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보슬비가 내리는 새벽
밭에 와보니 두 누님들은 제대로 퇴비주고 밭갈이를 마친 상태다.
심지어 애플수박 지주대가 꽂혀 있는 채 멀칭 걷고 고난도의 밭갈이 신공을 선보이셨다.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다.
이래서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다.
나는 여기에 달랑 배추 몇 포기만 심을거라
밭도 갈 계획이 없었는데...
과김히 비닐 한 가운데를 길게 가위로 자르고
E누님이 남겨주신 퇴비와 복합비료도 뿌리고
가운데 고랑도 내주고
다시 양 옆으로 갈라진 비닐로 덮고 고정핀으로 봉합.
이 정도 땅이면 배추 10포기도 심겠다.
에고, 끝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붕사와 토양살충제를 넣지 않았다. 그냥 Pass!
3걸음 길이 밖에 안되지만 배추농사 밭갈이 완료. ㅎㅎ
남은 대파는 한 곳에 모아 심고 흙을 높게 덮어줬다.
늦게 심은 망고 방울토마토는 실망이다.
사먹는 건 부드럽고 엄청 달았는데
노지에선 껍질이 단단해지고 당도도 많이 떨어진다.
내년에는 전부 망고 방토로 심으려 했는데
노지의 한계로 기존 방토보다 못해 퇴출키로 ...
가을오이는 활착이 잘됐다.
미니 오이도 발아.
애호박 아니 어른호박 하나 수확.
오늘은 빨간고추 2차 수확.
과일보호망을 고추건조에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플수박의 철수 시기를 어찌해야할 지...
늦둥이들 중에 몇 개만 망에 씌워봤다.
귀찮아서 한 봉지에 2개씩 씌웠다.
3일 전 파종한 마지막 세대 아바타상추 땜빵 파종.
E누님도 새로 파종하셔야 할텐데...
요즘 아바타에 대한 애정이 조금 식으셨단다.
곧 참깨 수확하고 다발로 묶어
하우스 안에서 말려야 하는데 건조할 공간이 없다.
많아도 걱정이다.
에고 폭우가 시작됐다. 서둘러 귀가
어차피 비맞은 고추 깨끗이 씻고 분류.
작은 청양고추들은 씻어서 냉동실에 얼렸다.
회장님이 맛보라고 주신 아오리사과도 맛있다.
나머진 과일보호방에 넣어 베란다에 깔아놨다.
흰색 부직포가 고추가 검게 변색되는 걸 막아준단다.
비 오면 베란다 실내 빨래 행거에 걸어두고
비 그치면 에어콘 실외기 난간에 걸어두면 되겠다.
싶었는데
H누님 충고에 따라 우선 건조기로 초벌 건조 후에
저렇게 하기로 했다.
꼭지 따면서 고추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매운 냄새가 나서 베란다에서 건조기 돌림.
지난 번 마지막 수확한 앵두 크기 방토로
마리네이드 만들었다.
절반은 통째로 데쳐서 만들고 절반은 잘라서 생으로 절였다
방토 껍질까는 노동은 안하기로 했다
통으로 데쳐도 맛에 큰 차이가 없다.
E누님이 알려주신 덕에 식탁의 품위가 달라졌다.
2주일 정도 밖에 보관이 안되지만 한 번 만들어 두면
파스타, 스테이크, 불고기, 샐러드, 빵 등
대부분 양식에 곁들여 먹을 수 있어 편하다.
심지어 짜파게티 라면 위에 얹어 먹어도 맛있다.
오늘은 새우볶음밥에 얹어 반찬처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