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숙면상태가 정상, 스트레스 받으면 DNA 손상 확률 늘어나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조혈모세포(조혈 줄기세포)를 포함한 많은 유형의 조직 특이적 성체 줄기세포들이 수면상태에 머물고 있어서 분열하는 경우는 드물고 에너지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마이클 밀솜은 이런 수면상태가 조혈모세포의 DNA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해서 조혈모세포가 너무 일찍 늙어버리는 것을 막아준다는 이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만성적 실혈이나 감염 같은 것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하면 조혈모세포가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손상된 조직을 수리하기 위해 신속한 세포분열 상태로 들어서게 된다. 이는 마치 한밤중에 침대에서 끌려나와 스포츠카에 탑승해서 자동차 경주를 하듯이 빠르게 운전을 하도록 강요받는 것과 같다고 밀솜은 설명했다. 줄기세포가 단숨에 수면상태를 벗어나서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해야 하고 그로 인해 줄기세포의 대사율 즉 신진대사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서 새로운 DNA을 합성하고 세포분열을 조정해야만 한다. 갑자기 이런 복잡한 기능들을 동시에 수행해야만 하기 때문에 무언가가 잘못될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아진다고 밀솜은 덧붙여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실시된 실험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줄기세포의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반응성 대사체 생산이 눌어나서 그게 막 바로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이런 일이 세포가 자신의 DNA을 복제하려고 하는 순간에 발생한다면 줄기세포가 죽거나 아니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길 수가 있다. 정상적인 줄기세포는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DNA 손상을 대부분 수리할 수가 있지만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으면 많을수록 관련된 줄기세포가 손상을 제대로 수리하지 못해서 죽거나 아니면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백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 생리적인 스트레스와 줄기세포의 돌연변이·노화, 서로 연결되어 있어 연구진은 이 모델이 시간이 가면서 줄기세포 내에 DNA 손상이 서서히 축적되는 것과 나이가 들면서 인체 조직의 자체적인 유지 보수 능력이 감소하는 것을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밀솜은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스트레스 반응이 DNA 수리에 결함이 있어서 생기는 희귀한 유전성 조로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동물실험 모델을 통해 조사해보았다. 판코니 빈혈 환자는 혈액계통이 붕괴되어 암에 걸릴 위험이 엄청나게 높다. 판코니 빈혈 동물실험 모델은 인간 환자에서 발견되는 것과 동일한 DNA 수리 결함을 갖고 있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DNA 손상은 그동안 알지 못하던 요인으로 이게 실험동물에서 조혈모세포의 고갈을 유발하는 요인인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고 밀솜은 말했다. 판코니 빈혈을 앓고 있는 실험동물은 장기적인 바이러스 감염에 해당하는 자극에 노출되면 그로 인해 생기는 DNA 손상을 제대로 수리할 수가 없게 되어 줄기세포가 망가져버린다.
정상적인 실험동물은 조혈모세포의 수가 서서히 감소하는데 판코니 빈혈에 걸린 실험동물은 조혈모세포가 거의 모두 소진되어 그 결과 골수기능 부전이 생기고 혈액세포 생산이 불충분해져서 생존하기 힘들어진다. 이는 판코니 빈혈 환자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서 이제는 이 질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우리가 어떻게 더 잘 치료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밀솜은 설명했다.
비영리 단체인 HI-STEM의 대표 겸 독일 암 연구센터(DKFZ)의 줄기세포와 암 부서의 책임자인 알드레아스 트럼프 교수는 이번 연구가 노화와 관련된 질병들을 이해하는 데 진일보를 이룬 것으로 믿고 있다. 트럼프 교수는 이번 연구의 공저자로 그는 생리적인 스트레스와 줄기세포의 돌연변이와 노화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가 노화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노화를 유발하고 암의 씨앗이 되는 줄기세포의 손상을 방지하거나 감소시키는 전략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부언했다.
출처: D. Walter et al., "Exit from dormancy provokes DNA-damage-induced attrition in haematopoietic stem cells" Nature, 2015; DOI: 10.1038/nature14131 |