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좋아하는 사람이 꾸는 꿈 중에 비단잉어나 금붕어가 노니는 연못이 있습니다.
저 또한 아주 어릴 때부터 꾸었던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향한 여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2005년 5월 25일 찍은 사진입니다. 400리터 물탱크를 가로로 잘라 땅에 묻은 연못(?)으로 시공은 2001년 또는 2002년에 했다고 보입니다.
2005년 6월 15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또한 2001년 또는 2002년에 1000리터 물탱크를 잘라 땅에 묻은 연못입니다.
2005년 7월 5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윗 사진이 큰방 앞의 화단이라면 이쪽은 통로 건너에 있는 다른 쪽의 마당으로 정화조가 있었고, 장독이 있었으며 바닥은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습니다.
2006년 4월 18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아마도 달동 매장을 포기하고 다른 쪽을 모색하던 시기에 어느 날 불쑥 이쁜 정원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어 주변의 돌들을 주워서 후다닥 해치웠던 기억이 납니다.
2006년 11월 4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는 정화조 오수를 외부 오수관에 직결하면 집에 있는 정화조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공사를 한 이후입니다. 즉, 정화조 위의 공간을 화단이나 연못으로 만들어도 된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작은 연못을 만들기로 하고 ABS로 연못만 만들어 놓았습니다.
2008년 4월 21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마사를 깔고 잔디를 덮고 디딤돌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에 다 하지 못하고 시간 날 때 조금씩 작업을 했습니다.
2009년 5월 16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연못과 관련된 사진을 정리해 보니 주로 봄에 찍은 사진이 많으며, 작업도 봄에 거의 이루어졌습니다.
아무튼 봄은 이럭저럭 이쁜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9년 8월 7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여름엔 관리를 소홀히 하면 무성해집니다.
2010년 1월 29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한 겨울에는 세상이 쓸쓸하고 황량합니다. 우리 연못도 피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추위도 반갑지 않지만 옷이나 난방 등으로 피할 수 있지만 이 쓸쓸하고 황량한 모습을 피할 수는 없어서 참 싫어하는 계절입니다.
2010년 4월 25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 마당에는 이른 봄에 노란 복수초를 시작으로 천리향, 수선화, 튜울립, 매발톱꽃, 금낭화, 모란, 함박 등등의 꽃들이 핍니다.
하지만 내 인생은 한겨울이어서 제목으로는 ‘개 같은 날의 오후’가 어울리는 때입니다.
2010년 5월 9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노란꽃창포가 연못을 장식하는 봄입니다.
2010년 8월 4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역시나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집니다. 게으름의 결과입니다.
2011년 3월 2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또 봄입니다.
2012년 6월 17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또 여름입니다만 해가 바뀌었습니다.
2013년 5월 23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드디어 터 고르기에 들어갔네요.
2013년 9월 18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호스는 폭포용입니다. 연못에 폭포가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로 느껴지기에 당연히 폭포는 있어야 하며, 이런 조건은 처음이기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 센 것과 약한 것으로 2개를 심었습니다.
2013년 11월 9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파란 색의 천막용 천은 폭포에서 물이 흐를 때 돌 틈으로 샌 물이 다시 연못으로 돌려보내기 위함입니다.
2015년 1월 25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들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니 우리 집 구석에서 낳았고 자란 고양이들 중에서 경계가 심한 다른 고양이들과는 달리 유독 우리를 잘 따르는 애가 있어서 ‘겁대가리 상실’이란 이름을 붙여주었던 고양이가 햇빛을 쬐고 있습니다. 이때의 사진이 없는데 고양이 때문에 찍은 사진이지만 참고가 될 것 같아서...
2015년 2월 5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젠 연못의 형태가 보여지기 시작합니다.
2015년 2월 20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산 봉우리이자 폭포의 시작이 되는 곳입니다. 돌을 고정하기 위해 때론 몰타르(시멘트와 모래를 배합한 것)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재활용을 위해 최소한으로 사용했습니다.
2015년 3월 23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공사(?)로서는 마지막날이었습니다.
긴 여정이 끝났습니다.
2015년 4월 20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처음엔 작은 연못과 주변의 더 작은 동산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만들다가 이왕이면 폭포도 있고, 멋진 나무(분재)도 있는 멋있는 동산을 추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은 연못의 더 작은 동산이 아니라, 작은 동산에 있는 더 작은 연못이 되어 버렸습니다.
2015년 4월 28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2015년 5월 26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더 작은 연못에는 우리가 ‘꽃잎송사리’라고 부르는 관상용 송사리를 풀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울산의 쌍용하나빌리지에 사시는 손님께 분양 받아서 키우던 송사리입니다. 수련은 20년이 훨씬 넘는 동안 나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어서 이젠 끝까지 함께 할 ‘운명의 꽃(?)’입니다.
2015년 11월 20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또 가을입니다.
2016년 4월 16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화려한 봄날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봄날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유지관리만 남았습니다. 참고로 폭포는 완성되었으나 공사 완공 직후 며칠 돌리다가 물의 손실로 행사(?)때만 돌리려고 꺼 두었는데 다시 켜니 불량인지 가동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습니다. 펌프를 수리하려니 귀챠니즘 때문에....
연못을 만들려고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