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0313 한강이랑 금당산

[범고개]

일요일에도 산에 따라 나선다니 고맙다.

먼 거리 산행이나 꽃구경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으나

내가 막내와 정을 나누는 시간을 이렇게라도 하는 게 좋다.

중학교 때까지는 세상 모르고 살았는데, 고등학교에 가니 생각이 많아진다고 한다.

목표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으라고 했더니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노력이 부족해서이니 더 노력해햐 한다고 한다.

난 너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고 한다.

흐린 날임에도 날이 풀려서인지 개나 아이들을 동반한 산객들이 많다.

몸은 빠지지 않았는데 걸음은 빨라졌다.

땀을 흘리면서도 역시 땀흘리며 헐떡이는 나를 떨어지지 않고 따라온다.

옥녀봉 지나 작은 봉우리에서 한 번 쉬고 정상에 닿는다.

금지선을 넘어 바위에 앉아 배를 먹는다.

10시 40분이 넘어 시작한 산행이 12시 반이 되어 풍암저수지에 닿는다.

신가동 작은집에 들어가 통삼겹살에 점심을 먹는다.

소주를 참고 누룽지까지 배부르게 먹는다.

보슬비가 내리다말다 한다.

전해주려고 배낭에 넣고 간 책은 친구만나 놀다간다하여

다시 배낭에 넣고 산길을 걷는다.

쉬지 않고 땀을 흘리며 정상에 이르니 50분이 걸린다.

한번 땀흘린 몽은 내려오는 길에서는 힘이 빠진다. 약하다 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