 많은 쌀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으로 구멍을 더 크게 뚫었지만 오히려 그 이후 쌀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바위의 전설.
쌀바위에서 내려서다.
잠시 뒤돌아서서 창평지를 내려다 보다.
산마루를 따라 걷다.
창평지 너머 땡볕에 걸어왔던 2구간의 창평지 임도와 그 위 산마루금을 바라보다.
머리를 헤쳐 풀고....
평탄한 산마루 길에서 다시 급경사길.....
오토바이와 산악 자전거로 인해 이 곳 일대도 길이 제법 많이 파 헤쳐져 있었다.
12시경을 넘어서 있는 초여름의 땡볕길....
마치 요나서의 아쭈까리 나무가 하루 아침에 치워져 요나가 하느님께 줄곧 불평하는 것처럼...
우리는 어딘가에도 결코 땡볕을 피할 수 없는 길에서 마치 아주까리 그늘이 치워져 내내 불평하는 요나처럼 되기 시작했다.
휴~ 또 오름길이네....
그리고 천천히 걷는 인내를 요구한다.
올라섰으나 그늘은 보이지 않고 여전히 콘크리이트 땡볕 길만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뒤돌아 보다. 쌀바위와 그 뒤의 작은 봉우리.
여전히 그늘없는 임도를 단지 의지로만 걸어야만 했다.
뉘우치는 길....나의 허물에 대해......
길을 걸으며 우측으로 방금 넘어온 쌀바위 능선 다시 바라보기.
멀리 2시 방향으로 금락정이 눈에 들어오지만 가는 길은 그 방향이 아닌 더 왼쪽으로 치우져진 임도를 따라 돌아서가 야만 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돌아가는 길의 변곡점.
금락정으로 올라서는 길이 나타나고..
금락정 계단 길 앞에 서다.
금락정은 약 500년전, 광주 이씨 문중, 구례현감 이부공이 강학을 위해 세운 정자로 금호강과 낙동강이 보이는 곳이라 해서 정자 이름을 금락정이라고 했다. 현 정자 건물은 2013년 5월 칠곡군 숲길 조성사업고 연관항 광주이씨 문중에서 부지를 제공함에 따라 새로 재건된 건물이며 금락정 현판 글씨는 1859년 문중내 운암 이재호 공이 쓴 글씨이다.
금락정으로 들어서다.
금락정
금락정아래에 세워진 별채
느티바위 보호수 아래에서 휴식과 점심 식사....
1시 방향으로 보이는 구멍틈이 금락정 샘터. 심한 가뭄에도 물이 끊기지 않는다고......
제법 긴 휴식을 가지고 출발하다.
금락정을 되돌아 보다.
금락정과 느티나무의 어울림
십자가의 길 기도처를 만나다. 의외로 번호가 역순.... 이에 대해 나중에 듣게된 이야기. 순교자 분들이 신나무골에서 한티로 올라가는 기회보다 미사, 고해성사를 위해 한티에서 신나무골로 내려 서는 경우가 훨씬 더 많지 않았겠느냐는 견해에서 본 14처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건령산 7부 능선을 따라 걷다.
십자가의 길 기도 시작점 나무 표지.
7부 능선을 따라 걸으며 오른편의 칠곡군 지천면 일대를 조망하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했던 길.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 보다.
건령산 아래 금락정에서 여부재로 넘어가는 길은 아기자기 그 자체.
오후의 걷는 걸음은 각자 자신의 몫.
가는 길의 우측 아래로 질곡 지천면 심천리 심천지 못이 내려다 보이고.. 심천지 옆길이 지천면에서 여부재로 올라서는 시작지점이 된다.
때로는 숲그늘 지나가기도.....
건령산 일대의 여부재로 넘어가는 길은 의외로 넓은 조망권을 열어 주었다.
심천지와 그 일대 칠곡 지천면 심천리 마을일대를 내려다 보다.
우측 위 건령산 정상부.
묵묵히 걷다.
점심 식사후 한창 더울 때 걷는 터라 천천히 걷기.
멀리 칠곡 지천면 심천리에서 여부재로 올라서는 길이 보이고 그 옆으로 여부재 고개마루가 눈에 들어왔다. 윗 봉우리는 여부봉.
우측으로 난 길로 내려서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여부재 쉼터, 그대로 직진하게 되면 여부재 마루를 그치지 않고 바로 동명면으로 내려서게 되는 길.
여부재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고....
여부재. 칠곡 지천면과 동명면을 잇는 중간 고개. 여부재라는 지명은 예전 칠곡 동명에 장을 보러간 남편을 아낙네가 기다리던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여부재에서 칠곡 동명면으로 내려서는 길의 숲길과 암도의 갈림지점
오른쪽은 임도의 넓은 길.
왼쪽은 숲길 오솔길로 접어드는 길.
숲길을 따라 송산지로 내려가다.
그런데 빼어난 숲길은 아니었다. 나중에 임도도 걸어봐서 오히려 임도가 차량이 넘나드는 것만 없다면 임도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았다.
다시 숲길과 임도가 만나고....
송산지를 향해 내려가고...
심천리(지천면)과 동명면 면소재지와 경계. 그리고 동명면 봉암리 실골 마을로 내려가는 길목의 삼거리 지점.
전망대 방향이 칠곡 동명면 봉암리 실골로 내려가게 되는 길. 그러나 한티가는 길과는 무관한 방향.
송산지로 내려가는 길.
여부재로 올라가는 길을 되돌아 보다.
느티나무 보호수.
어느 듯 동명면 소재지도 얼마남지 않은 듯..
송산지가 눈에 들어왔다.
송산지.
송산지 연못 앞의 한티가는길 표지석에 누가 이렇게 해 놓았는지?
송산지 연못 쉼터
송산지 옆을 따라 내려가다.
칠곡군 또 다른 길, 누리길의 안내판.
송산지 권역을 벗어나고..
이제 동명면 면소재지 일대로 접어들고...
면소재지 입구. 왼편 방향 길은 동명면 송산리로 들어가는 6번 지방국도. 직진방향이 동명면 면사무소로 내려가는 길.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 보다.
동명 중고등학교 앞을 지나가고...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지나가고..
동명면사무소 앞에 이르다.
길의 선택. 왼편은 동명교통 방향 길, 오른쪽은 동명면 하나로마트를 통해 빠져나가는 길.
오른쪽 방향 길을 선택했다.
앞의 송림다방 간판을 마주보면서 좌회전...
마침내 동명사거리 도착. 신호대기... 바로 앞길은 5번 국도. 그리고 직진방향은 팔공산 한티재로 올라가는 길....
동명성당에 도착하고.....
3구간 종점이자 4구간 출발점. 스템프 찍기.
그리고 동명성당 성전 안에서 잠시 묵상.....
이후 동명성당에서 다시 도보로 동명교통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대구 칠곡방향 버스를 타고 대구 지하철 3호선 태전역 인근에 하차했다. 이 곳에서 다시 길을 건너서 대구 북부정류장에서 출발해서 이 곳으로 오는 경북 칠곡 왜관행 지방버스 250번을 타고 신나무골에 도착해서 차를 회수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2-3구간의 한티가는 길도 어느 새 반을 넘어서 있다. 그러나 여정의 길에 대한 목표 도착보다는 오히려 걷는 의미의 즐거움을 이 길에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산마루 고개를 내려서고 넘어서기를 여러번... 내려서고 올라서는 길의 여정에다소 힘들어 했지만 순교자의 아픔과 열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제대로 비우고 뉘우친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 나에게 길은 여전히 여정의 길목에 서 있는 곳.
2구간 비우는 길 및 3구간 뉘우치는 길 여정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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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무골 성지(8시 39분) → 연화임도 입구(9시 1분) → 연화임도 및 숲길 갈림길(9시 34분) → 전망쉼터(9시 41분) → 댓골지(10시 8분) → 징검다리(10시 26분) → 신동성당 묘지/팔각정(10시 36분) → 양떼목장(11시 1분) → 산길전망대(11시 41분) → 창평임도-백운임도(극락사)-숲길 갈림길(12시) → 창평지(12시 14분) → 쌀바위(13시 12분) → 금락정(13시 49분) / 이후 점심식사 및 유유자적 / 출발(15시 10분) → 14처길 십자고상(15시21분) → 여부재(15시 45분) → 심천부락-실곡부락-동명면 소재지 갈림길 안내판(16시 6분) → 송산지(16시 17분) → 동명면사무소(16시 36분) → 동명성당(16시 47분)
이동교통편 : 신나무골 개인승용차 이동 / 동명성당에서 동명교통 버스터미널 도보 이동 / 버스 탑승(527번) 및 태전교 건너편 태전역 2 정류장 하차 / 횡단보도 건너서 태전역 1 정류장에서 왜관행 250번 승차 / 신나물골 하자 및 차량 회수 / 귀가
2구간 여정 길 부근의 지도 : 네이버 지도검색 색인
3구간 여정 길 부근의 지도 : 네이버 지도검색 색인
첫댓글 carpediem님 정말 감사합니다.
한티가는길 처음 걸으실 분들에게 아주 상세한 길잡이 내용이네요.
돌아보고 비우고 뉘우치고 용서하고 사랑하고...
남은 구간도 화이팅입니다!!!
함께 순례하는듯 합니다~~
양떼 목장엔 벤치도 설치하고 ~~ 이담에 한티가는 길 순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듯합니다
은혜로운 순례이었으리라 믿습니다~~
한티가는 길은 순례길이기도 하지만 곳곳에 소담스러운 멋스러움이 있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한 번 걸어보시길... 아울러 각 구간 모두 평탄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산을 오르막, 내리막 길로 구성되어서 천천히 여유있게 걸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